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원이 만족해야 고객도 행복
[인터뷰] 사원이 만족해야 고객도 행복
  • 주정환 (webcorn@the-pr.co.kr)
  • 승인 2010.07.19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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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국내 사내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신호창 서강대 교수를 꼽을 수 있다. 신 교수는 수년간 국내 대기업들의 컨설팅을 주관하면서 설문조사하고 진단하고 분석하고 또 실행을 이끌어 왔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국내 기업들의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고 있는 근본적 이유라면?
“동북아에서 한국인만큼 동양적 사고가 강한 국민은 없을 겁니다. 유교문화가 중국에서 나왔지만 제일 잘 유지시키는 게 바로 한국입니다. 한국인 고유의 문화가 한국인들의 조직문화에 깊숙이 파고 들어가 있어서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한국인의 문화가 기업문화보다 훨씬 더 강력하기 때문인 거죠. 그러다보니 각 기업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똑같이 가지고 있어요.”

대기업 중심으로 사내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시키려는 노력들이 많이 엿보이는 것 같은데요?
“SK, 현대카드, 삼성전자 등 모두 열심히 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계가 보이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CEO 중심에 지속적이지 않고 관리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대부분 기업들의 수준입니다. 대개 기업들이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하면서도 대개 사장 중심으로 사고방식을 밑에 그대로 전파시키는 그런 우를 범하고 있어요. 사내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직원 중심의 시각에서 전략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는 겁니다.”

글로벌 기업들과 한국기업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미국 기업들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구글이나 GM, GE 등이 잘한다고 하는 이유는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게 수직 수평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이미 문화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어느 회사를 가든 주눅 들지 않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요. 또 미국인들 사고 자체가 조직에 무조건 순응하고 그러지 않거든요. 지금 우리 젊은 세대들은 과거와 달리 자기 할 말 다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회사에 가서 하고 싶은 말 다 못합니다. 그런 습관을 고치지 않고 ‘여러분 말 편하게 하세요. 트고 얘기합시다. 커뮤니케이션 활발하게 합시다’고 해 봐야 의미가 없는 거죠. 대학생들도 이미 학교에서부터 굳어 있어요. 나이 차에 따라 이미 서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상태에서 회사로 가면 또 똑같이 굳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올바른 사내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정착할 수 있을까요?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사회적인 문화와 연결돼 있는 부분이라 어떤 한 가지 방법론만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전담부서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10년 이상 꾸준하게 투자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장기간에 걸쳐 누적돼 온 문제를 하루 아침에 1개월 또는 1년 만에 해결한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각 기업에 두루 적용할 방법론 같은 건 없습니까?
“누구든 원포인트로 대안을 제시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의 사례를 분석하고 기업을 진단해 보면 공통적으로 20~30가지의 문제점이나 오류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류에 대한 처방도 각각 다르고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또 대기업, 업종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어느 한 상황만 가지고 전체를 아우르는 모델적인 방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 기업마다 진단하고 문제점을 찾아 그 기업 상황에 맞는 맞춤형 방법론을 적용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사내커뮤니케이션 툴의 진화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사보나 사내방송, 또 인트라넷 등을 통해 사내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내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기본 미디어는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의 태도,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먼저 바꿔 줘야 합니다.”

사내커뮤니케이션 에러의 궁극적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CEO가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밑에까지 내려갈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CEO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사원들의 생사여탈건에 대해 심각하게 얘기를 하더라도 사원들 밑바닥까지 그 메시지가 안 갑니다.
이건 인간의 심리적인 구조적 문제예요. 인간의 호기심은 바로 직속상관이 해 주는 말에 영향을 받습니다. 몇 단계 거쳐 회장, 사장이 얘기하는 것은 생각보다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면 경영진 입장에서는 내 말을 왜 못 알아 듣는지 또 왜 중요하게 생각 안 하는지 갑갑해하죠. 시각을 직원의 시각에서 해결하려고 해야지 상위층의 시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절대 해결이 안 됩니다.”

벤치마킹할 해외기업을 든다면요?
“10여 년 전 어느 미국학자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더군요.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아주 큰 범위의 문제이고 또 기업마다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롤 모델이나 어느 사례를 벤치마킹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다. 잘못된 어프로치다’라고 잘라 말하더군요. 저도 학교 강의시간에 외국사례를 벤치마킹하곤 합니다만 우리 기업이 개발하려고 할 때 외국 사례를 따라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내커뮤니케이션은 기업성장과 직결돼 있어요.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잖아요. 마케팅 하고, 좋은 상품 만들고 연구하고 이 모든 과정이 사원에 의해 이뤄지잖아요. 그런데 사원이 만족하지 못하면 절대 제대로 된 서비스가 나올 수 없죠. 이젠 연구 부문과 생산 부문 마케팅 부문이 모두 협업을 필요로 합니다. 만족하지 않은 사원이 고객을 행복하게 할 수도 없고 지속될 수도 없는 겁니다. 부서간에 협업이 원활하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연구 생산 마케팅이 안 됩니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 2만달러 시대로 못 넘어간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옛날에는 좋은 물건 만들면 팔리는 하드웨어 시대였지만 소프트웨어 시대로 넘어오면서 사내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겁니다. 2만달러를 뛰어넘어 우량기업으로 가려면 사내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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