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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도날드’를 기억하라[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종교의 다양성이 PR에 주는 시사점
승인 2015.06.24  10:13:24
신인섭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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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신인섭] PR과 종교. 이 둘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인도의 맥도날드가 겪은 난리를 보자.

2001년 5월 인도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성난 군중이 매장을 부수고 그 앞에 세운 입간판에 소똥을 발랐다.<아래 그림 참고> ‘McDonald’s’의 ‘Mc’을 빨간 X자로 지우고, 그 자리에 소고기라는 뜻의 ‘Beef’를 썼다.

   
▲ 맥도날드는 인구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소고기 추출 기름을 사용한다는 오해로 대 수난을 겪었다. 사진: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 기사.

사건의 발단은 맥도날드 튀긴 감자를 만드는 데 소고기에서 추출한 기름을 사용한다는 미국 언론 보도였다. 이 소식은 곧 인도 언론을 통해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난리가 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인도 인구의 80%는 인두교도이다. 소를 신성시한다. 인도 시내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횡보하는 소떼를 보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그런데 그런 소의 기름을 사용했다고 하니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

맥도날드는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소기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제품 샘플을 당국에 제시, 테스트 과정을 거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미 맥도날드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뒤였다.

돼지 원료 때문에 철창신세

인도네시아에서도 경종을 울린 사례가 있다. 역시 15년 전인 2001년에 일어난 일인데, 일본의 조미료 아지노모도에 돼지 췌장에서 추출한 원료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일본인 사장을 포함한 임원과 현지인 간부가 경찰에 구속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네시아는 인구 88%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다.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나 알코올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슬람 최고기구인 울레마협의회(Majelis Ulema Indo­nesia)는 아지노모도 판매 금지 결정을 내렸다. 5000km의 광범위한 지역에 산재한 1만7500여개의 인도네시아 섬 가운데 아지노모도는 도처에 퍼져있었다.

3000톤에 달하는 아지노모도 수거가 즉시 시작됐고 신문에는 사과 광고가 게재됐다. 아지노모도는 막대한 재정적 손실은 물론, 그보다 더욱 심각한 이미지 추락을 피할 수 없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교리를 어겼기 때문이다.

   
▲ 일본의 조미료 아지노모도는 인도네시아에서 돼지췌장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해 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사진출처: 아지노모도 홈페이지

‘문화에 대한 정의는 정의하는 사람의 수만큼 많다’고 하듯 문화란 붙잡기 힘든 말이다. 대개 어떤 시대에 어떤 나라나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관습으로, 옷차림이나 먹고 마시는 음식, 종교 의식 따위로 눈에 보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런데 그 뿌리를 캐면 대개 종교와 닿아 있다.

세계에는 약 70억명 인구가 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그룹의 하나인 퓨(Pew) 리서치센터 자료를 보면 31.5%가 기독교인이고, 23.2%는 이슬람교도(무슬림), 15.0%는 힌두교도, 7.1%가 불교도다. 이 4대 종교가 전 세계 인구의 84%를 차지하고 나머지 16%가 기타 종교 및 무교로 분류된다.

지난 봄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한 이후 국내에서도 ‘할랄 식품’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할랄(Hallal, 허락된)이란 이슬람교에서 먹어도 되는 식품을 말하고 그 반대가 ‘금지된’이라는 의미의 ‘하람(haram)’이다.

이슬람교도는 술을 마셔도 안 되고 알코올이 들어 있는 모든 식품, 음료를 먹고 마셔도 안 된다. 따라서 요리를 할 때에도 포도주나 청주 따위의 사용은 일절 금한다. (관련기사: 16억 무슬림의 마음 사로잡는 첫 관문, 할랄)

국정 공휴일 역시 종교와 깊이 관련된다. 한국, 중국, 싱가포르의 공휴일을 비교해 보자. 음력 정월 초하루(1월 1일)를 우리나라는 설날이라 하고, 중국과 싱가포르는 춘절(春節)이라 부른다. 따지고 보면 이 날은 조상께 제사 드리는 데에서 시작됐는데 유교의 효(孝)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리의 추석은 중국에선 중추절이라 하며 역시 공휴일이다. 다종교·다문화의 나라 싱가포르에서는 유교 외에도 기독교, 불교, 힌두교와 관련된 공휴일이 있는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금요일과 부활절 및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이며, 5월의 부처님 탄생일인 웨삭데이(Vesak Day)는 불교, 11월의 디파발리(Deepavali)는 힌두교, 역시 11월 하리 라야 하지(Hari Raya Haji)는 메카 순례에 다녀온 사람들이 지키는 이슬람교 휴일이다.

“현지의 도움을 얻으라”

2001년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일어난 9·11 사태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비화됐고 아직까지 여진으로 남아 있다. 올해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으로 파리의 만화잡지 편집자들이 희생됐다.

   
▲ 문화의 뿌리를 캐면 대개 종교와 닿아 있고, 이는 글로벌PR을 진행하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고려 요소다. (자료사진) 이슬람 사원.
이슬람교의 법전은 샤리아다. 그런데 신의 계시로 쓰인 이 신성한 법전에 대해서도 이슬람 국가 간의 해석이 다양하다. 퓨 리서치센터 보고에 따르면, 샤리아가 알라신의 계시라고 믿는 사람과 알라신의 말씀에 따라 인간이 만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23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7개국에선 사람이 만들었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샤리아를 국법(國法)으로 해야 된다는 데에 대한 찬성률은 알바니아 8%에서 아프가니스탄의 99%까지 거의 극에서 극에 이른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는 찬성률이 높다. 반면 발칸반도와 중앙아시아 9개국은 반대가 강하다. 이슬람의 이 기본법을 세계 모든 국가에 시행해야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견이 크게 갈린다.

그 결과 법을 현실에 적용할 때 예컨대 태형(채찍), 도적질한 사람의 손목 절단, 간음한 사람을 돌로 쳐 죽이는 일, 배교(背敎)한 사람을 사형에 처하는 처벌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뉜다. 달리 보면 여러 종교 가운데서 엄격한 종교로 알려진 이슬람교도 각론에 들어가서는 각양각색인 것이다.

하기야 같은 기독교이면서도 한국의 크리스마스와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다르다. 한국은 기껏해야 2~3일의 행사지만 미국은 추수감사절이 지나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기 시작해 몇 주간에 걸친 행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종교의 다양성이 PR에 주는 시사는 무엇인가? 존 M. 리드(John M. Reed)라는 노련한 국제PR 전문가가 한 말이 있다.

“국제PR의 첫 규칙은 ‘현지의 도움을 얻으라’는 것입니다. 외국어를 아무리 유창하게 하고 다른 문화를 깊이 이해한다 하더라도 현지인이 자기 고장 사람들을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따를 수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람이 국제PR의 첫 발을 내디딘 곳이 1949년 한국 서울의 미국공보원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6년 전 워싱턴 자택에서 82세에 별세했다.
 

   



신인섭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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