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그늘에 선 올드 홍보맨
모바일 시대 그늘에 선 올드 홍보맨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0.09.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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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0.00000000000000000001초(0이 20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변화 속도다. 정말 자고나면 변하는 세상이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 참으로 나이든 사람 입장에서는 따라가기 위한 몸부림에 살기 힘든 세상이요, 하루 하루가 새롭고 스트레스다. 디지털 세상은 과거의 경험이 철저히 무시되는 세상이다.

지금 이 순간 발표되는 지구상의 모든 논문도 발표 그 순간 바로 구문(舊文)이 되며 트위터에서 퍼지는 정보의 속도는 거의 빛의 속도로 번져 나간다. 언론이 여론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여론이 언론을 주도해 간다. 금년 들어 갑자기 불어 닥친 스마트폰의 위력이 세상을 급속도로 바꿔 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피해자(?)라면 기존 미디어와 나이든 홍보맨이 아닌가 싶다. 뉴스를 다루는 기존 미디어는 트위터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게다가 트위터의 위력이 팔로워들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상호간에 신뢰관계가 있어 기존 미디어 보다 신뢰가 높다고 한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트위터에서 먼저 문제가 제기됐다. 그 것을 다음날 중앙일보가 아침자로 보도했다.

이래가지고는 신뢰와 속보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존 미디어는 뉴스라는 관점에서 존재 의미를 잃는다. 기존 미디어의 주 수입원인 광고만 해도 그렇다. 인터넷의 검색광고, 스마트폰의 모바일 광고, QR코드 등장 등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광고 등장으로 기존매체의 광고효과는 퇴색돼 가고 있다. 정말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것이 올드 미디어의 현주소다.

결국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밖에…

요즘 홍보실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고 신선해졌다. 각 기업이 온라인과 모바일 홍보를 강화하고 젊은 층으로 대거 보강을 했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 홍보맨들은 신바람이 났다. 새로운 소셜미디어 등장으로 스마트폰을 다루는데 있어서 40대 이상의 선배들보다 단연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거꾸로 선배들에게 한 수 가르쳐 준다. 어디 그 뿐이랴. 지식 수준도 단연 앞선다.

변화 속도에 선배들의 과거 경험은 무용지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지식이 수없이 등장하는데 웬 과거? 모바일을 통해 젊은 홍보맨들은 실시간으로 이들 지식을 바로 바로 흡수하고 실무에 활용한다. 일의 성취감에 무척 재미를 느끼고 삶의 보람까지 얻는다.

그래서 요즘 신입사원들이 제일 선호하는 부서가 홍보 중에서도 모바일 홍보라 하는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단다. 어찌보면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이같이 편리하고 자신의 삶에 의욕을 불어다 주는 지금의 이 세상이 더없이 좋다 하겠지만 나이든 홍보맨들은 죽을 맛이다. 건강도 건강인데다 순발력, 지적능력, 기기 다루는 능력 등에서 젊은 세대를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다.

모 회사 홍보 임원은 “기존의 컴퓨터의 경우엔 비서를 시키면 됐는데 스마트폰은 모바일이라 내가 직접 익히지 않으면 안 돼잖아요. 사실 휴대폰도 겨우 문자나 보낼 정도의 능력 이었는데, 이젠 어플에 페이스북, 트위터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기능으로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예요. 수명 연장을 위해 안 배울 수도 없고 정말 머리에서 쥐가 납니다. 게다가 노안 까지 온데다 뉴스제공 어플 같은 게 등장해 실시간으로 회사와 관련된 모든 매체의 뉴스를 전해주니 홍보 책임자로서 한시라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도 없는 등 한 순간 한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라며 볼멘소리다.

참으로 같이 늙어 가는 입장에서 동정도 가고 이해도 가지만, 그러나 어쩌랴. 따라가지 않으면 금방 낙오되고 퇴출 당하는데…. 밖은 춥고 냉혹하다. 그나마 바람막이가 돼 주는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세상의 변화속도에 자신의 모습을 빨리 바꿀 수 밖에….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에서 이야기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그 당시 장안에 화제가 됐었지만 지금 이 시대에도 이어지는 명언이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이가 든 만큼 새벽잠도 없어지지 않았는가. 그 시간 만큼만 투자 한다면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뒤떨어지지는 않지 않을까?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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