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의 세계 시장 성공, 치밀한 글로벌 PR전략이 관건
K-pop의 세계 시장 성공, 치밀한 글로벌 PR전략이 관건
  • 최영택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9.0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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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전경련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질타를 당하고 있는 순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한 경영학회에서 강소기업가상을 수상하고 경영학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강연에서 이제는 문화가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한류(韓流)가 한국을 버추얼네이션(Virtual Nation: 가상국가)의 중심으로 만들 것” 이라고 새 화두를 던졌다. 또한 “파리 SM공연에 열광했던 프랑스 팬은 사이버 세상에서는 SM국민이 되는 셈” 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가 이제는 케이팝(K-pop) 열풍을 통해 동남아와 일본을 거쳐 프랑스 파리에까지 진출했다. 한류는 이제 한 순간의 바람이 아니라 태풍과 같은 위력으로 세상을 강타했고, 그 후폭풍은 전세계로 이어질 기세다. 국내 연예계는 이러한 호기를 살려 케이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세계로 전파하고 정착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럴려면 그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TV미디어와 인터넷, 그리고 시간과 국경의 장벽도 없이 전세계로 순식간에 퍼뜨리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PR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 일류제품들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글로벌 마케팅과 PR전략을 벤치마킹해 글로벌한 연예기획사로 거듭나야 한다.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차원 전술 펼쳐야

지구촌 어린이들이 꿈꾸는 직업은 나라마다 처해진 환경과 사회, 문화인식에 따라 다르다. 일본의 여자아이들은 식당주인, 남자어린이는 축구선수였고, 미국의 미취학아동들은 스파이더맨, 6세 이상은 소방관이나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한다. 중국은 기업CEO를 꼽은 데 비해 한국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은 2007년부터 연예인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 이유는 ‘멋져 보여서’ 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너도 나도 대통령이나 과학자가 꿈이라고 하던 시절에 비해 매우 현실적인 꿈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한국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인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음악을 하거나 춤을 추는 연예인들을 비하해 ‘딴따라’ 라고 불렀다. 그리고 특히 선비집안에서 딴따라를 한다고 하면 집안 망칠 놈이라고 보따리 싸고 다니면서 말렸는데, 이제는 돈다발을 들고 다니면서 연예학원에 다니고 기획사에 줄을 대느라 살림도 제쳐 놓고 자식 따라다니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최근 연예기획사들의 신입사원 채용에 고학력 인재들이 몰린다고 한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K팝과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연예기획사들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지망생 가운데는 소위 SKY로 불리는 일류대 출신들이 30%를 넘고, 해외 유명대학 출신들도 20%를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예계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이들이 들어가서 활동할 기획사들의 조직과 인프라 등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의심스럽다. ‘슈퍼스타K’ 에서 시작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 로 이어지고 최근 해외 케이팝 스타 발굴을 위해 시작한 ‘서바이벌 오디션 K팝 스타’ 해외오디션 지원자가 하루 만에 1천 명을 돌파했다는 보도다. 이러한 방송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연기 및 음악학원에는 재능과 끼 외에도 성적이 좋은 모범생 출신 연예인 지망생들의 지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케이팝을 주도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가 오산에 대규모 한류스타 양성소 건립을 추진하고, 태국에 SM소속 가수들의 음반과 디지털 음원 유통, 콘서트 개최 등을 담당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해외공연 차원이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로 나서는 것이다. 국내 연예기획사들이 세계로 나가 글로벌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사업전략과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성공할 수 있다. 케이팝이라는 상품을 전세계에 론칭하고 해당 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치밀한 분석과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첫째, 장기적인 비전과 PR전략을 세우고 진출해야 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00년부터 중국에서 일본으로, 미국으로, 프랑스로 순차적으로 공연을 성공시켜 나갔고, 독특한 콘셉트인 문화기술(CT)에 근거한 3단계에 걸친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즉, 1단계 : 문화상품 수출, 2단계 : 현지회사 혹은 연예인과의 합작, 3단계 : 합작회사를 통해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CT를 전수하는 식이다. PR전략 가운데는 신규 트렌드를 창조하거나, 언론의 관심을 끄는 티저(teaser) 캠페인 전략,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행동유도전략 등이 연예기획사에 적용될 수 있겠다. 최근 케이팝에 대해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판에 박힌 듯한 외모와 훈련에 의해 끼워 맞춰진 춤, 가창력 없는 노래실력을 비판하는 소리도 들려온다. 이런 부정적인 면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PR전략도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PR 커뮤니케이션 전술을 잘 선택해야 한다.

