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회사들도 正道경영 펼쳐야
PR회사들도 正道경영 펼쳐야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3.09.0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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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더피알=최영택] 국내 PR회사들은 상장기업이 없어 경영실적을 발표하진 않지만 상반기를 넘긴 현 시점에서 보면 어려운 국내경기를 반영하듯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를 곳곳에서 듣는다. PR회사들도 대기업들처럼 몇몇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지만 나머지는 어려운, 즉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광고회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PR회사들은 온라인 및 소셜 PR 분야 성장과 함께 몸집을 불렸다. 대형업체들의 경우 직원수 100명을 넘는 곳이 상당수 생겨났고, 전문분야들을 확보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괘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황무지와 다름없던 초기 PR시장을 넓히고 개척한 창업 경영진들의 숨은 노력의 결실이라 칭찬해 주고 싶다.

 

일부 PR사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신규사업을 모색한다. 연예인의 스케줄 관리와 PR을 담당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하는가 하면, 특정지역 업체들의 PR과 광고물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업체, 온라인과 소셜 PR에 집중하는 회사 등 각자 방식으로 살길을 찾고 있다. 또 기업 이슈나 위기가 빈발하는 최근엔 위기관리PR을 특화시켜 각광받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진 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업계 질서를 흐리는 PR회사들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몇몇 PR회사들은 공공 부문 입찰에서 불문율이라고 할 수 있는 ‘80% 룰’까지 깨뜨리고 저가로 입찰을 따내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은 물론, 중소PR회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중소 PR업체 A사 관계자는“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전략을 내놓아도 가격(입찰가)에서 밀려버리니 도무지 앞이 안보인다. 작년 대비 30~40%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하소연 한다. 제살 깎아먹기 경쟁은 수익성악화로 이어지고 결국은 전체 PR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반드시 룰을 지키는 정도경영이 필요한 대목이다.

최근 모회사 홍보 담당자로부터 들은 얘기도 PR회사가 정도경영을 한참 벗어난 창피한 경우다. 종합PR을 대행하는 N사는 위기관리에서도 상당 부분 명성을 쌓고 있다. 하지만 업계 평판을 종합해 보면, 위기관리 영역에서 전문성으로 승부하기 보단 주로 언론사 인맥 등을 활용한 네거티브 전략에 뛰어나단다. 필요에 따라선 클라이언트의 경쟁 업체의 비리를 언론사에 제보하는 일도 불사하고 있다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야 무엇이든지 대행하는 회사라고 생각해 만족스럽게 받아들이겠지만, PR서비스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PR회사 특성을 고려해 보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당장은 수익성에 효과를 보겠지만 장기적으론 본연의 PR대행 업무에 지장을 받을 수 있을뿐더러, 다른 PR회사들로부터도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

한때 기업들 사이에서 정도경영이라는 구호가 유행한 적이 있다. 신 정부의 서슬 퍼런 칼날을 피하기 위해 감사실 명칭을 정도경영위원회로 변경하고 회사 내 대대적인 혁신활동도 펼쳤다.

지금은 생소해진 이 구호를 PR회사들에게 넘겨줘야 할 것 같다. 어느덧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PR회사들도 이젠 오너 개인에 의존하는 경영에서 벗어나 CFO의 철저한 회계관리시스템에 의한 투명경영을 펼치고, 사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 사기를 높이고, 대외적으로도 PR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선의의 경쟁을 펼칠 때가 왔다고 본다.

대개 창업 1세대들인 현 오너들이 모범적인 PR회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후배들에게 자랑스런 PR선배들로 기억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PR산업의 유산을 남겨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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