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多광고內] 스파이크스가 주목한 아이디어
[광고多광고內] 스파이크스가 주목한 아이디어
  • 김병주 기자 (kbj1218@the-pr.co.kr)
  • 승인 2024.03.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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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뭉클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등

더피알=김병주 기자 | 칸 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페스티벌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24’가 3월 13~14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한국은 7개 에이전시가 총 16개의 스파이크를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5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스파이크스 아시아 2024에는 3189개의 작품이 접수되었고, 한국은 204개 작품을 출품했다.

제이미 응(Jaime Ng) 스파이크스 아시아 페스티벌 디렉터는 "스파이크스 아시아 2024 행사를 통해 아태 지역 커뮤니티를 모으고, 네트워킹하고, 학습하며, 영감을 받았다"며 "올해 작품에서 얻은 통찰과 트렌드를 살펴볼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일기획이 대행한 삼성의 ‘트라이 갤럭시 폴드 익스피리언스’(TRY GALAXY FOLD EXPERIENCE) 캠페인은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Brand Experience & Activation) 부문 골드 스파이크 포함 총 4개의 스파이크를 수상했다. 2대의 아이폰을 연동해 아이폰 사용자도 갤럭시 모바일 기기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체험을 가능하게 한 아이디어가 높이 평가받았다.

이외에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돌봄약봉투’, 맥도날드의 ‘예스키즈존’,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등 2023년 한 해 광고多 코너를 통해 만나본 다양한 캠페인이 크리에이티브 성과를 인정받았다. 나온지는 좀 된 광고들이지만, 한국 수상작 중 다시금 그 가치를 확인해볼만한 광고 캠페인을 영상과 함께 알아보았다.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실버 스파이크: 디마이너스원-빙그레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2023년 7월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학생 독립운동가 김찬도 선생이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의 졸업생 대표로 졸업사를 낭독했다.

빙그레가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정학·퇴학 등 부당 징계를 받아 학업을 그만둔 학생 독립운동가 2596명 중 복원 가능한 사진자료가 남아있는 94인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1994년 작고한 김찬도 선생은 이 자리에서 홀로그램으로 복원돼 젊은 날의 모습으로 딸인 김은경 씨를 마주했다. 이날 후손들은 독립운동가들의 서훈과 명예졸업장, 졸업앨범을 받았다. 졸업앨범에는 남아있는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AI 딥러닝과 디에이징 기술을 통해 졸업 당시 모습으로 복원한 사진이 실렸다.

‘학생으로서 마땅히 맞이했어야할 순간을 빼앗긴’ 학생 독립운동가들이 마땅히 받았어야할 졸업장을 뒤늦게나마 전해주는 감사의 캠페인은 2023년 8월 11일 유튜브 공개 이후 3월 20일 현재까지 325만회가 넘는 관심을 받았다.

김은경 씨가 직접 부르는 ‘졸업식 노래’로 시작되는 캠페인 영상은 집집마다 빙그레가 전하는 명예 졸업식 초대장으로 이어진다. 후손들이 전하는 학생 독립운동가들의 사연에 답하듯, 명예 졸업식 자리에서는 이들 94인의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된다.

어려움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졸업사를 낭독하는 김찬도 선생을 바라보는 후손들의 얼굴도 하나하나 비춰진다. ‘많이 늦었습니다/축하드립니다/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단순하지만 무게감 있는 카피는 ‘부당한 퇴학을 당했지만 그 어떤 학생들보다도 귀감이 된’ 이들을 지금이라도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은 빙그레가 독립운동가와 맺은 특별한 인연에서 비롯했다.

김호연 회장의 배우자 김미 씨는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다. 이런 인연으로 빙그레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위한 장학사업을 2018년부터 이어오는 한편, 2019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캠페인 영상을 시작으로 독립운동정신을 계승하고 감사를 전하는 캠페인 영상을 매년 만들고 있다.

미디어 브론즈 스파이크: 이노션-우정사업본부 ‘폐의약품 안심봉투 캠페인’

‘내 건강을 지켜주던 약이 나를 해치게 될 수도 있다면’ 어떨까. 감기약, 비타민, 위장약, 두통약 등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약들이 다 먹지 못한 채 남아있다.

