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복실 여성가족부 대변인
[인터뷰]이복실 여성가족부 대변인
  • 염지은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05.28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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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부처 유일 국장급 Spokeswoman··· '에너자이저'

“국민과 정책담당자 잘 연결하는 ‘메신저’ 되고 싶어”


중앙부처 유일한 국장급 여성 대변인. 특별한 그녀를 인터뷰하기 위해 청계천로 여성가족부 건물로 들어섰다. 대변인실이 있는 8층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데 사무실 복도 유리문을 열고 나온 누군가“인터뷰하러 오셨죠?”하며 반긴다.“제가 이복실이에요.” 그녀였다.“아직 약속시간 안 됐죠? 제가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 제 방에 가 계세요~”첫 인사를 나눌 틈도 없이 서류 파일을 한 아름 든 그녀는 엘리베이터 층수를 힐끔 보고는 비상계단을 향해 총총걸음으로 뛰었다.
잠깐 마주한 찰나, 그녀에게서 느껴진 에너지는 그녀가 왜 중앙부처 유일한 국장급 여성 대변인으로 발탁됐는지 설명해줬다. 여성가족부 직원들은 그녀를 언제나 열정적이고 기운을 복돋워주는 ‘에너자이저’라고 평하고 있었다.

대변인실에 들어선 지 5분이나 지났을까, 그녀가 약속시간에 맞춰 숨가쁘게 다시 나타났다. 지난 3월 여성부에서 여성가족부로 새 출발하며 두 배로 커진 조직 내 그녀의 일상이 짐작됐다.

중앙부처 유일한 국장급 여성 대변인인데, 발탁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대변인 업무를 맡게 되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여성가족부로 재출범됨에 따라 여성, 가족, 청소년 정책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 정무장관실 시절부터 현재까지 여성가족부의 다양한 정책을 맡았던 점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변인 또한 저에게는 공직자로서 맡게 된 업무 중 하나이기에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구요. 다만, 자주 만나는 업무파트너나 사람들이 달라진 점이 가장 큰 변화이겠지요. 어려운 점이라면 대변인은 부내 사업부서와 국민의 수요를 잘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명감도 느끼고, 어깨도 무겁습니다.”

공직에 25년간 몸담으셨는데, 공직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여성가족부와의 인연은?

“1985년 총무처 수습을 시작으로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여성 취업이 제한돼 있던 당시 일단 취업을 하고 싶었고 공직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고 들어왔습니다. 여가부와의 인연은 총무처 수습 이후 지금의 교육과학기술부 소속 사무관으로 일했는데 1994년 여성부 전신인 제2장관실 근무에서 비롯됐습니다. 사무관 근무 당시 미국 유학 시절 교육학과 여성학 분야 스페셜리스트였던 지도 교수의 영향으로 여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제 의지에 의해 부처를 옮겼습니다.”

여성이라서 일하는 데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요?

“엄마이기 때문에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딸 둘이 있는데 보육시설이 없어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께 맡겨야 했어요. 하지만 일하면서 나 자신이 여성이라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습니다. 공직의 매력이라면 진입이 어려워 그렇지 능력으로 인정받는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차별도 우대도 받아 본 적은 없습니다만 여성가족부의 경우 여성 직원이 전체의 55%로 인사 예산 등 타 부처에서는 잘 안 맡기는 핵심 보직을 여성들이 맡고 있어 혜택을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부부처 대변인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ㆍ

“현재 활동하고 있는 중앙부처 여성 대변인은 병무청, 농촌진흥청 등 저를 포함해 셋인데, 국장급은 제가 유일해 관심들을 가져주시는 것 같습니다. 정부부처 대변인의 역할은 공보(公報)에 비중이 높습니다. 일반 사기업에 비해 홍보보다는 정책이나 사업을 국민에게 정확하고 널리 알리는 데 주목적이 있지요. 최근에는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공보 외에도 정책이나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정부부처에서도 온라인, 뉴미디어 등 다양한 홍보 전략과 수단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새 출발, 조직도 두 배로 커지고 예산도 많이 늘어난 만큼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여성가족부의 올해 중점 사업과 가장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요?

