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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홍보, 너무 촌스럽다[유현재의 Now 헬스컴] 광고·홍보 성과 ‘제로’, 헛돈 쓸 수도
승인 2016.07.20  15:45:10
유현재 서강대 교수  |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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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병원 간 환자 유치 경쟁이 극심하다고 한다. 사실 병원은 심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공공기관이기도 하며, 우리 사회 ‘공익’을 위해 이바지할 것을 요구받는 소중한 단체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영리’와 관련해 신경 쓰지 않으면 당장 문 닫아야 할 정도로 어려운 곳이 많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정체성에 대해 꽤 혼란스럽기도 하고 병원들 입장에서도 결코 만만치 않은 환경을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 속에 존재한다. 가만히 있어도 구름처럼 사람들이 밀려온다는 소위 빅4, 빅5 초대형 병원들도 지속적인 경영난을 호소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여타 병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어쨌든 병원을 오픈해 운영,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작업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병원광고에서 ‘누군지 전혀 모르는’ 흡사 일반인 같은 외모의 모델이 의사복을 착용한 채 웃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같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수의 병원은 각자 합리적인 수준에서 광고와 홍보,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홍보팀’이라는 이름의 부서가 있는 곳도 상당히 많아졌고 ‘대외협력팀’ ‘대외업무팀’ 등의 타이틀 아래 광고와 홍보, 지역사회와의 콜라보 등을 진행하며 환자 모집에 노력하는 경우들도 상당수다.

병원의 광고·홍보 활동과 마케팅적 노력은 일반 소비재 혹은 여타 제품들의 그것과는 다른 형태로 기획되고 집행되기 마련이다. 우선 까다로운 심의도 꼼꼼히 신경 써야 하고, 소위 로컬 시장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미디어 손실(loss)을 최소화시킬 수 있으며, 제한된 예산 안에서 가장 효과적인 작전을 구사할 토대가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엔 지하철 내·외부, 버스 내·외벽, 길거리 여기저기 등 사람들의 눈에 띄는 실로 많은 곳에 다양한 병원광고가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과 SNS 공간에서도 병원과 관련된 마케팅 활동이 너무나 쉽게 발견된다. 결국 양적으로는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팽창한 것이 명확한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적인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좀 있기에 이번 칼럼을 통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기본기 없는 퍼포먼스, 예산 손실로

필자의 제한된 관찰과 분석에 근거하자면 안타깝게도 소위 광고, 홍보, 마케팅의 기본 원리조차 결여된 병원들의 퍼포먼스가 난무하고 있다. 여타 일반 제품들의 고단수 마케팅 작전들에 비해 너무나 뒤처진 모습들이 자주 발견된다.

예를 들어 예나 지금이나 유행하는 소위 ‘원장 마케팅’을 지적할 수 있다. 버스의 외벽에도, 지하철 역내 광고에도 심지어 병원 페이스북에도, 외람되지만 ‘누군지 전혀 모르는’ 흡사 일반인 같은 외모의 모델이 의사복을 착용한 채 웃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물론 인물사진 아랫부분에 작은 글씨로 ‘원장 OOO’이라고 적혀 있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이름을 접해도 여전히 감흥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면 문제가 있는 전략이 아닌지 모르겠다.

원장이기 때문에,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라는 사실만으로 대중에게 전달되는 커뮤니케이션 툴에 밑도 끝도 없이 활용돼야 할 이유는 없다. 전국적 지명도는 차치하고 지역적 인지도조차 결여돼 있고 모델 자체의 매력도도 우수하지 않음에도 무작정 메인으로 기용되는 것은 분명 비용낭비다.

실제 중소형·중대형 병원이면서 소재 지역을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 경우 해당 병원의 원장을 전략적 고려 없이 ‘그냥’ 활용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원장이야 볼 때마다 뿌듯해할 수 있겠으나 사실상 그로 인한 광고·홍보성과는 제로(0)에 가까울 수도 있다.

   
▲ 환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하철 내·외부, 버스 내·외벽, 길거리 여기저기 등 실로 많은 곳에 다양한 병원광고가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지하철 역사 내 병원광고 구글 검색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다음은 ‘오로지 텍스트로 가득한’ 정보제공 일변도 스타일의 미디어 활용이다. 개별 매체가 대중을 만나는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병원이 뛰어나다고 자평하는 수많은 자랑들을 허락된 공간에 무조건 써놓는 전략이다.

새롭게 들여놓은 검사장비, 병원역사, 의료진들의 마음가짐, 자세한 교통편, 일부 언론에 우연히 노출된 병원의 특징들에 이르기까지 구구절절이 채워놓고 있는 것이다. 정보를 가능한 많이 공급하면 모든 사람들이 고스란히 수용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에서 출발한 전달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간과하기 쉬운 몇 가지 포인트

앞서 언급한 사례들과 연계해 병원 홍보와 관련된 몇 가지 기본기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한다. 광고, 홍보, 마케팅 전략의 기초 사항임에도 최근 병원 홍보활동에서 자주 발견되지는 않는다고 판단되는 점들이다.

먼저 타깃팅에 대한 이야기이다. 타깃팅처럼 모두들 쉽게 말하고 사실상 안 지켜지는 기본이 또 없다. 나이나 성별, 경제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사항들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심리통계학적 요소를 동원해 정확한 타깃 프로파일링(Target Profiling)을 실행하는 작업이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무리 작은 병원이라도 최소한의 광고·홍보 활동을 기획한다면 이런 핵심적 전략행위는 수반돼야 한다. 아무리 오랫동안 속해있던 지역사회라 하더라도, 그간의 경험과 이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제로베이스에서 타깃을 설정해보고 특성들을 곱씹어보는 작업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광고·홍보 아이템이 기획될 가능성을 높이는 단초가 될 것이라 믿는다.

최종 혜택(benefit)에 대한 고민과 반영도 유념해야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최근 병원의 광고·홍보 활동에는 너무나 일반적이어서 결코 뇌리에 남기 힘든 일방적 메시지와 주장들이 난무한다. 와 닿지도 않는 과한 자랑, ‘최고’ ‘최초’ ‘최대’ ‘최선’ 등 허무한 최상급 표현들의 말잔치만 발견되는 사례들도 참 많다.

극단적 어구를 사용해서 자랑하면 콘텐츠에 노출되는 모든 사람들이 그대로 믿고 감동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마인드는 담당자의 억지이자 무책임이다. 오늘날의 스마트 컨슈머들은 그렇게 밑도 끝도 없는 ‘알맹이 없는 자랑’에 지쳐있으며, 눈길도 주지 않을 만큼 현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끝으로 지속성과 일치성이라는 기본 요소를 언급하고 싶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메시지 자체도 가급적 통일돼야 하고, 일정한 유형의 광고·홍보 활동은 투자로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결국 병원의 홍보는 광고·홍보에 의한 ‘티’ 나기 쉽지 않은 아이템이라는 성격 때문에 알게 모르게 낭비가 많아지는 역설이 존재하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즉, ‘뭐 그런다고 얼마나 달라지겠어?’라는 회의주의에 쉽게 빠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래나 저래나 동네에서 오는 환자들은 어느 정도 유지될 텐데, 광고·홍보가 뭐 그리 놀라운 효과를 만들어낼까 생각하면서 대충대충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듯하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병원에 환자가 오고, 관계를 맺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병원 운영이 제대로 유지되는 것이 광고·홍보라는 변수로만 설명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왕 하는 것, 예산이 주어지고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이라면 기본기를 지키고 여타 상품들의 치열한 광고홍보전처럼 치밀한 작전을 세워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대하지도 않았던 놀라운 일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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