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너·나·잘·해!
트·위·터! 너·나·잘·해!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2.01.02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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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2012년은 60년 만에 찾아오는 임진년(壬辰년) 흑룡 띠의 해이다. 용은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상서로운 동물로 동서양에 잘 알려져 있는데, 올해는 임금, 대권, 승천, 총선, 전쟁, 불안의 이미지가 한데 어울려 희망과 불안함이 동시에 교차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우리 기업들도 변화무쌍한 주변환경에 잘 적응하고 대처해 나감으로써 용의 기운을 얻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기회를 잡기를 기대해본다.

 

기업들은 이맘때면 경제전망에 따라 사업계획을 마무리 짓고 환경변화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기도 하며 PR부서에서는 PR환경에 대처하는 PR전략을 세우고 홍보, 광고예산을 확정한다. 임원인사와 함께 팀장 및 직원들의 인사가 함께 발표되기도 한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기자, 직원, 동문들과의 모임도 잦다 보니 숙취 해소제를 한 박스씩 사다 놓고 매일 저녁 한 개씩 먹고 출정한다. 승진한 임원들은 난으로 방을 가득 채우고 퇴임한 임원들은 조용히 꾸리는 박스로 가득 채운다. 인생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을 우리는 이렇게 낮에는 신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느라 새로 오는 임원 또는 CEO에게 보고하느라 바쁘게 보내며, 저녁에는 승진주에 이별주에 술과 함께 정신없이 보내곤 한다.

새해를 맞긴 맞았지만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이유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내수경기와 기업의 설비투자, 수출전망 등 새해 경제전망 모두가 어둡기 때문이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곤 투자도 지난해보다 축소하고 방어적인 사업계획을 세웠다는 후문이며 PR부서에서는 가뜩이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출범으로 예산이 할당되는데도 작년보다 광고비를 늘려 잡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광고비를 투자가 아니라 비용으로 인식해 이익을 늘리기 위해 광고비를 줄인다는 지극히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판단에서 나오는 발상이다. 매년 실적으로 평가받는 CEO들의 이러한 꼼수를 막기 위해 대기업들은 별도의 평가기준을 마련해 놓고 기업의 장기적이고 영속적인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비와 광고비 등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평가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광고예산 수립에서 종편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종편 광고요금·직접영업방식이 방송광고 물 흐려놓아

지난해 종편채널 출범 1주일을 지낸 시점에서 열렸던 광고학회 세미나에서 교수들과 광고대행사 매체국장들 그리고 종편채널 마케팅 국장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종편이 설정한 광고요금이 적정한가에 대한 논란이 가장 큰 이슈였다. 그 동안 신문광고는 언론사의 발행부수와 열독률 등으로 광고단가가 정해졌지만 ABC협회 가입을 두고도 몇 년째 세월만 허비하고 있으며 주먹구구식 단가책정과 압력에 의한 광고게재, 원턴(one turn)이라는 일괄 광고 등 한국적인 광고풍토에 의해 시행되어 왔다.

하지만 그래도 방송광고는 시청률이라는 잣대가 있고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단가인상 자제 노력과 적당한 조정기능이 작용해 광고주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합당한 가격에 집행할 수 있었으나 이제 종편광고의 새로운 요금체계 및 판매방식으로 방송광고마저 적정한 가격에 광고주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어느 교수는 현재의 시청률로는 종편이 정한 광고단가는 비슷한 시청률을 가진 지상파 프로그램 단가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의 폭리라고 지적했으며 신문의 원턴광고, 대포광고 원리를 적용한 영업방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종편 초기에 기업들은 4개 종편에 1:1:1:1 등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있으며 종편들은 각각 자기네 종편에 턴키로 얼마를 배정해 달라는 등 강압적인 압력을 넣고 있고 방통위에서도 광고예산을 늘려달라는 주문을 대기업 임원들까지 불러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4개씩이나 허가해준 책임에 면피를 하기 위해서이다. 국민들에게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본래의 취지가 성사될 지 여부는 몇 년 내에 판가름 날 것이다. 기업의 광고담당 임원들도 아직도 영향력이 살아있는 조중동 등 신문매체에 먼저 당하지 않기 위해 광고물량을 배정하기 보다는 내 대(代)에서 이러한 악습을 끊고 후배들에게 시청률과 구독률에 의한 합리적인 광고시장을 형성하는 자랑스런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신년 PR계획에 SNS 미디어전략 수립해야

기업들이 PR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으나 북한이 안정적인 권력체제를 확립하기 이전까지 발생할 사건들이 수시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PR계획은 기본전략의 바탕 아래 이러한 대외 환경변화의 변수까지 고려해 유동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퍼블리시티, PI 리더십홍보와 위기관리홍보, 대외 네트워크와 정보, 기업문화 및 사내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사회공헌활동 등의 큰 줄기 아래 세부계획과 예산 등을 설정하게 된다.

다른 부분들은 예년과 비슷하게 가져가면 되지만 올해부터는 매체계획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매체영향력 조사에서 아직도 방송과 신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보유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하는 SNS의 영향력이 정치와 사회뿐만 아니라 경제 전 분야에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보다 디테일한 전략과 예산계획을 세우는 등 다매체 다채널시대에 대응하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SNS의 특성상 PR과 마케팅, C/S 등이 하나의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각 SNS 미디어의 특성을 잘 분석해 미디어 특성에 맞는 전략을 관련부서들이 모여 수립해야 더욱 효율적이다. SNS를 잘 모르고 잘 이용하지 않는 CEO나 부서장들에게도 지속적인 설득으로 이들 매체의 영향력을 인식시켜 인력과 교육,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하나면 ‘앱’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스마트폰을 흔들어 술 먹기 게임도 하고 건배사도 알려주고 대리기사도 불러주고 다음 날 숙취해소 방법도 알려준다. 신년맞이 술자리에서 멋진 SNS 건배사로 좌중을 압도해 보자. ‘트위터!’-‘트집잡지 말고’, ‘위트있게’, ‘터놓고 마시세!’라고. 다만 건배사 중에 신년이라고 해서 상사 앞에서 ‘너나잘해’를 외쳤다간 곧바로 찍히는 수가 있으니 조심하시도록~~~(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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