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호기심에 테러 당한 네이버 ‘초토화’
네티즌 호기심에 테러 당한 네이버 ‘초토화’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2.08.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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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위권 민망한 검색어 도배…성인인증 시스템 논란 불붙어

[The PR=이동익 기자] 지난 21일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안철수 룸살롱 박근혜 콘돔 등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들의 이름 뒤에 민망한 단어들이 오르내리며 그야말로 테러를 당했다상황은 제대로 수습되지 못하고 오늘 오전 현재까지도 '박근혜 콘돔'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그 여파가 상당하다.

▲ 지난 21일 오후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는 '콘돔', '룸살롱' 등 민망한 단어로 도배가 됐다.
    테러의 근원지는 언론이었다. 이날 각 언론은 월간지 신동아’ 9월호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는 증언이 있었다는 기사를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했는데, 그 바람에 네이버에 안철수 룸살롱’, ‘안철수 룸싸롱이란 단어가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부 네티즌들은 네이버를 겨냥해 검색어 성인인증 음모론까지 펼쳤다. ‘이명박’ ‘박근혜등 다른 정치인 이름과 룸살롱이란 단어를 함께 검색하면 성인인증을 받는데, 유독 안철수 룸살롱은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네이버에서 룸살롱을 치면 성인인증을 하라고 뜬다. ‘이명박 룸살롱’, ‘박근혜 룸살롱’, ‘정우택 룸살롱도 마찬가지다. 유독 안철수 룸살롱은 그렇지 않다. 수구 언론이 터뜨리고, 네이버가 퍼뜨리는 것은 아닌지라며 일부 네티즌들의 음모론에 동조하며 기름을 끼얹었다.

발빠른 네티즌들은 즉각 주 기자가 제기한 의혹을 확인해보고자 검색창에 박근혜 룸살롱’ ‘이명박 룸살롱등을 검색했고, 그 결과 이날 네이버 검색어 10위권 내에는 무려 8개가 민망한 키워드로 도배가 된 것이다.

사태 수습에 나선 네이버,  아마추어 해명이란 빈축 사

네티즌들에 의해 네이버 음모론 제기와 함께 검색어 테러를 당하자, 네이버 측은 사태 수습을 위해 해명에 나섰다.

네이버 검색본부의 양미승 팀장은 이날 오후에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려 검색량이 일정 수준을 넘고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있는 경우 성인 인증을 해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방증으로 안철수 룸살롱을 비롯해 박근혜 룸살롱’, ‘이명박 룸살롱의 키워드가 검색어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어 양 팀장은 이전에도 박근혜 콘돔의 사례처럼 성인인증 키워드라 하더라도 일정량의 검색이 되고 언론 보도가 있는 경우 똑같이 인증을 해제한 바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 안철수 룸살롱 검색에 대한 '정치적인 의도'라는 네이버 음모론에 네이버는 공식블로그를 통해 해명을 했지만, 이 해명은 논란만 더 부추겼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은 네티즌들의 호기심만 부추겼다. 과연 성인 인증이 되는지 일제히 박근혜 콘돔을 검색한 것이다. 이에 검색량이 늘어 박근혜 콘돔안철수 룸살롱을 제치고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까지 했다.

민망한 키워드가 연신 네이버에 도배가 되자, 부랴부랴 김상헌 NHN 대표까지 나섰다. 김 대표는 같은날 공식블로그를 통해 "관련 부서와 다각도로 정책을 검토한 결과 '뉴스 기사'는 성인 인증할 필요 없이 검색 결과로 노출될 수 있도록 개편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유해해 보이는 검색어라도 검색어가 포함된 맥락이 제각각일 수 있고, 성인 또한 관련 기사를 보기 위해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반드시 로그인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뉴스 자체를 '청소년 유해 단어'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고 뉴스는 가장 기본적으로 신뢰할 만한 콘텐츠"라며 뉴스 기시 외 검색에선 청소년 유해 단어에 대한 운영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김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의 검색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있어야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아무리 성인 키워드라도 검색량만 폭주하면 성인인증이 자동 해제되기 때문에 악용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도 다음, 네이트 등 다른 포털사이트처럼 성인 관련 용어가 나올 경우 필터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날 다음의 실시간 검색순위에는 '박근혜' '안철수'만 올라 있었지 룸살롱이나 콘돔 같은 민망한 단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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