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홍보 전략 “마음에 ‘희망 씨앗’을 심어라”
불황기 홍보 전략 “마음에 ‘희망 씨앗’을 심어라”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2.12.1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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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더피알=김광태] 참으로 아픈 시간이었다. 하루에도 수 백개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기업에서 퇴출된 실업자들이 거리에 넘쳐났다. 단란했던 가정은 하루아침에 파괴돼 생계유지를 위해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정부는 고통 분담을 하자며 국민들에게 허리띠 졸라맬 것을 호소했으며 언론도 불우이웃 돕자고 연일 목청을 돋았다. 삼성전자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직원 30%를 감축해야 했다. 98년 외환위기 당시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 시대가 지금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엊그제만 해도 초우량 국민기업으로 각광받던 포스코가 초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현금이 바닥났단다. 국제신용평가사 신용등급도 한 등급씩 내려앉았다.

초우량 현대중공업도 예외가 아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위기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와 전경련이 공동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중 14개가 현재 비상경영을 실시하거나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재계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의 활약이다. 하지만 역으로 따져보면, 이들 기업에만 이익이 너무 편중돼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실제 올해 30대 대기업 순이익 예상치의 절반 이상인 55%가 이들 3개 회사에서 나왔다. 그중 삼성전자는 30%나 점하고 있다. 만약 이들 기업조차 무너진다면 또 한 번의 국가 부도 사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서민 경제의 실상은 더하다. 온통 한숨과 절망뿐이다. 물가는 치솟고 하우스푸어 사태는 언제 터질지 조마조마, 늘어가는 청년 백수에 양극화에 따른 빈부격차는 날로 심해져간다. 우리사회가 요지경인데 지도층은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고, 정치권은 성장 없는 분배가 가능한지 재벌개혁으로 일컫는 ‘경제민주화’에만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나라의 운명을 책임질 대선주자들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 표심잡기에 급급한 나머지 미래를 논하기보다 선심공약을 내걸고 상대방 헐뜯기에 바쁘다. 언론은 또 언론대로 대선 이슈에 맞물려 각자의 입지에서 유리한 여론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또 어떤가? 우리가 생전 겪어보지 않았던 ‘저성장시대’가 예고돼 있다. ‘고성장시대’는 사고 싶은 물건은 마음 놓고 샀지만 이젠 꼭 필요하지 않는 상품은 절대로 구매 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돈이 있어도 쓸 수가 없고, 마땅한 투자처도 찾을 수 없다. 소비 패턴도 변한다.

자연히 재고가 넘치고 소비 격감으로 내수 경기는 최악을 향해 달리게 된다. 그동안 내수 경기에 의존해온 기업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경기는 장기 불황 터널로 들어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이런 심각한 사태의 전초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경기바로미터인 광고의 탄력성만 봐도 알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신문 지상에서 제품 광고가 사라졌다. 제품 구매자들이 없다는 이야기다. 광고 효과가 컸던 ‘조중동’ 매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내일이 안개 속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주저앉아 수수방관하고 있어야 하나? 아니다. 희망이 안보이면 보이는 곳을 찾으면 된다. 우리 국민은 위기에 아주 강하다. 과거 ‘금 모으기’도 위기시 더욱 빛나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었던가.

최근 모 신문사 사장께 이런 제안을 했다. 매일 아침 신문을 펼쳐보면 맨 정치권 싸우는 이야기에 범죄이야기, 경제가 어렵다는 기사뿐인데 이를 보는 국민은 앞날에 무슨 희망을 걸겠느냐고. 해서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희망캠페인을 펼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기업에 있는 홍보임원들에게도, 대선주자 캠프 홍보맨들에게도 지금 이시대의 ‘필승 홍보전략’은 국민에게 누가 얼마만큼 진정성 있는 희망 씨앗을 심느냐에 달려있다는 팁을 줬다. 그리고 잃어버린 지갑과 잃어버린 자기 마음을 찾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소중한가를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주문했다.

어느덧 한해가 저문다. 희망을 갖자.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김광태

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서강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前 삼성전자 홍보 담당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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