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보도닷컴, 성공적 론칭을 위한 조건
반론보도닷컴, 성공적 론칭을 위한 조건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2.09.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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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여야가 표심잡기에 나선 가운데 현 정부 들어 재벌에 부의 집중화와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정치권이 그 화살을 대기업으로 조준하며 연일 경제민주화를 부르짖고 대기업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여야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재벌에 대한 공격은 예상되는 시나리오며, 여당 박근혜 캠프의 두 경제 브레인간에도 경제민주화와 시장경제파로 갈려 다툼을 벌였지만 대선출정 공약을 보니 경제민주화파가 승리한 듯하다.

대기업들 입장에선 억울하지만 맞받아칠 수도 없고, ‘이 나라를 이 만큼 먹고 살만하게 만든 이들이 누군데?’ 라고 하소연을 우익언론의 입을 빌려 간간히 전하고 있을 정도다. 궁여지책으로 전경련 산하 국제경영원에서 내놓은 국회의원 자녀상대 캠프계획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시작하기도 전에 좌초됐다.

전경련은 한편으로 사이비 인터넷 언론들이 유명 포털사이트 게재를 무기로 허위기사, 부정적 기사를 남발하자 그 동안 수차례 논의만 됐던 ‘반론보도닷컴(이하 반론닷컴)’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광고와 협찬 압박에 시달리다 못한 대기업들이 전경련 산하 광고주협회를 통해 반론과 해명을 전문적으로 게재하는 반론닷컴을 만들어 사이비언론의 횡포에 정면으로 승부 하겠다는 것이다.

협회는 미확인 및 음해성 보도에 대해 회원기업들의 반박과 해명내용을 반론닷컴에 게재해 사실과 다른 정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지만 이 사이트가 출범하고 제대로 정착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 반론닷컴이 빠른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갖춰야 할 조건들이 있다.

첫째, 콘텐츠가 투명하고 진실해야 한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내용이 팩트가 없고 해명성, 변명성 글에 불과하다면 단순한 반론게시판에 머물고 말 것이다. 홍보팀이 아닌 담당부서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진실한 팩트를 내어줄 지도 의문이다.

둘째, 공정한 잣대로 자료를 판단해야 한다. 사이비언론의 기사라도 팩트를 과장하거나 과거 내용을 새로운 것처럼 포장하거나 제목을 기업측에 아프게 뽑았을텐데, 기업 관계자 말만 믿고 그대로 올리면 정론 언론조차도 이를 반론으로 인정해주지 못할 것이다.

셋째, 사이트 자체가 공신력 있는 파워를 가져야 한다. 포털에도 사이비언론들과 함께 올라 대결을 벌이고 기존의 정론 언론들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상당기간 파워가 있는 기존 언론들과의 게재제휴로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넷째, 소송에 대비한 인력과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대화를 통한 해결이 안되거나 중재를 통해서도 해결이 안되면 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기업과 사이비언론이 소송을 벌이겠지만 반론닷컴도 소송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마지막으로 반론닷컴 자체에 대한 홍보활동도 활발히 해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SNS등을 이용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사이비언론을 통해 기사를 접한 네티즌, 모바일러 들이 반론을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들이 반론닷컴이라는 무기를 만들어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힘없는, 노하우 없는 중소기업도 끌어들이고 무소불위의 언론에 대항하는 개인들도 참여해 반론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사이비언론뿐만 아니라 조·중·동이나 지상파 등 대형언론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반론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4대 매체 위주로 PR활동 할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기업들도 SNS 기업계정을 만들어 소비자들, 고객들과 직접 대화하고 있어 일종의 매체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사내에서만 원보이스팁(One Voice Tip)을 만들어 배포할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적극적으로 배포해 SNS를 통한 직접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나쁜 언론 리스트’를 발표해 사이비언론에 겁을 주고 퇴출시키는 것도, 반론닷컴을 통한 항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활동들이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 속에 추진돼야 하며, 기업들 스스로가 이들에게 꼬투리 잡힐만한 일들을 처음부터 벌이지 않는 것이다.

재무팀, 기획팀, 영업팀 등에서 일을 벌여 놓고 홍보팀에게 이를 막거나, 반론닷컴을 통해 기사를 바로 잡으려는 행위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사이비언론의 폐해로 직장을 마감한 많은 퇴임 홍보임원들을 위로하며,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반론닷컴의 성공적인 안착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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