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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숙인 장제원…아들의 온라인 족적이 족쇄로[기자토크] 과거·주변 이슈→현재·나의 위기, SNS활동 경계해야
승인 2017.02.13  17:32:06
강미혜 기자  |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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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강미혜 기자]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이 공(公)과 사(私)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순실 청문회 스타’로 전국적 지명도를 얻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 문제’로 공개 사과와 함께 당 대변인직을 내려놓은 것. 활발했던 SNS 활동도 일제히 멈췄다.

이번 사건은 공인의 SNS 소통이 갖는 양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작지 않다. 온라인·SNS 공간에서의 과거 행적, 주변 일이 얼마든지 나의 현재형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이 아들 문제로 위기에 직면했다. '최순실 청문회' 당시 모습(왼쪽)과 논란 이후 SNS에 게시한 사과문.

논란의 발단은 장 의원의 아들인 장용준 군이 케이블 프로그램 ‘고등래퍼’에 출연하면서다. 지난 10일 첫 방송에 등장한 그는 출중한 랩 실력과 훈훈한 외모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방송 직후 장제원 의원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화제성은 배가됐다.

그런데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용준 군의 ‘디지털 족적’이 파헤쳐지면서 환호는 비난으로 급전환됐다. 그의 트위터 및 메신저 대화 등의 캡처본이 떠돌아다니면서 패륜성 발언과 일진논란, 조건만남 의혹 등이 속속 제기된 것이다.

결국 장 의원은 논란 하루 만인 지난 11일 자신의 SNS 통해 “국민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용준이가 이 아픔을 딛고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아버지로서 더 노력하고 잘 지도하겠습니다”고 머리 숙였다.

이튿날인 12일엔 “정들었던 페이스북과 트위터 활동을 끝내려 한다”면서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살인적 욕설과 비하 조롱은 자제해주시길 다시 한 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며 모든 개인 SNS 계정을 닫았다. 의원 신분으로 일반 대중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채널이 비난과 공격의 장으로 돌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버지에 이어 당사자인 용준 군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13일 ‘고등래퍼’ 제작진을 통해 공개된 자필 사과문에서 “학창시절 중 철 없는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었던 친구들과 부모님께 먼저 사과드리고 싶습니다”며 “지금 돌이켜봐도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며 심경을 전했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 논란 이후 SNS 중단을 밝힌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글(왼쪽)과 아들 장용준 군의 자필 사과문.

이 일로 장제원 의원은 정치 인생에 큰 상처를 입었다. 최순실 청문회를 통해 국민 입장에서 ‘바른 소리’하는 의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순식간에 그 이미지가 곤두박질쳤다. 일각에선 당직뿐만 아니라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게 된 데에는 용준 군의 온라인 행적이 결정적이었다. 정제되지 않은 과거 언행이 담긴 SNS 화면이 일종의 ‘물증’이 돼 온라인 공간을 덮으면서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동시에 장제원 의원이 개인 SNS를 통해 공개했던 단란한 모습의 가족사진도 비아냥과 조소의 대상이 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인의 ‘가족 SNS’가 위기의 발원지가 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으로 곤혹을 치른 정몽준 전 의원이다.

지난 2014년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비통해하는 유가족과 국민들을 향해 “미개하다”고 표현한 아들의 SNS 글이 퍼지면서 곤경에 처했다.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은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며 사과했지만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선거에서도 패배했다. ▷관련기사: 아버지들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는 이른바 공인으로 불리는 인사들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일상적이고 필수적인 수단이 된지 오래다. 대중과 소통하면서 친밀한 이미지를 쌓고, 일대다(一對多)로 자기 메시지를 분명히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NS의 실시간성, 쌍방향성, 관계성, 확장성과 같은 특징이 바탕이 된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돌발 이슈에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이다. SNS의 장점들이 위기 확산의 좋은 토양이 되고 그간의 공유된 이야깃거리는 비난거리로 둔갑한다. 최근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지인 등의 사적 이슈가 발화돼 공적 이슈로 비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SNS 소통은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디지털 흔적을 지워도 어디선가 누군가에 의해 쉽게 부활할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닫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 지 생각해보겠다”고 남긴 장제원 의원의 마지막 말은 모든 공인,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고민이다. SNS활동은 사실상 관리될 수 없다. 언제든 최악을 생각하고 나서야 큰 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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