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적’ 파워블로거를 만든다
‘우호적’ 파워블로거를 만든다
  • 이문종 (roy@the-pr.co.kr)
  • 승인 2010.06.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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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 임직원·대학생·충성도 높은 블로거 타깃

기업들이 외부에 있는 파워블로거들을 ‘모시는’ 것 못지않게 사내 임직원들을 우호적인 파워블로거로 키우려는 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수많은 임직원들 가운데도 파워블로거에 버금가는 실력이나 잠재력을 갖고 있는 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입도선매’ 식으로 대학생들을 우호적인 파워블로거로 육성하려는 기업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사의 기업블로그에 자주 찾아오는 충성도 높은 고객, 특히 일반 파워블로거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면서 이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른바 ‘이삭 줍기’식 홍보전략도 빼놓지 않는다. 자사 브랜드에 로열티가 높은 고객이나 파워블로거들이 온라인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이문종 기자 roy@the-pr.co.kr


지난달 14일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전국 각지 사업장에서 올라온 임직원들이 디지털시티 내 한 모임장소에 속속 몰려 들었다. 삼성전자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들이지만 처음 만나 서로 서먹해하면서도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이들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가 올 2월 오픈한 기업 블로그 ‘TURN ON TOMORROW(턴 온 투머로우/ http://www.samsungtomorrow.com)’를 통해 고객들과 적극 소통하기 위해 선발한 대표적인 사내 블로거들로 72명에 이른다. 5월 14일에 이들 72명의 삼성전자 사내 파워블로거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공식 발대식을 갖고 이들을 환영하기 위한 첫 모임이 열린 것. 바로 ‘2010 삼성전자 블로거스’ 발대식이다.

삼성전자 본사 홍보팀에서 활약 중인 한광섭 상무(홍보기획그룹장)가 환영사를 한데 이어 72명의 임직원 블로거스들에게 기업블로그를 소개하고, 기업블로그와 임직원 블로거스들의 목적과 앞으로 해야 할 활동 방향, 계획에 대해 자세히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실제로 현장에서 일어났던 사례를 들어가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들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공감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72명의 사내 블로거스들에게 ‘위촉장’을 나눠 줬으며, 발대식 뒤에는 인근 식당 하나를 통째로 빌려 서로 음식과 술을 나누며 화끈한 뒤풀이까지 잊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들 임직원 블로거스들이 기업블로그를 통해 회사 이야기뿐 아니라 IT, PR, 마케팅, 광고, 취미, 문화, 예술, 음악, 연예, 기술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턴 온 투머로우’ 안에 ‘72 Blogers’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줬다.

삼성전자, 임직원 72명 블로거스 활동 개시

“제가 가진 에너지를 200% 발휘해 독특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전하는 스토리텔러가 되겠습니다.”“삼성전자가 가진 풍부한 문화적 감성을 다양한 이야기로 즐겁게 풀어내겠습니다.” “평소에 하우젠을 너무 좋아해 삼성전자 블로그 스토리텔러로 지원했고, 합격해 기쁜 나머지 요즘 날아다니고 있답니다. 열심히 잘 해보겠습니다.” “앞으로 저만의 색깔이 담긴 삼성전자의 스토리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대학생 14명으로 구성된 ‘스토리텔러’ 1기를 선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들 14명의 대학생은 72명의 임직원 블로거스들과 함께 기업블로그에 자유롭게 글을 올리며 삼성전자와 고객들이 보다 잘 연결되고 소통하게 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는 삼성전자의 국내외 행사나 강연을 취재하고 그 뒷이야기들을 블로그에 게재할 수 있는 필진 자격이 주어진다.

삼성전자의 기업블로그 ‘턴 온 투머로우’는 초반 임직원들의 댓글이 많았으나 콘텐츠가 늘어가면서 고객의 댓글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턴 온 투머로우’는 ▶세계·세계인(Cosmopolitan)-세계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삼성전자의 활동 ▶다이나믹 스포츠(Dynamic Sports-스포츠 스폰서십 활동과 각종 스포츠 이야기 ▶오픈 스퀘어(Open Square)-함께 나누고픈 일상과 재미있는 이야기들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s)-핫이슈가 되는 제품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해외 컨퍼런스, 전시회 이야기 ▶피플 스케치(People Sketch)- 삼성전자를 만들어가는 임직원과 가족들 그리고 삼성전자의 제품을 아껴주고 선택한 고객들의 이야기 ▶마음과 마음(Warm Hearts)-기업시민활동을 통한 사회공헌 그리고 굿 파트너십의 시작,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친환경 활동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LG전자, 외부 블로거 12명과 정기 교류

