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유저 노마드’ 입니까?
당신도 ‘유저 노마드’ 입니까?
  • 최영택 (admin@the-pr.co.kr)
  • 승인 2011.02.1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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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유저 노마드와 자유인

매일 아침 출근시간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이어폰을 꼽고 스마트폰이나 피처폰, PMP 화면에 열중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는 일이 일상처럼 되어 버렸다. 내 옆에 서 있던 한 여성이 한 손엔 핸드백을 들고 다른 한 손엔 스마트폰을 들고 보다가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크게 다칠 뻔 한 일도 있다. 요즘 이러한 거리의 디지털기기 방랑자들이나 운전 중 DMB를 시청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노마드, 노마디즘이라는 용어가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노마드(nomad)는 유목민, 유랑자를 뜻하는 용어로 공간적 이동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한자리에 있더라도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꿔가는 창조적인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가 처음 묘사했다. 노마디즘(nomadism)이란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이곳저곳을 이동하면서 친숙한 사람들과는 계속 어울리고 모르는 사람들과는 새로운 관계를 계속 형성해 나가는 것,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기존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불모지를 옮겨 다니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방식을 뜻한다. 이제 이 용어는 철학적 개념에서 탈피해 현대사회의 문화·심리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 30년 전에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였던 마샬 맥루헌은 “미디어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면서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유목민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그가 개념화한 전화나 TV같은 차가운(cool) 미디어들이 융합되어 쿨미디어의 특성인 이용자들의 참여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까. 각종 휴대용 디지털기기들로 중무장을 하고 세계 각지를 돌아 다니면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업무를 보는 글로벌 비즈니스맨들이 그의 예언을 아주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휴대용 미디어,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며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학습, 업무, 여가를 하는 사람들을 ‘유저 노마드’라 일컫는다. 이들은 일반 유저와 달리 휴대용 디지털기기의 얼리 어답터들이며 전문지식도 갖고 있다. 이들은 남들이 지하철에서 잘 때 태블릿PC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남들이 버스에서 창 밖의 풍경을 감상할 때 PMP를 통해 지나간 드라마를 보고, 식당에서 나온 음식 사진을 찍어 바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리며, 남들이 생각없이 걸을 때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낸다. 이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조그만 시간의 여유라도 허용치 않고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일반인들도 이제 유저 노마드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젊은이들은 몽고 유목민들이 천막을 옮기며 유목생활을 하듯 집안 TV나 사무실 PC에 머물지 않고 모바일기기로 뉴스를 보고 검색을 하고 드라마를 시청한다. 이제 IPTV와 DMB가 연동이 되면 집에서 TV로 시청하던 드라마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모바일기기로 연결되어 끊김없이 시청하게 될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무척이나 자유스럽게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고 오락과 여가를 즐기는 것 같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동하는 시간에도 생각과 사고의 자유를 즐기지 못하는 미디어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다. 고교시절 교훈이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이었다. 누가 진정한 자유인인가. 휴대용 미디어를 소유하고 정처없이 떠다니는 유저 노마드인가, 아니면 미디어에서 해방된 지체자(Laggard)나 무소유자인가.

#앱 비즈니스·앱 커뮤니케이션·앱 커머스

 

가정이나 직장, 즉 고정된 곳에서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통해 대하던 데스크톱이 노트북으로, 넷북으로, 태블릿PC로 발전하고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도 웹에서 앱(app)으로 진화하고 있다. 언론이나 기업 모두 할 것 없이 이 대열에 끼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는 논리에 사로잡혀 앱 기획에 착수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은 모두 앱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수익성을 높여준 애플사의 정책 탓도 있겠지만 기술발전 추세를 거스를 수 없는, 남보다 앞서야 살아남는다는 기술세계의 냉혹한 현실을 보는 듯하다. 한 분야가 잘된다면 모두 그 쪽으로 쏠리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이라도 하듯, 작년에 소셜미디어가 붐을 이뤘다면 올해는 앱이 화두가 되지 않을까?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이젠 앱 상에서 많이 이루어질 것이다. 앱을 주제로 한 교육과 세미나가 벌써 등장했고, ‘The PR’도 2월호 특집으로 ‘앱’을 택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개발과 확산에는 기기를 간편하게 사용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과 꿈을 실현해준 기술발전의 공로가 있었다. 키보드 입력에서 마우스 클릭으로 다시 터치와 슬라이딩으로 이어지는 발전에도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려는 심오한 철학이 숨어 있다. 앱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개발자들도 수익모델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재미와 유익함을 주는, 오감 가운데 몇 개를 만족시킬지를 고려해야 성공적인 작품이 탄생할 것이다.

우후죽순 앱에 뛰어들다 보면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망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므로, 고객정보 보호 등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트위터 등 SNS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방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트위터 이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의 개인정보가 나도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지만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기업과 기관들의 PR부서에서도 올해 소셜미디어와 함께 앱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전략 개발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고객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나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앱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영업과 마케팅, 즉 앱 비즈니스와 나아가 앱 커머스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제 개방, 공유, 투명의 시대에서 PR부서 역할은 이전의 언론홍보, 사내홍보의 단순영역에서 벗어나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적인 차원, 즉 홍보, 광고, 마케팅, 판촉 등 전반을 고려하는 생각과 위치로 격상되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보유한 유저 노마드들이 자유분방하게 뛰노는 초원에서 앱을 통해 자유인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네트워킹하고 친구로 엮기 위해서는 전략수립 시 고객, 즉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진정한 니즈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방법, 운영과 사후관리까지 면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디지털화가 되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진정성이다. ‘진심이 짓는다’는 광고카피가 말해주듯 고객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과 자세로 제품을 만들고 커뮤니케이션 툴을 만들어야 훌륭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PR인들부터 스스로 디지털기기를 이해하고 무장해 도인의 경지에 올라야 함께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빌 수 있을 것이다. 올 연말에 과연 어느 기업, 어느 기관, 어느 학교가 고객들로부터 최고 영예의 ‘앱 PR대상’을 받을 것인지 벌써부터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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