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의 성공시대가 오고 있다
착한 기업의 성공시대가 오고 있다
  • 강대선 (admin@the-pr.co.kr)
  • 승인 2010.07.12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미있는 CSR 커뮤니케이션

얼마 전 언론 보도에 의하면 올 하반기에 ISO26000이 정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ISO26000은 산업계, 정부, 소비자, 노동계, NGO 등 6개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거래, 소비자 이슈, 공동체 참여 및 개발 등 7개 주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국제표준화기구가 주도하고 있는 이 표준은 지난 몇 년간의 연구와 협의를 거쳐 발표되는 것으로 ‘착한 기업’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 수준을 대체적으로 파악할 수는 있지만 그 영향력에 대해서는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의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ISO26000이 가이드 라인이긴 하지만 선진국 정부나 연구기관에서 평가 및 인증제도를 만들고 이것이 국제입찰이나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때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예컨대 세계적 기업인 애플이나 월마트가 납품하고자 하는 협력업체에 대해 ISO26000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 한해 거래를 한다고 가정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의 기업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 준비 없이 있다가는 ISO26000이 발표된 후 글로벌 시대의 신 무역전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

다양해진 이해관계자와 우호적 관계 필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다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 또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기업이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ISO26000뿐만 아니라 다양한 CSR활동으로 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는 것이 향후 경쟁이 심화될 비즈니스 세계의 승자가 될 전망이다.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다양해졌다. ISO26000 기준에서 보듯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업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대응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기업이 주주 중심, 고객 중심 혹은 투자자 중심으로 경영하면 어느 정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이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더구나 미디어의 다양화, 개인 미디어의 발달로 기업 활동이 환히 드러나고 투명해지는 시대에는 더더욱 다양해진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기업 이해관계자와의 원만한 관계가 형성되면 여러가지 효과가 있지만 우선 이미지 프리미엄이 있다. 2007년 조사에 의하면 동일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CSR우수기업이 판매하는 기업의 제품에는 웃돈을 주고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미지 프리미엄으로 기업의 성장 기회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실례로 2003년 모 그룹은 외국계 기업의 적대적 공격을 받았을 때 지역사회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이 위기를 탈출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더하여 종업원의 충성도가 높아진다. 최근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MBA 졸업생 중 50%가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면 연봉 삭감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의 CSR활동이 종업원의 사기진작뿐만 아니라 우수 인재 유치와 헌신적인 종업원 지원과 육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반증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CSR은 앞서가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전유물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CSR이 기업 입장에서 공익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상의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수단이며 꼭 필요한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마케팅 석학 필립 코틀러는 CSR을 기업이 추구해야 할 두마리 토끼로 표현했다. 적절한 사회참여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충성도 높은 고객을 늘리고 이를 통해 매출 확대를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기업 밸류 체인(Value Chain)의 핵심 요소로 등장

실제로 도요타자동차의 환경보호와 CO2를 줄이려는 노력은 도요타를 전기자동차의 선두 주자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아멕스카드의 ‘결식아동 지원을 위한 공익연계 캠페인’은 아멕스의 매출을 크게 증가시켰다. 세계 2위 컴퓨터제조업체인 델컴퓨터는 ‘델리사이클링’ 캠페인으로 에너지 절약과 자원 재활용의 이미지를 각인시켰으며 화이자의 ‘빈곤국 의약품지원 프로젝트’는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의약품을 사용하지 않던 국가에 의약품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신시장 개척이라는 효과까지 거두었다. 코스트코 창업자 짐 시네갈은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하면 결국 고객의 신용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며 사회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기업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는 우리 자본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사회책임투자지수(SRI지수)를 산출해 발표했다. 이 지수는 기존의 주가지수와 달리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상장기업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인 요소들을 평가해 반영한 지수다. SRI지수는 다른 지수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투자자들의 철학이 재무적인 요인을 강조한 전통적인 투자전략에서 비재무적인 요인도 함께 고려한 투자를 한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의미는 CSR활동이 기업 밸류 체인(Value Chain)의 핵심 요소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더해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특히 CSR의 다양한 이행요소를 고려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앞으로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CSR과 커뮤니케이션

기업 내에 존재하고 있는 기업문화, 사내지식, 인적 네트워크, 브랜드, 이미지, 평판, 인력 등과 같은 무형자산은 측정하기도 어렵고 일반 공중이 기업의 자산으로 인식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기업에 관한 정보가 광속으로 전파되고 기업 환경이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변화가 심한 시대에는 기업의 무형자산은 매우 핵심적이고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관점에서 CSR은 본질적으로 무형자산이고 이미지와 평판에 영향을 주는 활동이다. 이미지 제고와 평판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CSR활동이 제대로 인식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기업의 가치제고에 기여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반 공중들이 기업의 CSR활동을 인식할 수 있는 CSR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이 CSR활동과 관련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조금만 커뮤니케이션이 과해도 대중으로부터 착한 일 하면서 티 낸다고 비난받고 또 조금 모자라면 경영자에게 비효율적 CSR활동으로 질책받는 것이 CSR커뮤니케이션이다. 이제 CSR이 기업의 전문적인 영역으로 발전했듯이 CSR 커뮤니케이션도 전문가에 의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수립된 CSR전략이 필요하고 그 전략에 따른 실천 그리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즉 CSR활동이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평판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실천활동(Fact)이 있어야 이를 인지(Cognition)할 수 있고, 인지할 수 있어야 인식(Recognition) 할 수 있다. CSR활동을 열심히 하는 존경받는 CSR기업으로서의 인지와 인식의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GE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승리를 뜻하고 승리한 CEO만이 사회를 위해 공헌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착한 기업이 비즈니스도 잘하고 CSR도 잘하고 커뮤케이션도 잘하는 착한 기업의 성공시대가 오고 있다.

강 대 선

STX그룹 홍보실장

광운대 경영학과 졸업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前 하나대투증권/SK텔레콤 근무

前 서울여성가족재단 홍보위원

前 Creative Marketing Club회장

스카이72 Marketing Consulting Committee 위원

한국PR협회 운영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