LG전자는 지난해 3월 자체 기업블로그 ‘THE BLOG(더 블로그/ http://blog.lge.com)'를 오픈하고 내부 임직원 12명으로 구성된 필진 블로거들을 통해 우호적인 여론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들 12명의 내부 임직원 필진은 디자인, 테크놀로지, 피플, 컬처, 글로벌 등의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홍보팀 관계자는 “이들 사내 블로거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적인 역량을 보유한 사내 핵심 인재들로 구성됐다”면서 “블로그 주제인 ‘디자인’ 관련 테마를 발굴하고 해당 분야 업무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춘 과장급 멤버를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들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기에 이어 올해 LG전자 블로그를 이끌어갈 2기 필진 블로거들은 디자인(6명), 기술(2), 경영 일반 및 마케팅(4) 분야에 걸쳐 12명의 직원들로 이뤄져 있다. 이중 사내 홍보맨으로는 한국지역본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는 강일선 차장을 비롯, 김태민 글로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과장(글로벌 브랜드 전략과 광고업무 담당), 민세원 CSR그룹 대리(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및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업무 담당), 장세리 환경기획그룹 대리(친환경 전시와 홍보 담당)가 있다. 여기에다 홍보팀에서 디지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맡고 있는 정희연 차장과 장준규 대리가 블로그 운영팀으로 가세하고 있다. 특히 기업 블로그와 PR 2.0, 소셜 미디어 분야에 대해 전문가적 식견을 지닌 정희연 차장은 ‘미도리’라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LG전자는 또한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로 외부 블로거들로 구성된 ‘The Bloger(더 블로거)’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더 블로거’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단위로 활동하고 있으며, 1기 12명에 이어 현재 2기 15명이 활동 중이다. LG전자는 이들 외부 블로거들과 매월 오프라인 정기모임을 열어 업계 트렌드, 스터디, 세미나 등 블로거들이 관심있는 내용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정기적인 뒤풀이는 물론 체험단 등의 선정 시 우선권을 부여하기도 한다.

KT 임직원 21명을 블로거 필진으로

KT도 사내 블로거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트위터를 가장 잘 활용하기로 소문난 KT의 기업블로그 ‘olleh KT(http://blog.kt.com)'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뒤 21명의 임직원 필진들을 내세워 고객들과 소통 중이다. 이들 KT 블로거들은 각각 필명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경제경영연구소 소속인 윤지윤(Koreankimchi), 홍보실 소속인 김치현(Kimchi), IT서포터즈와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는 허정주(카르페), 홍보실 사회공헌 태스크에서 근무하는 강보배(보바티), 홈고객전략본부 소속인 최은경(은구) 그리고 홍보실 온라인 태스크에서 활동 중인 블로그 운영팀 1호 추광수(Dave), 역시 홍보실 소속으로 최근 들어 소셜 미디어에 큰 관심을 갖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문종원(카리사르)씨 등이 바로 그들이다. 또한 CC통합이미지 파트에서 디자인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진아람(처음처럼), Corporate 센터에서 광고제작과 바이럴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이수호(리키맛탕), 브랜드기획을 맡고 있는 김준식(eyejun), 글로벌 사업본부에서 해외 M&A를 담당하는 신필규(이스크라), 동해법인지사에서 핵심고객 및 중소규모 기업고객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김수연(상큼맹고)씨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21명의 KT 사내 블로거들은 홍보, 마케팅, 디자인, 연구소, 기획, 영업 등 각자 자신이 속해 있는 분야에서 다양한 소재로 KT의 생생한 소식들을 전하면서 고객들과 적극 소통에 나서고 있다. 특히 딱딱하고 일방적인 기업 메시지가 아닌 따뜻한 시선과 정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IT 트렌드, KT의 숨은 이야기, 직원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이벤트 카테고리를 추가, 고객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다.

