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의 달인, 안철수?
홍보의 달인, 안철수?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1.12.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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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올 한 해의 아쉬움도 목전에 두고 있다. 늘 그러하듯이 올 한 해도 다사다난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는 홍보인들로서는 새로운 미디어 SNS에 적응하느라 고생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홍보와 관련해 올 한 해 대한민국 화제의 인물을 뽑는다면 단연코 ‘안철수’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내년 대선 유력후보로 등장했다. 그가 한 행동은 ‘시장 불출마 선언’과 ‘개인자산 기부’ 단 두 가지·그것도 단지 사적 영역에서 개인 삶의 가치를 세상에 던졌을 뿐인데, 개인 가치가 공적 가치로 승화돼 안철수 신드롬을 일궈냈다.

그의 브랜드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상상하기 힘든 금액일 게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이렇듯 자신의 브랜드가치를 돈 한푼 안들이고 순식간에 높게 끌어올린 홍보맨이 있을까? 한 수 배우고 싶다. 그렇다면 안 원장의 이러한 홍보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한 수 아래인 필자가 주제넘게 이야기 한다면 한마디로 ‘소통’ 능력에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특히 그의 공적인 소통 능력은 뛰어나다. 말도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그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다. 제대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 강연에서 “21세기 전문가가 갖춰야 할 능력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소통의 중요성을 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이념’ 아닌 ‘상식’ ‘참여’ ‘실천’이라 했고, 이 세 가지를 소통의 기반으로 한다고 했다.

“별 너머의 먼지”…감성·공감의 소통

안 원장의 커뮤니케이션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첫 번째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에 근거해 원칙을 지키며 한다는 점이다. ‘상식 커뮤니케이션’이다. 모두가 일상적으로 늘 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인데, 왜 우리 국민은 안 원장 말에 환호를 하는가? 그만큼 우리 모두가 비상식적인 소통 세계에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즉 불통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입만 열면 자기자랑이요, 거짓말이요, 자신의 말이 진리이자 정답이라 하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는가? 언론도 이익에만 혈안이 돼 있다. 시중에 괴담이 떠돈다고 보수 언론들이 지적을 한다. 이는 스스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광고하는 것과 같다. 뉴스가 편파적일수록 시청자들은 더 의심하고 더 뒤집어 생각한다. 불신만 더 늘어나니 젊은 층은 SNS로 몰려간다. 비정상적인 매체인 ‘나꼼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풍부한 감성을 담은 그의 쉬운 말이 대중적 호소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는 재산환원을 밝히면서 종업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언젠가 같이 없어질 동 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며 아날로그 감성을 담았다. ‘청춘 콘서트’라는 새로운 대중소통방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연이 아니다. 강사와 수강자 간에 쌍방향 대담형식으로 진행되기에 강의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세 번째는 절제된 언어 사용, 진정성이 담긴 메시지, 상대에 대한 배려다. 그의 기자회견 모습을 보면 말의 군더더기가 없고 짧고 명료하다. 마치 우리 홍보인들이 기자와 대화할 때 나와 있는 수칙처럼 팩트만 말하고 미사여구는 전혀 사용치 않는다. 필요 없는 부연설명도 없다. 본말이 전도되고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다 보니 말의 실수가 없다.

안 원장이 박원순 시장에게 시장후보 자리를 양보한 후 두번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는 감성에 호소해 설득을 이끌어내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직접 손으로 썼다는 점에서 상대에게 무한한 신뢰를 준다. 안 원장 편지가 유권자들에게 신선하다는 평을 받자 지금 정치권에서는 ‘편지정치’가 유행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안철수식 소통은 ‘공감’을 준다는 데 핵심 포인트가 있다.

그 공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상식적 사고다. 연말연시를 맞아 기업들은 불우이웃 돕기 행사에 나선다. 으레 때되면 찾아오는 연례행사다. 과연 수혜자들에게 어떤 공감을 가져다 줄까? “없는 사람 얼굴 가져다가, 있는 사람들 위해 쓰지 말라”는 쓴 소리가 생각난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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