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드 침묵’이 던진 과제
미국의 ‘사드 침묵’이 던진 과제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3.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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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틸러슨 국무장관 한중일 방문…북핵 등 뚜렷한 해법 없어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평, ‘사설솎아보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미 국무장관 한중일 회담 

[더피알=이윤주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방문이 끝났다. 미중 갈등이 날로 확대되고, 중국의 한반도 사드배치 보복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뤄진 순방이라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북핵이나 사드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동북아지역 전방위 외교의 일환으로 15~19일 틸러슨 국무장관을 한중일에 파견, 북한 문제와 사드 한반도 배치를 논의했다. 틸러슨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미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드보복 자제를 강조했던 틸러슨은 정작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핵 중국 책임론이나 사드 배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우리 정부 관계자들을 당혹하게 했다. 또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표현한 가운데 한국에 대해서는 ‘중요한 파트너’라고만 밝혀 온도차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한국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맞서 미국이 우리 편을 들어주길 기대했으나 정작 미중 양국은 사드 문제에 침묵했다”며 “한국만 쏙 빼놓고 ‘비핵화·평화협정’ 빅딜 카드를 만지는 미국과 중국은 외교적 숙제를 던져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선주자들은 이 같은 한반도 안보 상황을 깊게 인식해야 한다”며 “미중 사이의 어정쩡한 양비론으론 우리 외교를 지켜내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있다. 뉴시스

△한겨레: 미·중에 ‘한반도 운명’ 전적으로 내맡겨선 안 된다

한겨레는 “틸러슨 장관은 일본에서는 아시아에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과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강화를 강조하고, 한국에선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군사적 옵션까지 포함하는 대북 강경정책을 내놨다”며 “마지막 순방지인 중국에서는 일본, 한국에서와는 달리 다소 완화된 목소리를 내놨다”고 밝혔다.

이어 “4월 초의 미-중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운명을 ‘전쟁과 평화’ 중 한쪽으로 가르게 할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정부 당국과 여야 정치권은 한반도의 운명이 다른 나라의 손에 의해 불행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지금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기지수가 높은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 한미 간 대북인식 균열 해소가 급선무다

한국일보는 “문제는 역시 중국의 태도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틸러슨 장관과의 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반도 핵문제의 본질은 북한과 미국의 충돌’이라고 했다”며 “‘핵무기 포기 전까지 대화는 없다’고 한 틸러슨의 발언과 정면 배치되는 데다 한반도 위기의 책임을 북미 간 적대시 정책으로 몰아가 ‘중국 역할론’을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은 “무엇보다 집권이 유력시되는 우리 야권과 미국 정부와의 현격한 대북 견해 차이가 걱정스럽다”며 “미중 사이의 어정쩡한 양비론으로는 우리 외교를 지켜내기 어렵다. 북핵 외교의 동력이 견고한 한미관계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 ICBM 쏜다는 北, 美 탓이란 中, 내분에 빠진 韓

조선일보는 “미·중의 입장은 여전히 정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트위터에 ‘북이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 ‘중국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틸러슨 장관은 한국에서 북에 대한 중국의 원유 공급까지 언급하며 중국에 대북 지원을 끊을 것을 압박했다. 그러나 왕이 외교부장은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는 근본 원인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때문’이라고 했다”며 “북이 ICBM을 발사하기 직전인데 미·중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선은 “틸러슨 장관은 한국을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다. 과거 미국 국무장관은 한국을 이렇게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집권이 유력하다는 우리 야당은 미국이 가는 길이 아니라 중국이 가는 길 쪽에 서려하고 있다”며 “우리의 운명과 관련된 순간들이 다가오고 있는데 안보의 바탕인 한·미 동맹의 미래는 불확실해지고 우리 내부는 정치적으로 분열돼 서로 물어뜯을 궁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韓日 핵무장 허용’ 언급한 美, 우리는 준비돼 있나

동아일보는 “틸러슨 장관이 ‘북핵은 임박한 위협인 만큼 상황 전개에 따라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허용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며 “전술핵무기의 한국 재배치 검토에 이어 독자적 핵무장까지 허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는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사드배치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미국이 비핵화의 족쇄를 풀고 핵무장 길을 열어줘도 찬반으로 갈려 시끄러울 게 뻔하다”며 “특히 5·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미국이 핵무장을 용인하는데도 중국을 의식해 반대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봤다.

<주요 신문 3월 20일 사설>

경향신문 = 자유한국당, 막말과 색깔론 아니면 대선 경쟁 안되나 / 법원행정처 차장 사퇴로 '사법농단' 가리려 해선 안된다 / 빈손으로 돌아온 유일호 부총리의 G20 경제 외교

국민일보 = 대선 D-50, 믿음직한 후보가 없다 / 정부조직 개편, 무조건 통폐합이 정답 아니다 / 독버섯처럼 번지는 가짜뉴스 뿌리 뽑아야

동아일보 = 8년 만의 전직 대통령 검찰 출두… 國格을 생각한다 / ‘韓日 핵무장 허용’ 언급한 美, 우리는 준비돼 있나 / 中보복에 찍소리도 못하는 유일호 부총리

서울신문 = 美ㆍ中 보란듯 ICBM용 신형 로켓 시험한 北 / 맹탕ㆍ재탕식 대선토론 확 바꿔라 / 反 IS 테러전 참여 신중해야

세계일보 = 안보위기 와중에 한ㆍ미동맹 균열 키우는 대선주자들 / '정치 품격' 해치는 막말 정치인, 퇴출 1순위다 / 연 30조 피해 가짜뉴스, 민ㆍ형사 책임 물어야

조선일보 = ICBM 쏜다는 北, 美 탓이란 中, 내분에 빠진 韓 / 野 "성과연봉제 폐지", 이 포퓰리즘이 청소해야 할 적폐 / 한국만 '세계경제의 봄'에서 소외되나

중앙일보 = 양국의 입장 차이 드러난 미·중 외교장관회담 / 과도한 검찰 수사로 경영의지마저 꺾진 말아야 / 법원행정차장 전격 사의 … 진상이 궁금하다

한겨레 = 미ㆍ중에 '한반도 운명' 전적으로 내맡겨선 안 된다 / 대우조선 지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은 안 된다 / '사망선고' 받은 국정교과서, 교훈으로 새겨야

한국일보 = 한미 간 대북인식 균열 해소가 급선무다 / 박근혜 마케팅과 홍준표 막말만 넘치는 한국당 경선 / 자영업 대출 '비 올 때 우산 뺏기' 안 된다

매일경제 = 정치권에 몰려드는 교수들, 한국에서만 유독 비싼 몸값 / 다시 시작된 총수소환…검찰은 대기업 수사 최소화하라 / 문명고 교장의 '억울한 몰매' 발언 부른 우리 사회의 폭력성

한국경제 = '트럼프 무역질서' 재확인한 G20 재무장관 회의 / 中企 업종 법제화하자는 주장과 폐지하라는 OECD 권고 / 북핵 대화만 강조한 중국, '대책 없다'는 실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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