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혈연과 경쟁력
학연·지연·혈연과 경쟁력
  • 최환규 (admin@the-pr.co.kr)
  • 승인 2010.06.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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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규의 갈등 코치

몇 년 전 실시된 어떤 설문에서 직장인들의 80% 정도가 ‘자신의 능력을 회사가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내용이 있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능력과 회사가 바라보는 자신의 능력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가 직장인들로 하여금 회사에 불만과 갈등을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몰라주는 상사에게 ‘섭섭함’을 느끼게 되면서 관계가 소원해지고, 상사는 상사대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부하에 대해 ‘주제도 모르고…’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서로를 존중하기 보다는 무시하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면 서로에게 신뢰가 사라지고, 불신하게 되고 상대를 비난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지인들에게 얼마나 상대가 합리적이지 못한지를 알리면서 자신의 서운함을 호소하게 된다.

얼마 전 지인과 저녁을 먹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우연히 지인의 통화 내용을 듣게 되었는데 누구를 어느 부서로 보내고 다른 부서의 누구를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갈등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자로부터 코칭을 받고 있어 필자도 부서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통화 내용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결론은 자신이 평소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부서원을 다른 부서로 보내고 다른 부서에서 일 잘한다고 소문난 직원을 자신의 부서로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일은 어느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경우일 것이다.

원칙과 기준 정해 선의의 경쟁 유도

‘사람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자신에게 얼마나 이익이 되는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다. 결국 상사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부하를 좋아하고, 부하는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상사를 따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자신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학연·지연·혈연이라고 하는 집단이 바로 이해관계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천안함 사태 때 정식 보고라인보다 비공식 보고라인에 먼저 보고한 이유가 ‘자신의 장래에 누가 더 도움이 되는가?’가 판단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해 집단의 결속력이 강하게 되면 그 집단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게 마련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신과 학연·지연·혈연이 일치하는 사람에게 좀 더 관심이 가게 되고, 그들과의 인연이나 의리 때문에 회사의 주요 보직에 임명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회사의 처사에 불만을 갖게 되고 이는 집단 갈등으로 번지게 된다. 이런 갈등이 심화되면 특정 집단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들은 더 이상 회사에서 발전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고 회사 내에서 발전할 노력을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은 명확하다.

물론 자신이 신임할 수 있는 사람, 친한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사람이 같다. 하지만 객관적인 기준 없이 사람을 평가하게 되면 다른 직원들의 의욕을 떨어뜨려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아무리 내가 역량을 기르면 뭐해. 어차피 승진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와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 열심히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라인’에 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회사의 분위기는 선의의 경쟁보다는 상대 라인의 허물을 들춰내는데 집중하게 되면서 회사는 분열되기 시작하고 결국은 회사가 망하는 최악의 결과도 가져온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납득하는 ‘원칙과 기준’을 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조직원들이 자신이 승진하기 위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모든 조직원들에게 공개해 구성원들이 원칙과 기준을 공유하는 방법이다. 학연·지연·혈연은 능력 평가에 대한 원칙과 기준 없이 상사의 임의적인 판단기준이기에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내가 노력하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험담하기 보다는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게 되면 저절로 학연·지연·혈연이 우대받는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풍토가 생기면서 회사의 경쟁력은 저절로 향상될 것이다.

● 최환규 코칭엔진 대표

coaching365@naver.com


고려대/

고려대 일반대학원/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일본 Kyoei System Bureau/

한국액션러닝협회 인증코치/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국제코치협회(ICF) 인증코치(A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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