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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청문회’를 연다면…[김광태의 홍보 一心] 세월호 참사 이후 극단적 갈등·대립, 언론 책임 크다
승인 2014.10.01  09:35:37
김광태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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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광태]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사회가 분열과 극단적 대결로 치닫고 있다. 이성과 합리와 상식이 통하지 않고 모두가 이기심에만 빠져있다. 약자에 대한 배려도 없고 예의도 없다. 오직 상대를 적으로 만들어야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 할 수 있는 진영 논리만 난무한다.

저녁 술자리 모임에서 피아를 구분 못하고 세월호 얘기를 잘못 꺼냈다간 생각이 다른 진영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는다. 한 친구는 “유가족 관련 유언비어가 믿어지지 않는다. 홍보를 오래한 네가 진실을 잘 알테니 알려 달라”고 카톡으로 문의까지 해온다.

모임에서의 세월호 이야기는 가판대에 진열된 신문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저마다 애독하고 있는 신문의 프레임에 갇혀 대변인인양 떠들어댄다. 동일 매체를 구독하는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의기투합이 되고, 이에 반하는 매체의 진영과는 충돌이 생긴다.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 나뉘어져 결국 언쟁이 붙고 술자리는 싸움으로 파하게 된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사회가 분열과 극단적 대결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 추모 노란리본 정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민변 세월호 특위, 존엄과 안전위원회 등이 세월호 집회방해 관련 경찰의 직권남용에 대해 법적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여야 합의로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되자 유가족 대표들이 반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한 여야 지도부가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오랜 홍보생활로 언론의 속성을 잘 아는 필자 입장에서 양쪽 문제를 합리적인 논거를 갖고 제시해도 그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한쪽의 이념이나 정치적 지향이 종식돼야 끝나는 게임 같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나라 구석 쌓인 적폐를 드러내어 국가개조를 하자던 것이 오히려 대립과 갈등만 더 격화시킨 셈이다.

누구의 잘못이 클까 생각해 본다. 정치권이나 정부의 잘못도 크다. 허나 오랫동안 언론과 함께 홍보생활을 한 필자로서는 여론을 주도해나가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세월호 사고 초기, 언론은 오보에 선정적 보도는 물론 왜곡 보도까지 남발했다. 그 이후에도 자신들의 진영논리 전파에 급급했다.

언론은 약자편이다. 세인의 영욕에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펜은 총과 칼보다 강하다. 그 펜은 권력에 대항하는 약자의 입장과 안위를 위해 날이 세워져야 한다.

참된 언론의 실종이 가져온 사회 혼란

세월호 사고가 터졌다. 언론이 앞장서서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304명 중에 왜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피해자인 유가족이 원하는 대로 정부에 진상조사를 강력 촉구해야 했다.

진상조사가 미진하다면 자력으로 나서서 탐사보도 등을 통해 밝혀내는 노력을 해야 했다. 그게 언론이요, 국민에게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다. 언론이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정치개입을 막고 유가족 목소리에 힘을 실어 갔다면 벌써 이 문제는 해결이 됐을 것이다.

허나 무슨 이유인지 언론은 사고 발생 이후 본질에서 벗어나 외곽 때리기에만 급급했고 지면에서조차 유가족의 목소리를 줄여나갔다. 유가족들은 결국 물리적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빌미로 정치세력은 자연스레 개입했다.

그러자 언론은 세월호를 정치적 문제로 비화시켰다. ‘논란’이라는 교묘한(?) 보도기술로 네편 내편을 유도하고, 영혼 없는 중계식 보도로 국민들을 세월호 피로감에 젖게 했다.

유가족을 상대로 막말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단식하는 유가족 앞에서 폭식하는 상식과 양심이 휘발된 비인간적 행위마저 펼쳐졌다. 유가족은 유가족대로 일부는 특권의식에 젖어 술 취해 폭행사고를 저질렀다. 난장판 세상이다.

모두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들이다. 참된 언론 실종이다.

매일같이 언론과 함께 생활하는 홍보인들은 언론에 대해 진저리를 친다. “한마디로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게 우리 언론이죠. 그래야 권력과 바로 돈이 되니까요.” 올 초 은퇴한 모 홍보임원은 “만나고 싶지 않은 기자들 안보고 사니 혈압약도 끊게 되더라”고 한다.

언론의 민낯을 잘 알고 있는 홍보인들. 그들을 모아 ‘언론 청문회’를 한 번 열어 보면 어떨까? 언론 통해 무엇 하나 명쾌하게 밝혀진 것 없이 혼란만 더 가중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달 30일 진통을 거듭하던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여야 합의로 극적 타결됐다. 하지만 단원고 유가족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등 여전히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 시점에서 언론이 세월호 국면을 어떻게 끌고가는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광태


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서강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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