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접은 반기문의 ‘정치교체 꿈’
3주 만에 접은 반기문의 ‘정치교체 꿈’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2.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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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불출마 선언에 대선판도 요동…조선 “보수 정치 진공 상태”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평, ‘사설솎아보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반기문 대선 불출마

[더피알=이윤주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정치교체를 내세우며 출마 의지를 밝힌 지 20일 만이다. 보수진영 유력 주자의 급작스런 이탈에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치 교체 명분은 실종 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국민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다”고 이유를 붙였다.

반 전 총장의 이같은 변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하락이 대권포기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귀국 후 벌였던 여러 활동이 구설에 오르면서 지지율은 떨어졌고 심리적 압박이 컸다는 것. 또한 준비 부족과 현실정치의 한계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판도는 더욱 안갯속에 빠져들게 됐다. 그를 중심으로 정권 재창출을 노렸던 보수 진영 입장에선 야권에 맞설 대항마가 사라짐에 따라 대선 전략에 큰 차질이 생겼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실상 보수 정치가 진공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평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사태를 돌아보며 “반 전 총마의 낙마는 정치 교체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고, 한겨레는 “분명한 비전과 소명의식 없이 권력만 탐하는 ‘제2, 제3의 반기문’에게 경종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선일보 : 반기문 사퇴 이후

조선일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10년간 국제 무대에서 쌓은 경륜과 식견을 국내 정치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본인의 정치 경험 부족 탓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더 근본적 원인은 지금 박근혜 정권에 실망하고 분노한 민심을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는 정치 지형 자체에 있다. 반 전 총장은 이 흐름을 돌릴만한 비상한 결단과 지도자 자질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조선은 “반 전 총장 사퇴로 보수 정치는 사실상 진공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수백만 국민이 대선에서 자신을 대표할 사람을 보지도 못한다는 것은 선거 향배를 떠나 사회적으로 비정상이고 위험한 상황”이라며 “사정이 이렇다면 이번 대선이 순조롭게 치러질 수 있느냐는 민주당에 달렸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분열적 태도, 갈등을 일으키는 자세는 자제하고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앙일보 : 반기문 불출마, 정치 교체 밑거름 되길

중앙일보는 “지지율 폭락에 대선 전 개헌을 매개로 한 소위 ‘빅 텐트’에 탄력이 붙지 않자 진흙탕 싸움을 견디지 못했다. ‘제3지대론’으로 부상했다가 대선 레이스 중 사퇴한 고건 전 총리의 선례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라며 “그를 중심으로 한 연대·연합으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서려던 범여권의 대선 전략엔 큰 차질이 생겼다”고 우려했다.

중앙은 “역설적이지만 정치 교체를 주장한 반 전 총장의 낙마는 정치 교체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특히 그의 불출마로 범여권에선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은 대선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형국이 됐다. 금부터라도 범여권은 오로지 병든 보수를 치유하고 통합할 건강한 보수의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 반기문의 대선 도전과 포기 20일이 말하는 것

경향신문은 “외교전문가 반기문의 실패는 시민들과 함께 부대끼며 성장하지 않은 정치인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증명했다”며 “반 전 총장은 우선 정당정치를 간과했다. 권자들의 요구를 수렴해 정당 간 타협과 경쟁을 통해 다듬은 뒤 입법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선거로 피드백하는 정치 과정 어느 것에 대해서도 무지했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정치 콘텐츠도 부실했다. 정치교체와 대통합을 외쳤지만 정치 현실에 대한 인식과 관점이 결여돼 있었다. 충청지역 정서에 기대는 모습도 구태로 비쳤다. 비전 제시는 없이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을 정치로 잘못 이해했다. 또한 반 전 총장은 검증 요구에도 부응해지 못했다”며 “반 전 총장의 20일은 정치가 단순히 국민적 인기만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국가를 이끌 비전과 그것을 실현할 정당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고 봤다.

▷한겨레 : ‘반기문 불출마 선언'이 주는 교훈

한겨레는 “인기가 좀 있다고 대통령 자리를 노리다 지지율이 떨어지자 금세 주저앉는 그를 보면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대선 출마가 무슨 어린애 놀이도 아니고, 이런 사람이 어떻게 유엔 사무총장을 10년이나 지냈을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분명한 비전과 소명의식 없이 권력만 탐하는 ‘제2, 제3의 반기문’들에게 경종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흔히 정치를 진흙탕 속에서 연꽃을 피워내는 과정에 비유한다. ‘공공의 이익’이란 대의를 추구하는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 않고, 숱한 어려움과 비난 공세를 견뎌내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런 고난을 헤쳐나갈 의지가 없다면, 또 그 무게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 아예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는 게 옳다”고 못 박았다.

<주요 신문 2일 사설>

경향신문 = 반기문의 대선 도전과 포기 20일이 말하는 것 / 2월 국회는 구체제 청산 개혁입법에 집중하라 / 트럼프가 불지핀 환율전쟁과 한국 경제의 불안

동아일보 = 정치교체 접은 반기문…민심은 새로운 변화를 원한다 / “내가 대세”라는 文, 민생 살릴 공약부터 내놓으라 / 속속 드러나는 박 대통령의 ‘커다란 산’ 같은 거짓말

서울신문 = 반기문 불출마 선언과 보수 진영의 진로 / 최순실, 다른 해외 이권 넘본 것은 없나 / 고무적인 수출 3개월 연속 증가

세계일보 = '소통과 비전' 중요성 보여준 반기문 대선 불출마 / 정치권, 트럼프 폭풍 앞에서 기업 발목 잡아서야 / "광장 불법 점유" 서울시 주장, 왜 공허하게 들리나

조선일보 = 반기문 사퇴 이후 / 좌파 천막촌, 탄핵 반대 천막촌 모두 철거하라 / 商法 등 개정안, 시한 정해 밀어붙일 사안 아니다

중앙일보 = 반기문 불출마, 정치 교체 밑거름 되길 / 트럼프발 환율전쟁과 안보 불안에 휩싸인 한반도 / 왜 국정 농단을 치정극으로 몰아가는가

한겨레 = '반기문 불출마 선언'이 주는 교훈 / 제동 걸린 '성과연봉제', 박근혜표 '노동개혁'의 민낯 / 대사 임명에 공적원조까지 뻗친 최순실의 '이권 약탈'

한국일보 = 현실 정치 오판한 반기문의 도중하차 / 특검 압수수색도 거부하겠다는 靑의 생떼 / 제동 걸린 성과연봉제, 도입하려면 노조 동의 받아야

매일경제 = 반기문 대선 불출마를 바라보는 아쉬움, 씁쓸함, 다행스러움 / 트럼프의 환율전쟁…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을 주시한다 / 美 상원 북핵 청문회서 나온 강경기류 심상찮다

한국경제 = 골목길의 자영업 비명소리, 그게 경제민주화의 결과다 / 10일만에 세계 뒤흔든 트럼프, 한국은 걱정 말라지만… / 출마 포기한 반기문, 한국 정치 그런 줄 모르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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