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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리얼리즘’에 주목하자[헬스커뮤니케이션닥터] 몰래카메라, 환자인터뷰…‘날것’이 주는 공감
승인 2016.06.16  09:29:18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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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동석] 현장에서 실무를 진행하다 보면 헬스커뮤니케이션(Health Communication, 이하 헬스컴)만의 특징을 이야기해 달라는 주문을 자주 받는다. 물론 헬스컴도 커뮤니케이션의 한 분야이기에 일반 커뮤니케이션의 범주와 이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헬스케어PR, 헬스케어광고, 헬스캠페인, 헬스케어마케팅 등 헬스컴 관련 실무 적용에는 나름대로 독특한 특징이 있다. 다른 어떤 커뮤니케이션 영역보다 다양한 관계공중, 복잡한 규제, 철저한 도덕성과 공공성, 신뢰 등이 요구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사실주의(Realism)를 꼽고 싶다. 필자는 이를 헬스리얼리즘(Health Realism)이라 칭한다.

   
▲ 사실적 표현방식으로 의료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은 각국의 광고들. 각 영상 화면 캡처

사실주의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견해와 해석보다는 ‘사물의 실재성(reality)을 주장하는 입장’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그대로 헬스(건강)에 적용하면, 사실주의야말로 헬스컴에서 가장 의미 있는 접근이라 생각된다.

헬스는 대표적인 고관여 영역이다. 이는 서비스의 난이도 및 상품 가격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생명과 직접 연관되는 고난이도 수술이나 고가 의약품은 물론, 몇 십만 원짜리 쌍꺼풀 수술을 할 때도 의료 소비자는 여러 병원의 정보와 기사를 검색하고 의사의 명성과 경력, 그리고 지인의 추천 등 적지 않은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린다.

헬스와 관련된 서비스나 상품은 생명, 건강, 혹은 외모 등 소비자의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은 손에 잡히는 실질적 증거(Physical Evidence)를 찾게 되고, 이때 사실적 접근의 커뮤니케이션은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꼬마가 당신에게 담배를 빌린다면?

의료 영역에서 세련된 이미지 광고보다 다소 촌스럽지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사식 광고가 선호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적으로 광고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PR(홍보)이 더 활용되는 것도 헬스에 있어서 사실주의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 의미 있는 예가 될 수 있겠다.

전통적으로 병원 광고는 물론이고 의약품 광고·PR에도 유난히 ‘전후 비교(Before and After)’ 기법이 많이 쓰인다. 압구정, 신사동 지하철역 성형외과 광고의 대부분은 이런 류의 광고들이다. 수술 후 달라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설득 방법이 또 있을까? 가장 사실적인 표현 방식으로 의료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는 셈이다.

금연 캠페인과 같은 공공 헬스캠페인에서 인상적인 광고를 꼽는다면 많은 커뮤니케이터들이 ‘스모킹 키드(Smoking Kid)’, ‘흡연자의 조언(Tips from Former Smoker)’, ‘이주일 씨의 금연광고’ 등을 언급한다.

태국건강증진협회에서 제작한 ‘스모킹 키드’는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남녀아이가 다가가 담배를 피우게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하는 내용이다. 당황한 직장인들은 담배의 유해성을 열심히 설명하는데, 그 과정을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편집해 제작했다.

아이들에게 흡연자들 스스로 흡연의 해로움을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흡연의 폐해를 알면서 왜 계속 담배를 피우는지를 깨우치게 한 반전과 사실성이 돋보이는 광고로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다.

2002년 당시 폐암으로 투병 중인 국민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금연광고에 직접 출연해 “담배 그거 독약입니다”를 외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하자 전국적으로 금연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모 제약사의 니코틴 대체제(NRT) 금연 패치를 PR하고 있었는데 니코틴 패치의 보건소 무료공급 정책과 이주일 씨 광고가 맞물리며 폭발적으로 판매고가 늘었던 기억이 난다.

매일 TV를 통해 보던 유명인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 모습이 아무런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전달됨으로써 흡연자들로 하여금 나도 언제든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중년 남성들이 건강에 신경 쓰게 되는 가장 큰 계기 중 하나가 병으로 사망한 친구의 장례식장을 다녀오고 난 후부터인 것과 같은 이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흡연자의 조언’ 캠페인 역시 마찬가지다. 흡연으로 인해 후두암, 버거씨병을 앓고 있거나 경험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면서 흡연 폐해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해당 광고는 어떤 영상 효과도 사용하지 않았고,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의 실제 사례를 담담한 인터뷰 형식으로 그대로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병원 마케팅에도 사실주의 기법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병원은 ‘감동의 용광로’와 같다. 병원이 크면 클수록 그에 비례해 환자들과 의료진들의 이야기로 가득할 가능성이 많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 스토리가 있듯, 아픈 사람들과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과정에는 스토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 스토리는 대부분 감동이라는 키워드가 함께 한다.

PR 초년생 시절 병원 홍보실에서 근무할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든 병동을 순회하며 간호사와 환자 및 그 가족들에게 감동적인 사연을 수집하고 이를 미디어에 제보했었다.

적지 않은 사연들이 방송과 신문을 탔고, 공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보낸 성금으로 사연의 주인공들은 치료비를 충당할 수 있었으며, 병원 역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미디어도 병원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미담 사례야말로 삭막한 사건사고 보도 사이에서 훌륭한 기사거리였을 것이다.

사실적 접근, 신뢰성·설득력 높인다

이렇듯 건강 분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어떤 화려한 미사어구나 영상보다도 사실적 접근을 통한 이야기야가 효과적이다. 특히 광고는 꾸며진 사실, 즉 가상의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 바라보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때 실증적 광고가 갖는 효과는 크다.

그렇다고 무조건 사실적인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부쩍 임플란트 광고를 TV에서 많이 보게 된다.

흥미로운 부분은 몇몇 임플란트 광고에서 노인이 이가 빠진 상태로 웃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사실적인 느낌보다는 일종의 불편함이 들게 한다. 사실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감정이 드는 모습까지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사실적인 것이다.

헬스리얼리즘 기법이 헬스컴의 모든 부분에 효과적이라든가 어떤 다른 방식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회과학적인 방법이 그러하듯 해법은 고정돼 있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헬스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사실을 가능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다른 어떤 설득 방법보다도 효과적일 수 있기에 커뮤니케이터와 마케터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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