세계 고객들과의 상표 접촉점을 찾는 것은 나라마다 문화와 사회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광고도 필요하겠지만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차원에서 언론PR과 더불어 판매 촉진,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미디어 이용도 케이팝의 주요 고객층인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전술을 펼쳐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전파력이 빠른 트위터를 통한 플래시몹 전술이나 네트워크성이 좋은 페이스북을 통한 커뮤니티 구성, 그리고 영상과 음성 전파와 검색기능이 뛰어난 유튜브를 통한 뮤직비디오와 앨범 소개 등을 들 수 있겠다.

셋째,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한 PR조사와 고객관리이다.

세계 어느 나라건 기업들은 고객정보와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연예기획사의 경우도 PR조사와 마케팅을 위해 현지회사들이나 합작회사들을 통해 공연 입장권이나 앨범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PR활동을 하기 전과 후의 조사활동이 필수적이다. 또한 마케팅에 이용하기 위해 고객 프로파일과 반응, 구매패턴과 구매경로, 상표접촉과 우선순위, 소비자 관심 등을 꾸준히 분류하고 분석해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 또한 고객을 유형화하고 시장을 세분화하는 것도 필수적이며, 소비자 조사보고서의 통계 데이터보다도 소비자의 체험에 따른 소비자 통찰(consumer insight)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넷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PR을 펼쳐야 한다.

앞에서 얘기한 IMC의 패러다임에서 보면 마케팅의 본질은 교환(exchange)에서 관계(relationship)로 바뀌었다. 특히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단순히 입장권이나 앨범을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구매와 고객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마케팅의 목적도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브랜딩이므로 브랜드 매니지먼트, 브랜드 PR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SM이라는 브랜드가 오염되지 않도록 세계 각국에 등록을 하고 무단 침해 시에는 법적인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콘텐츠 관리와 보호에도 철저해야 한다.

연예기획사에 있어 콘텐츠는 가수들과 음원이다. 가수 개인들의 블로그와 사이트, 소셜 계정의 경우 전담자나 대행사를 두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수들과의 계약 등도 이제는 글로벌한 차원에서 재고해야 한다. 일례로 동방신기의 불공정계약에 대한 항의에는 세계 40여 개국 팬들이 동참했으며,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들은 ‘노예계약’ 의 근절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획사는 또한 영상과 음원 등 콘텐츠에 대한 특허권과 지적재산권 보호에 주력해야 하며, 고객들의 작은 소리라도 놓치지 않고 경청하고 이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 같은 장치도 진출한 나라의 언어별로 갖춰야 한다.

여섯째, PR활동과 커뮤니케이션 결과를 투자수익으로 평가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인한 매출효과 차이를 투자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으로 나누어 얼마의 투자수익을 얻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예기획사가 해외에 진출할 경우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투자도 필요하지만 어느 시점을 정하고 PR활동과 마케팅, 이벤트 등 투자에 대한 수익평가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의 활동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일곱째, 대기업의 해외PR전략을 벤치마킹 해야 한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대기업들은 세계 초우량 제품들을 만들어 이미 세계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스포츠 마케팅을 비롯한 해외PR활동과 위기관리PR 등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기업 홍보의 노하우를 터득하고 이들의 PR조직을 벤치마킹 하는 한편, 해외PR 인력을 스카우트하거나 양성해 빠른 시간 내에 해외PR활동을 펼쳐야 한다. 그때 그때 순발력 있는 홍보보다 처음부터 일관성 있는 홍보전략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류가 일본이나 동남아에 그치지 않고 유럽과 미국에도 진출해 세계 속의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한국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케이팝을 비롯해 다양한 한국 문화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수출효자 상품으로 대박을 터뜨리기를 기대해 본다. 비틀즈에 버금가는 케이팝 스타가 나와 전세계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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