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광풍에 홍보는 유구무언?
경제민주화 광풍에 홍보는 유구무언?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2.10.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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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더피알=김광태] 최근 주요 선진국 신용등급은 떨어지는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등급이 올랐다. 19일 동안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올리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고 기쁜 일이다. 누구의 공이 가장 클까 생각해본다. 정부? 글쎄… 아니다. 세계시장에서 열심히 뛰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 덕분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묘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 때리기식의 ‘경제민주화’ 광풍이 불어 닥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제민주화가 뭐냐고 질문을 던져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답변이 ‘재벌개혁’이다. 약방에 감초와 같다. 마치 재벌이 경제민주화를 가로 막는 원흉인 것처럼.

홍보 임원들에게 대책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한결같이 “대안도 없고 대책도 없다”고 한다. 예전에는 우군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언론마저도 정치권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어 벙어리 냉가슴 앓듯 혼자서 애만 태운단다. 정치권력 앞에 대항 할 수 있는 유일 한 무기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역대 정권 하에 ‘괘씸죄’에 걸려 그룹이 해체되고 기업이 문 닫아야 했던 일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이해가 되는 말이다 .

경제민주화, 그 정체성은 과연 뭘까? 무슨 이유로 정치권은 재벌을 개혁으로 몰아가는 것일까. 정치권은 재벌기업이 경제 세력화돼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있고, 공정한 시장경제에서 자신들의 경제 권력을 오남용해 더 많은 부를 축적,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설령 그렇다면 지금까지 정부나 정치권은 이를 보고도 수수방관했단 말인가. 직무유기 아닌가. 문제가 있다면 그때그때 법과 제도로 바로 잡아야지 굳이 선거철에 와서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해결하려고 하는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경제민주화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경제를 민주화 한다’는 의미인데 아무리 봐도 애매모호하다. 어떻게 경쟁이 생명인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경제 활동에 민주주의를 적용해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권리를 갖게 한다는 말인가. 1원1표가 아닌 1인1표 주의로 간다면 누가 일할 의욕을 갖겠는가.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리 없다. 경제는 생리상 원래대로 자유롭게 놔둬야 활기가 넘치고 발전하지, 인위적으로 정부가 통제하고 개입하면 위축되고 쇠퇴한다.

경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지 정치 논리로 풀 수 없다. 그런 뜻에서 경제민주화는 ‘경제자유화’가 더 맞는 말이다. 따라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은 별개의 문제이지 경제민주화가 곧 재벌개혁을 뜻하진 않는다. 국민 정서를 이용해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겠다는 욕심에서 나온 포퓰리즘 용어가 아닐까 싶다.

정치권이 비판하고 있는 재벌의 경영 시스템도 기업 스스로가 만들어 낸 작품이 아니다. 과거 역대 정권이 기업 경쟁력을 높여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만든 결과물이다. 이 시스템으로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됐다. 그러나 이젠 용도 폐기 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 경제는 누가 이끌어 가는가.

성장 없이는 복지, 경제민주화도 없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우리가 생존하려면 기업가 정신이 더더욱 필요하다. 최근 루이비통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가 추진하고 있는 고소득자 최고세율 75% 추진방침이 싫어 그보다 세율이 낮은 벨기에로 국적을 옮겼다. 이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건 사실 재벌 개혁이 아니다. 온갖 비리와 불법이 판치는 정치권을 개혁하는 것이 더 급선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듯이 정작 자신의 문제는 인식 하지 못하면서 남 탓만 한다면 경제민주화는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 재벌 개혁보다 정부나 정치권, 언론 등 권력 집단의 개혁이 앞서야 한다.

홍보인 관점에선 기업이 왜 개혁의 1순위로 떠올랐는지, 지금까지 자신의 역할은 어땠는지 반성 해보고 왜곡된 재벌 이미지를 바로 잡고 기업의 참 모습 알리기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하리라고 본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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