KT는 트위터에 강한 기업답게 기업블로그를 연동해 고객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한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KT 각각의 트윗에 어떤 멘션이 달렸는지 ‘댓글보기’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재미있는 멘션을 고객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또 KT 팔로워들의 랭킹을 정해 매달 ‘올레’한 선물을 준다는 방침이다. 고객 참여를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소통한다는 KT의 소셜 미디어 전략에서다.

농심, 주부모니터·대학생 서포터즈 적극 지원

농심은 2008년 9월 기업블로그 ‘이심전심( http://blog.nongshim.com)’을 오픈한 이래 11명의 사내 임직원들을 선발해 고객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들 11명은 농심 블로그 필진으로서 실명으로 식품과 농심에 대해서라면 하루종일 쉬지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농심 전도사들’이다. ‘마음씨’란 필명으로 이심전심 블로그 에디터로 활약하고 있는 농심 홍보팀 현석 대리는 “다양한 부서와 다양한 직급, 다양한 경험, 경력을 고려했지만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운영해 본 경험이 블로그 필진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아무리 사내 임직원이라고 하더라도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등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함께 식견을 갖추지 않는 한 농심 전도사역을 맡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농심은 주요 고객인 가정주부들로 구성된 ‘농심 주부모니터’와 서울·경기 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농심 대학생 서포터즈’를 각각 운영하며 사회와 다각도로 소통 중이다.

농심 블로그 ‘이심전심’의 주요 카테고리는 블로그 관련 소식 및 아이디어를 나누는 ‘이심전심 알림방’, 식품과 삶 그리고 일상에 대한 단상 등 편한 이야기를 나누는 ‘도란도란 수다방’, 식품과 음식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나누는 ‘건강최고 지식’, 면 요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요기조기 농심이야기’, 농심 제품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는 ‘입맛작렬 제품이야기’, 글로벌 농심과 세계 음식문화 이야기를 나누는 ‘무한질주 해외활약기’ 등으로 짜여져 있다.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활성화

“5월 셋째주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를 소개합니다. 먼저 첫 번째 5월 셋째주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는 바로 소니 사이버샷 TX7과 일본 오사카 여행을 다녀오신 XX님이십니다. 다음 두 번째 히어로즈의 주인공은 친환경 에코TV 소니 브라비아 EX 700의 리뷰를 써주신 OO님이십니다~.”
소니는 누구나 참여하고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발 맞추기 위해 ‘소니, 스타일을 말하다( http://www.stylezineblog.com)’란 이름의 사내 블로그를 열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매주 블로고스피어(블로그 세계)에서 소니와 소니제품에 대해 재미있고 유익한 포스트를 찾아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로 선정하고 해당 포스트를 소니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다.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로 선정된 사람들에게는 영화예매권과 히어로즈 배지 등을 선물하는 등 ‘우군’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이들 대부분이 IT 가전 등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개인 블로거, 소니 마니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소니코리아 기업블로그를 운영하는 소니코리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과 기업홍보팀 직원, 객원 필진으로 구성된 ‘스타일지기’, 소니코리아 공모전 수상 경력의 대학생들로 구성된 ‘스타일 리포터’도 소니의 디지털 홍보 일선에서 뛰고 있는 ‘원군’들이다. 수많은 블로거들과 블로거들간의 충실한 가교 역할을 하며 그야말로 소니의 변화하는 스타일을 말하고 있는 것.

하이트, ‘하이팸’ 대학생 홍보대사 가동

“하이팸에 도전하라. 세계로 날아 올라라!”
하이트맥주는 하이팸(HIPAM-Hite Publicity Ambassador의 줄임말)이란 대학생 홍보대사를 ‘HITE’를 알리는 우호적 블로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9일 사이에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제5기 하이팸 신청을 받아 서류전형과 블로그 미션 수행 등을 거쳐 40여명의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4월 30~5월 1일 1박2일간 발대식을 가졌다.

이들 하이팸은 올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활동비를 받아 대학교 MT지원, 공장견학 홍보, 래프팅 행사 등의 캠퍼스 홍보 활동과 아이디어 제안, 마케팅 교육 및 미션 수행,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실전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하이트 알리기에 나선다. 미션 수행 우수팀에게는 상금과 함께 해외탐방 기회도 주어진다.

한편 지난해 5월 오픈한 하이트의 기업블로그 ‘BEER2DAY(비어투데이/ http://www.beer2day.com)’는 주변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 블로거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Life Style Magazine’을 추구한다. 블로거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내용을 담고, 블로거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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