[인터뷰] 전 사원의 목소리를 통일시켜라
[인터뷰] 전 사원의 목소리를 통일시켜라
  • 주정환 (webcorn@the-pr.co.kr)
  • 승인 2010.07.1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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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철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통합마케팅 연구회장)

통합마케팅 연구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김일철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지난해 인터널 마케팅에 대한 해외저서를 연구회원들과 함께 공동 번역했다. 김 교수는 내부를 마케팅하지 않으면 脫대량 마케팅 시대에 길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의 또 다른 말인 인터널 마케팅에 대한 그의 조언을 들어봤다.


‘인터널 마케팅’이란 어떤 개념입니까?
“기존의 마케팅은 매스 마케팅입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연결하는 마케팅이지요. 그리고 외부를 향한 익스터널 마케팅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탈대량 마케팅, D매스마케팅으로 바뀌면서 인터널 마케팅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제품이 아무리 완벽한 제품과 기가 막힌 광고를 하더라도 관련 회사 종업원이 친구에게 ‘사지 마 엉터리야’라고 말한다면 그걸로 끝인 거죠. 고도 정보화 사회에서는 고도의 인간적인 신뢰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인터널 마케팅은 중요한 겁니다. 입소문 마케팅의 근원도 바로 회사입니다.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 소스가 바로 진원지인 회사이고 조직인 것입니다.”

인터널 마케팅 수준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널 마케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도입하는 단계지만 아직도 방법론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잖아요? 나비의 날갯짓이 일련의 여러가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태풍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나비 수백만 마리를 잡아 날개를 억지로 흔든다고 해서 결코 태풍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오늘날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 기업들이 아르바이트생을 활용해 하는 수많은 노력들이 100전 100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무지한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과 연관돼 있다는 데까지는 인식하고 있지만 실행방법은 아직 모르는 셈인 거죠.”

어떤 기업들이 인터널 마케팅을 잘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다국적기업들이 한발 앞서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관계형 사회지만 그쪽은 개체형 사회니까요. 다국적기업의 경우는 오래전부터 사내에 컨센서스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경영적 이해가 전제돼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회사를 세울 때 회사 비전과 미션, 핵심역량 등을 명쾌하게 명시합니다. 그리고 그걸 일상적으로 지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만들기는 하지만 비전이 명확하지 않고 또 벽에만 붙여 놓습니다. 내용을 보면 동양적 사고로 두리뭉실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래서 어쩌란 거냐’라는 의문이 들죠. 하지만 서양의 정서는 우리가 볼 땐 유치할만큼 디테일합니다. 실제로 경영이념에서 출발하고 있고요. 기업 자체가 서양적인 조직구조인데다 문화 자체가 각론적이기 때문에 인터널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수밖에 없겠죠.”

인터널 마케팅이 안 됐을 때 문제점은?
“소비자뿐 아니라 조직을 둘러싼 외부공중들이 그 조직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가 없을 겁니다. 왜냐 하면 조직으로부터 서로 상이한 메시지가 흘러나오기 때문이죠. 조직 구성원들이 인터널한 컨센서스를 못 갖췄기 때문에 여러 가지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고 그 메시지를 받아들인 공중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고 결국 불신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불일치되는 경우가 있나요?
“지금 많은 기업들이 범하는 오류들이죠. 회사 광고와 언론에 비쳐지는 기사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한 회사가 진행하는 캠페인을 두고도 광고로 나타나는 정보와 기사로 나타나는 정보, 판촉, 이벤트, 온라인으로 나타나는 정보가 모두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건 조직이 너무 커지고 세분화 돼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기업의 조직 구조를 보면 광고, 홍보, 이벤트, 판촉부서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통일된 조정이 되질 않고 심한 경우는 무슨 광고가 나갔는지 이벤트 부서가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또 PR부서에서 무슨 기사를 릴리스했는지 광고부서는 모르죠. 하지만 이런 다양한 정보를 받은 소비자 입장은 모두 한 기업의 정보인 겁니다. 이런 불일치가 일어나면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 통합 요구가 일어난 배경은?
“통합이라는 것은 조직 내 컨센서스와 똑같은 말입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50여 년 전 산업혁명이 일어났잖아요? 하지만 그 순간 통합의 필요성이 발생된 겁니다. 그래서 100여 년 전부터는 TQC, TQM, CRM, ERP, TRE 등 용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토털이라는 뜻이 뭡니까? 바로 통합입니다. TRE란 용어도 바로 분업으로 인한 문제 개선을 위한 통합의 노력입니다. 배경이 산업사회고 기계적·기술적 통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사회로 넘어왔습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기계와 기술부품의 통합이 필요했지만 지금 정보사회에서는 그런 문제는 해결됐으니까 정보 통합이 필요합니다. 즉 커뮤니케이션 통합이 필요한 거죠.”

국내기업들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 통합은 언제 이뤄질 것이라 예상합니까?
“스마트폰 등장으로 5년 내에 선두기업들 모두 커뮤니케이션의 통합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겁니다. 수평적으로 이뤄 나가는 그런 작업들이 향후 4~5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스마트폰 시대의 개방이 경영층으로 하여금 피동적이고 수동적인 조직 구성원간의 컨센서스가 수평적으로 이뤄 나가는 그런 작업이 향후 4~5년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인터널 마케팅이 안 되면 기업에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산업사회에서는 기계·기술에 문제가 있으면 망했습니다. 품질의 문제니까요. 정보화사회는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유지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상실됩니다. 오늘날 왜 일간지가 헤매고 있는가 하면 일간지의 상품이 뉴스인데 지금 상품의 속성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똑같은 상품을 팔고 있지 않습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정보사회에서는 과거 산업사회에서 중심이 됐던 기계·기술 ·부품 이런 것들이 모두 컨센서스,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이런 것들로 치환되고 있는 겁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건 누구나 다 투자가 가능합니다. 망해도 땅값은 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인터널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는 결국 기업의 경쟁력 상실로 직결될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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