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IMC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가
우리나라에서 IMC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가
  • 이원섭 (wonsim01@naver.com)
  • 승인 2011.11.2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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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 15년 전쯤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시 홍보팀에서 근무할 때인데 담당 임원께서 이 기사가 보도되면, 이 광고가 노출되면, 이 프로모션이 성공하면 회사나 상품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 며 정량적 답변을 원하는 임원에게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답을 못하면서 저에 대한 질책과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많은 갈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좋아서, 잘한다다고 하는 일에 대해 실행에 대한 결과치도 예상하지 못하고 일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하는 것인 것? 이런 한심한 상황이 나와 내 업무인가?라는 등등 한심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가 2003년 접한 것이 바로 IMC였습니다. 이 분야를 전문으로 공부하지 않았던 제가 학문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기에는 부족하고 다만 그동안의 이런 고민과 알고 싶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IMC 창시자인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돈 슐츠교수가 내한해 무료 세미나를 하는 장소에 나가면서 저와 IMC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인연으로 한국 IMC 연구회(회장:부산 동의대 김일철교수)에 참여를 하게 되었고 지난 주 매월 한번도 빠짐없이 열린 정기 세미나가 100회를 맞게 되는 영광에 자리를 가졌습니다. 연구회 고문으로 계시는 돈 슐츠교수는 노스웨스턴대 IMC학과의 우리나라 학생 두 명도 포함된 모든 학생들의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었고 또 시카고 시간으로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세미나 시간에 맞추어 영상 세미나를 직접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칠순이 넘은 노교수의 열정에 또 한번 감동을 했습니다.

슐츠교수의 강연에 의하면 2003년 우리나라 방한 후 IMC는 크게 변화를 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미디어 환경이나 소비자들의 마인드가 변했으니 이에 맞춰 IMC도 진화하거나 변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의 말에 의하면 크게 4가지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공급자 위주(supply chain)의 비즈니스 모델이 소비자 관점(demand chain)으로 변화했으며 두 번째로는 상호작용에 의한 외부(outbound only, 고객이나 시장) 위주로 커뮤니케이션 모델이 변화했으며 세 번째로는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획의 초점이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에서 SIVA(solution, information, value, access)로 변화 했으며 네 번째로는 관계(relationship)중심의 활동의 브랜드의 중요성으로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를 제 나름의 시각으로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제는 기업 주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소비자나 외부의 욕구 중심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요구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게 하고, 소비자나 시장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기업을 있게 하고, 소비자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하고,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의 시각으로 기업의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 번 썼던 내용 중의 하나가 바로 SIVA나 AISAS 모델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SIVA(Solution, Information, Value, Access)는 product -> solution으로, price -> value로, Place -> access로, promotion ->information으로 대체가 되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욕구를 해결(solution)하는 수단으로 구매를 하고 또 기업의 일방적인 광고나 이벤트 등의 프로모션보다는 앞서 말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각종 정보(information)를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하고, 상품의 가격이 싸고 비싸고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상품 구매의 가치(value)를 추구하는 것이며, 정보나 문제 해결, 가치 추구를 위해 어떻게 하면 더 편하고 쉽게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 접근(access)하는 가의 전략으로 변경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웹으로 변한 환경이나 소셜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이런 현상들이 더욱 심화가 되고 있음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전략도 수립하지 못하고 옛날의 생각과 방법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의 대학에서는 IMC를 학과나 정규 교과목으로 만들어 오랜 전부터 교육을 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관련 학과들에서는 아직도 정규 교과목은커녕 전문 학과도 없는 실정입니다. 또한 그나마 가르친다고 해도 전문 교수보다는 강사위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니 기업의 환경은 더욱 열악할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합니다.

소비자나 시장의 환경이 변화하는 것은 기업이나 학문이나 인지를 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 기초를 다지고 미래를 위한 인프라투자인 IMC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은 물론 아직도 광고 위주의 구 시대적 발상을 가지고 있음을 저는 현업에서 지난 10여 년의 경험으로 보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기업에서 가졌던 그런 의문들은 – 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왜 하지? 하고 나면 어떤 결과가 있지? – 지금도 똑같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단일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4P는 물론이고 4C-customer, cost, convenience, communication까지) 위주로 일을 의뢰하는 경우는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며, 이 일을 하고 나면 어떤 결과를 얻어야 하는 지에 대한 전략 수립이 없는 것은 제가 기업에서 가졌던 의문과 같은 과정을 겪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IMC의 가장 큰 핵심이 ROBI(brand에 대한 ROI), ROCI(customer에 대한 ROI) 측정입니다. 즉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각종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이 고객이나 우리 기업의 브랜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계획하지 못하고 측정하지 못하는 실행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를 언급하자면 광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본 광고대행사 덴츠가 주장하는 “AISAS(관심 Attention, 흥미 Interest, 검색 Search, 구매 Action, 경험 공유 Share)”도 이런 변화 추세와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 AIDMA(주의Attention, 흥미 Interest, 욕구Desire, 기억 Memory, 구매 Action)가 욕구(Desire), 기억(Memory) 대신에 검색(Search)과 경험 공유(Share)로 소비자 구매 마인드가 변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철저히 기업 내부보다는 외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환경으로 변화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소비자들끼리의 경험을 평가하고 또 그것을 댓글 등의 공유를 통해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나 브랜드의 전파는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 변화에서 아직도 실행에 대한 결과 수집이나 평가 분석이 없이 기업의 일방적 생각으로 주먹구구식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현황입니다. 굳이 IMC가 아니어도 됩니다. 지금 우리 기업이 또는 내가 하고 있는 실행들이 소비자나 시장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반응이 있는 지는 파악을 해야 합니다. 또 인사이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케팅의 기본인 PDCA(Plan, Do, Check, Action)의 순환을 알고 시행하듯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도 당초의 계획 대비 실행 성과 체크는 하고 다음 번 액션 플랜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만나 본 기업의 경영자나 임원분들은 이미 이런 사실을 다 알고 계십니다. 다만 어떻게 하는 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 실행하는 용기가 필요할 때 입니다.
 

 

 
이 원 섭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수립 컨설팅 전문회사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블로그 : “ 이원섭의 通하는 마케팅, 通하는 커뮤니케이션”
http://space4u.egloos.com, http://blog.naver.com/wons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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