“여성가족부의 비전은 ‘일과 가정의 양립’입니다. 여성가족부로의 재출범은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등이 증가하고 가족 기능이 약화됨에 따라 가족문제에 대한 종합적·체계적 대처의 필요성, 미래 성장세대로서 보다 많은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청소년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구현을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올해는 특히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족의 삶, 일자리와 직결되는 유연근무제, 가족친화기업 확산을 통한 일과 생활의 조화, 가족돌봄 지원 확대, 아동·청소년의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등을 중점 추진하고자 합니다.”

직원들에게 기운을 북돋워주는 ‘에너자이저’라고 들었습니다. 매사 열정적일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국민에게 보다 나은 정책과 서비스를 입안했을 때의 보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한 배를 탄 직원들의 응원, 모두가 열정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가족부가 타 부처에 비해 소수의 구성원으로 꾸려지다 보니,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일당백을 해냅니다. 직원들의 기운을 통해 저도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멘토가 있으시다면요?

“그동안 11분의 장관님을 모셨는데, 모두가 기억에 남습니다. 여러 여성 장관님들을 보필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성장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현재 여성가족부 장관님이신 백희영 장관님께 깊은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부임하신 지 8개월 되셨는데, 오시자마자 업무를 빠르게 간파하시고 ‘퍼플잡’으로 불리는 유연근무제를 중점 과제로 삼고 소신 있게 추진해 나가시는 행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가족·청소년 업무를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여성가족부로 재출범하는데 크게 기여하셨구요.”

본인만의 능력과 커리어를 쌓기 위한 노력과 함께 여성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것을 싫어하고 발전시키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려 하죠. 직원들, 외부 전문가 등과 상의하고 자원을 활용하다 보니 결국 내 것이 됐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20대 때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기반을 성실하고 착실하게 다져야 합니다.”

어떠한 대변인이 되고 싶으십니까?

“정부부처 대변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부처 정책을 국민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국민과 정책담당자들을 잘 연계하는 ‘메신저’가 되고 싶습니다. 먼저, 여성가족부 내 각 부서 정책과 사업을 정확하게 잘 이해해 국민들에게 시의적절하게 알기 쉽게 전달해 정책 이해도를 높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언론이나 여론을 잘 읽어 정책에 대한 수요를 발 빠르게 부 내로 전달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산출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현안이나 이슈마다 국민들이 궁금하고, 필요한 순간에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여성가족부의 정책 추진상황 및 계획, 장관님의 의지 등을 발 빠르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인생관 및 5년, 10년 후 미래 모습은 어떻게 그리고 계십니까?

“공직에 몸담아 온 지난 시간이 그러했듯이 앞으로의 시간에도 저의 바람은 변함없습니다.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 소신 있게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자’가 소박하지만 제 철학입니다.”

여성PR인으로서 각계 PR인들과 함께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기회가 된다면 각계 여성PR인들을 만나 뵙고 ‘일과 가정이 조화로운 가족친화 문화 확산을 위한 공동 캠페인’을 제안해 보고 싶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입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 근간인 가족을 들여다볼 때입니다. 유연근무제, 가족친화 문화가 기업에 확산돼 맞벌이 부부가 아이 걱정없이 마음놓고 직장 다니고 패밀리데이에 온 가족이 함께 보내게 된다면, 근로자 생산성도 향상되고 저출산, 청소년 문제 등 우리 사회 각종 문제의 해법이 될 것입니다. 가족-기업-국가 모두에 유익한 가족친화 문화 확산을 위해 지혜를 모아 주신다면 획기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이복실 대변인은?

지난 3월 여성부의 여성가족부로의 확대 개편과 함께 정부부처 유일한 국장급 여성 대변인으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행시 28회로 기획관리심의관, 가족정책국장, 보육정책국장 등 여성가족부 업무 전체를 두루 거쳤다.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졸업. 미국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1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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