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신문의 위기, 자발적 광고가 사라지고 있다…
종이 신문의 위기, 자발적 광고가 사라지고 있다…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2.06.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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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요즘 신문사 광고 국장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신문 지상에서 자발적 광고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톱클래스 신문의 경우는 예외다. 그래서 광고를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어쩔 수 없이 편집국에 기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왜 그럴까?

불경기 탓도 크지만 사람들이 종이 신문을 보지 않고 인터넷에 들어가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신문을 보기 때문이란다. 광고의 대이동도 시작되면서 이른바 3류 지에 실리는 광고가 2류 지로, 또 2류 지에 실리는 광고는 1류 지를 향해 각각 옮겨 갔다. 3류나 2류 신문 광고가 1류로 몰려 가다 보니 자연히 2류, 3류 지에는 눈뜨고 자발적 광고 찾기가 힘들어졌다. 마지 못해 교환 광고나 편집국에서 도와주는 협찬 광고로 하루하루를 메워 나간다.

기업의 마케팅부서 광고 담당자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종이 신문에 제품광고 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광고를 해도 문의도 별로 없고 소비자 반응도 시원치 않다” “오히려 그 예산으로 온라인, 모바일 광고에 투자하면 적은 비용으로 종이 신문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신문 광고를 해보면 반응이 썩 좋지 않다. 오히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를 통해 입소문을 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쓸데없이 무차별적으로 광고 하는 것보다는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집중 공략 하는 게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줄이고 효과도 만점이기 때문이다. 한 때 인기가 높았던 무가지 종이신문도 요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웬만하면 지하철 내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지, 무가지 신문을 보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광고에서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광고의 등장이다. 종이광고는 단발성으로 인쇄와 함께 그 생명력이 끝이 난다. 그러나 디지털 광고는 수시로 수정·교체할 수 있으며 동영상에 입체감은 물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능까지 수요자 반응을 손쉽게 파악한다. 여기에 착안해 지난해 잡지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볼 수 있는 디지털매거진 포털이 등장, 새로운 광고매체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문사 광고의 불황은 ‘책 광고’와 ‘자사 광고’ 등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주말판 신문을 보면 예외 없이 이런 광고들이 즐비하다. 광고의 어려움은 신문사 편집국과 기업 홍보팀에게 많은 고통을 준다. 기업의 마케팅 부서는 철저히 효과를 전제로 하기에 영향력 없는 매체는 거들떠도 보질 않지만 홍보팀은 다르다. 이들 매체와의 기사 관련 유대관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래서 대부분 기업들은 두 부서간에 역할 분담을 한다. 홍보팀은 2류 지 이하를 맡고 마케팅은 1류 지를 맡는다. 그러나 새로운 매체가 홍수를 이루고 예산은 한정돼 있어, 홍보팀 광고 담당자와 책임자들은 쇄도하는 광고 부탁에 몸살을 앓는다.

신문사도 비상이 걸렸다. 자구책으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편집국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편집국장을 광고국장으로 발령을 내는가 하면 예비 산업부장도 마케팅부서 근무를 반드시 거치게 했다. 지금 각 언론사의 광고 국장들 면면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기자 출신이다. 기자시절 쌓아 놓은 인맥을 회사가 적극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 보니 갑자기 편집국장에서 광고국장으로 발령을 받은 국장들은 황당해 한다.

어느 신문사 편집국장 출신의 한 광고국장은 “기자로 들어와 인생 ‘갑’으로만 살 줄 알았는데 ‘을’로 살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 “처지가 바뀌니까 인심도 확 달라진다”며 상처 입은 자존심에 분개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수모를 일찍 당해 망정이지 은퇴 후 당했더라면 더 심한 상처가 됐을 거다. 아무튼 인생살이에 정말 좋은 경험이 되고 있어 후배 기자들에게도 적극 권유 하고 있다”고 말한다.

종편 등장 이후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는 광고 시장, 그렇다 보니 ‘안면영업’에 더 주력 할 수밖에 없는 종이 신문의 현실. 오늘도 ‘집 나간 자발적 광고는 언제쯤 되돌아올까?’ 하고 학수 고대하고 있지만 지금 기업에선 광고 책임자를 3개월에 한번씩 교체하자는 농담이 오간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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