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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로 소통해야 담배를 놓을까?[유현재의 Now 헬스컴] 흡연자 눈높이 맞춰라
승인 2015.10.06  11:40:05
유현재 서강대 교수  |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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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올해도 어김없이 대대적인 금연광고가 집행되고 있다. TV는 물론 라디오, 온라인, 옥외광고 등 다양한 미디어에 걸쳐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그리하여 금연의 길로 인도하려는 필사의 커뮤니케이션이 펼쳐진다.

최근의 금연광고에서 발견되는 통일된 메시지는 대단히 명확하다. 당신의 폐를 힘들고 병들게 하고 있는 질병, 당신의 뇌를 갉아먹고 있는 바로 그 병이 다름 아닌 흡연이라고 얘기한다. ‘흡연은 질병입니다’라는 단정적 선언과 함께 유일한 치료는 금연뿐이라는 강력한 멘트로 마무리되는 구조다.(관련기사: 충격요법, 질병규정, 치료안내…이래도 금연 안 할래?)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담배 판매대를 지나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병원의 금연치료를 적극 활용하라는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는다. 질병에 걸렸음을 빨리 인정하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상담과 치료를 받으라는 말이다.

정부는 금연 확산을 위해 올 초부터 각 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에 따라 흡연자들은 참여 의사를 밝힌 병원을 방문, 일정한 과정을 거치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금연 보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광고를 통해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것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마침내 흡연을 ‘질병’으로 격상시켜 전제했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흡연 예방 메시지에서 유사한 접근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국 단위의 건강 캠페인에서 ‘흡연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정의했다는 사실은 주무기관인 보건복지부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광고를 접하는 흡연자들은 놀랍고 뜨끔하기도 할 것이고, 어쩌면 곱씹을수록 불쾌한 메시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복지부가 ‘질병’이란 강수를 둔 건, 흡연자들로 하여금 대단히 복잡한 심경을 갖게 함으로써 금연 결심에 이르도록 자극하겠다는 포석으로 판단된다.

헬스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고자 노력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이번 캠페인이 반드시 소기의 목적, 아니 몇 갑절 이상의 효과를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금연을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담뱃값 인상 효과는 어디에

정부는 올 초 담배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국민 건강 회복을 위한 극단적이지만 효과적인 처방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그로 인한 금연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련기사: 오락가락 금연정책, 커뮤니케이션이 아쉽다) 심지어 금연의 대중화가 일시적 유행처럼 지나가버린 뒤 담뱃값 인상 이전의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소식마저 들리고 있다.

   
▲ 인포그래픽:뉴시스

주지의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대단히 상위의 흡연율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다. 특히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심각한데 그 수치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흡연은 암과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의 핵심적인 기전으로서 ‘반드시’ 삼가야 하는 대표적인 건강 위해 행동(Health Risk Behavior)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흡연율의 변화가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극심한 갑론을박과 함께 담배가격이 약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음에도 정부가 기대한 극적인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상반기에만 무려 1조원이 늘어난 세수가 걷혔다는 소식이 들릴 뿐이다.

물론 금연을 위해 가격정책만 시도했던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만 적극적으로 실시되던 금연지역 확대와 각종 강제적 규제가 일반화되고 있다. 일정 면적 이상의 특정한 업장에서 금지되던 실내 흡연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지붕이 있는 모든 공간으로 확대될 기세다.

또한 사람들이 왕래하는 거리, 즉 실내가 아닌 옥외에서도 무심코 흡연을 하다가는 벌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흡연자라면 “여기는 어디?”라는 생각을 항상 또렷하게 가져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흡연율은 요지부동이다. 과연 어떤 추가적 방법으로 금연율을 높일 수 있을까?

본 칼럼의 주제인 ‘헬스커뮤니케이션’, 즉 건강을 위한 전방위적 소통에 의한 효과를 믿는다면 흡연자들이 어떠한 말 혹은 자극을 경험했을 때 금연을 떠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 더욱 엄밀히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금연정책도 ‘디테일’ 살려야

흔히 접하는 공익광고 캠페인 외에도 사실 금연의 대중화를 위한 헬스커뮤니케이션 노력들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단 보건소 등 개별 건강 관련 기관에서는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금연학교를 비롯한 워크숍 형태의 각종 회합을 진행한다.

공익광고와 같은 매스(Mass) 마케팅적 접근은 아니지만, 가장 적절한 타깃팅을 통해 우선적으로 공략해야 할 소그룹을 설정한 다음 강도 높은 단체 교육과 시뮬레이션, 자기 고백과 금연 지속을 위한 의견 교류 등으로 단기간에 금연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워크숍의 세부 순서도 될 수 있겠지만 음악으로 금연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으며, 미술을 통해 금연을 의도하고자 하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흡연의 주요 동인을 정신적 스트레스로 파악, 스트레스 원인들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예술 활동에 적용시킴으로써 심신의 안정을 꾀해 금연을 달성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치료 활동에 참여하고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적을 수밖에 없고, 흡연자가 자신의 의도와 결정에 의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장애물이 있기에 대중화가 쉽지 않은 방법이기도 하다.

결코 적지 않은 대한민국 남성들이 흡연을 시작하고 당연시하게 되는 군대라는 공간도 특별 공략대상이다. 군대는 흡연에 대단히 취약하지만 일단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지속성과 확산성이 높은 그룹으로 평가된다.

   
▲ 지난 5월 열린 제 28회 세계금연의 날 기념행사에서 한 시민이 금연 관련 게시물을 보고있다. ⓒ뉴시스

캠페인 효과를 결정짓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강력한 정보원(Information Source)이라고 한다면, 흡연으로 인한 건강 위해성을 인지한 지휘관이 솔선수범하면서 부대 내 금연을 독려할 경우 금연 확산이 그야말로 고속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부대에서는 지속적으로 금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장기간 금연을 실천하는 병사를 선정해 사례 홍보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세분화된 타깃 그룹을 대상으로 작지만 꾸준히 진행되는 소규모 금연 헬스커뮤니케이션은 개별적 효과를 올리고 있음에 분명하다.

언론에도 보도됐듯 현재 각급 병원에서 제공되고 있는 금연치료는 찾아가는 흡연자들도, 상담과 치료를 진행하는 병원들도 불편해 한다. 흡연자가 치료를 신청하면 복잡한 절차 탓에 덜컥 겁부터 난다는 병원 관계자의 인터뷰는 해당 정책의 문제점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금연이 핵심이고 흡연자들의 건강을 되찾아주는 것이 지상과제라면, 주요 관계자들이 흡연자들의 눈높이에서 빠르게 소통하고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흡연자들은 또 다시 아주 쉽게 담배와 소통하고자 할 테니까 말이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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