방치된 약은 유통기한이 지나며 독성물질이 증가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어린이 중독사고 원인의 38%도 방치된 의약품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함부로 버리면 자연환경과 식수를 오염시키기 마련. 서울시의 수돗물과 어류에서는 의약 성분이 검출되었으며, 영국 요크대 연구 결과 한강의 약물 누적 농도는 이미 세계 상위 30%에 속한다.

약물로 오염된 환경에서 발생하기 쉬운 슈퍼버그(항생제 내성세균)로 2050년 1000만명의 사망자와 누적 100조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연구결과까지 이르면 공포감마저 든다.

안타깝게도 폐의약품을 제대로 배출하는 사람은 적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폐의약품을 약국 등을 통해 반환한다는 비율은 겨우 8%에 그쳤다.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올바른 폐의약품 배출방법에 관한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기획하여 이노션이 제작을 맡은 ‘폐의약품 안심봉투 캠페인’은 유통기한이 지나 방치된 폐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배출방법을 알리기 위해 2023년 2월 8일부터 TV, 극장, SNS등을 통해 영상을 송출했다.

약국에서 제공하는 약을 담은 봉투는 약을 담아 버릴 수 있는 안심봉투로 거듭났다.

우체통에 넣거나 한곳에 모아 보건소·약국·주민센터 수거함에 넣으면 소각장까지 전달돼 안전하게 소각된다. 세종시에서 시범 운영된 해당 캠페인에는 환경부, 세종시약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우체국공익재단이 함께 했으며, 추후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 검토될 예정이다.

해당 캠페인은 2023년 12월 4일 ‘2023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정보 공공단체 광고 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크리에이티브 전략 브론즈 스파이크: 이노레드-버거킹 코리아 ‘I AM NOT KING'

여기 자기가 왕이 아니라고 하는 왕이 있다. 파파이스, 쉐이크쉑, 인앤아웃, 파이브가이즈까지, 프리미엄 버거 전쟁터가 되어버린 한국 시장에서 ‘우린 자신 있으니까’라며 맛으로만 평가받기 위해 정체를 숨긴 브랜드다.

작정하고 만든 신규 프리미엄 버거 ‘오리지널스 페퍼잭’을 선보인 그는 바로 ‘아임 낫 킹’(I AM NOT KING). 뭔가 노리고 지은 이름 같다면 그 예감이 맞다. ‘사실버거킹’이다.

2023년 7월 21일 등장한 이 ‘새로운 버거 브랜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많은 강남역, 신사, 종로 등지에서 ‘I AM NOT KING'이라는 문구와 햄버거만 노출한 포스터와 옥외광고 등을 진행했다. 붉은 바탕에 100% 한우 패티와 페퍼잭·슈레드·체다 등 3종류의 치즈가 어우러진 오리지널스 페퍼잭 버거가 돋보이는 홍보물이었다.

또한 정식 메뉴 출시에 앞서 7월 29~30일 이틀간 마포구 합정동에서 가오픈 이벤트를 진행했다.

진짜 브랜드인 것처럼 보이게끔 실제 매장과 SNS 계정도 만들어 사전 모집한 약 15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신메뉴를 시식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셰프도 매니저도 서버도 ‘진짜’는 아니지만 말이다.

버거킹이라는 브랜드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버거킹을 유추할 수 있는 힌트들은 곳곳에 있다. 벽에 건 액자 속에도, 접시 뒷면에도, 메뉴판에 강조된 카피의 앞글자를 따봐도, 심지어 와이파이 비밀번호도 ‘버거킹’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연신 맛있다며 감탄하는 소비자들 덕에 블라인드 테스트는 대성공이었다.

경쟁 구도의 가상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널리 알리는 발상의 전환은 소비자의 이목을 더 쉽게 끄는 한편 화제를 더 키우는 효과를 낳는다. 8월 14일 유튜브에 올라온 캠페인 영상은 3월 20일 현재 239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거뒀다.

버거킹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버거킹은 여느 프리미엄 버거에 뒤지지 않는 맛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소비자 반응을 확인해보고 싶어 브랜드명을 숨긴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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