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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떨어지는 팩트체크의 하루움트는 국내 팩트체킹…JTBC·오마이 선두
승인 2017.01.26  14:01:59
문용필 기자  |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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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가 가짜뉴스의 공해로 뒤바뀌는 요즘, 뉴스 소비자들은 맥락을 짚는 진짜뉴스를 궁금해 합니다. 진실과 거짓이 엉켜 있는 일상 속에서 사실을 추적하는 ‘팩트체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 팩트체크를 말하다
2. 美 저널리즘의 팩트체킹
3. ‘가성비’ 떨어지는 하루

[더피알=문용필 기자]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팩트체킹 저널리즘이 도입됐다. 당시 오마이뉴스가 선보인 ‘오마이팩트’ 코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내 팩트체킹의 효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해당 코너를 위해 ‘대선 후보 사실검증팀’을 꾸리고 70여개의 관련 기사를 생산했다. 이는 온라인 지면뿐만 아니라 별도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독자들을 찾아갔다.

   
▲ 2012년 대선 당시 '오마이팩트'를 선보인 오마이뉴스는 국내 팩트체킹 저널리즘의 시초로 꼽힌다. 사이트 캡처

당시 검증팀을 이끌었던 황방열 기자는 “대선때면 후보나 각 정당 선대위는 많은 발언과 (보도)자료를 내놓는데 실제로 틀린 이야기가 많아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당시 편집국장이 미국 대선에서 활성화 된 팩트체킹을 참고해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표현이 다르기는 하지만 미국의 폴리티팩트처럼 오마이팩트도 발언의 진위여부를 △진실 △대체로 진실 △논란 △대체로 거짓 △거짓의 5단계로 구분하고 누리꾼들이 직접 이를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피노키오 지수로 대선후보들의 발언을 검증한 것은 워싱턴포스트와 비슷하다. ▷관련기사: 가짜뉴스 시대, 미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오마이팩트는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촛불집회 현장 참여인원 계산법부터 국회의원 특권, 영국의 금메달 포상금 등 다양한 주제의 팩트를 검증한다. 김시연 기자는 “담당(기자) 은 저 하나지만 다른 시민기자나 상근기자들도 기사를 쓴다. 시민기자의 경우 전문분야를 가진 분들이 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대선에서도 검증팀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관련 페이지 바로가기

국내 팩트체킹 저널리즘의 대중화를 이끈 주인공은 다름 아닌 JTBC다. 메인뉴스 ‘뉴스룸’의 고정 코너인 ‘팩트체크’가 그것. 지난 2014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큰 의제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를 덜 익혀 먹어도 되나’와 같은 가벼운 생활상식까지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앵커인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과 담당 기자들의 깨알 같은 ‘케미’가 맞물리면서 시청자들의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 2015년에는 책으로 출간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방송사 뉴스 코너가 이 정도로 주목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

   
▲ 국내 팩트체킹 저널리즘의 대중화를 이끈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 1월 24일 방송화면 캡처

현재 팩트체크를 담당하고 있는 오대영 기자는 코너의 인기 요인에 대해 “시청자는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사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럴싸한 포장이나 잘못된 근거로 거짓이 사실로 둔갑되지는 않는지 걱정한다”며 “이를 걷어내는 역할을 누군가 해주길 원했고 저희가 성실하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팩트체커 뉴스’와 뉴스타파의 ‘정(正)말’ 등도 국내 언론계에서 하나의 코너로 팩트체킹을 도입한 사례다. 스포츠 전문 매체인 엠스플뉴스에서도 심층보도 성격의 팩트체크 기사들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하루 종일 쏟아진 거의 모든 뉴스 모니터링”

하지만 아직까지 팩트체킹은 국내 언론계 전반에서 활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언론사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팩트체킹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과 자원이 수반돼야 한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판단 기준이 되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데이터에 대한 분류 및 검색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수한 사안들만 갖고 필요한 데이터만 찾아볼 수도 있을 텐데 이는 제한된 시간에 신속하게 이뤄지기 어렵고 오류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투자 대비 수익성 때문에 선뜻 팩트체킹을 도입하는 언론사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페이스북은 플랫폼상에 가짜뉴스가 넘쳐나자 지난달 팩트체킹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뉴스룸

실제로 국내 언론사의 팩트체킹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콘텐츠화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방열 기자는 “(2012년 대선 당시) 언론에서 쓴 기사내용이 아닌 보도자료, 혹은 기자가 직접 접한 (후보자) 발언이나 자료를 검증 대상으로 했다”며 “(타 언론) 기사를 바탕으로 하면 부정확하거나 작성자의 생각이 들어갈 수 있기때 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검증 대상이 되는 자료 역시 가급적 1차 (원)출처를 찾아봤다”면서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몇 번째’라는 발언이 나오면 이를 OECD에서 찾아보는 식”이라고 전했다.

JTBC 팩트체크 역시 녹록치 않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오대영 기자는 “하루 종일 쏟아진 거의 모든 뉴스를 모니터링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분석한다. 시청자 제보도 받고 사회적 이슈도 깊이 들여다 본다”고 전했다.

오 기자는 “이 과정에서 꼭 확인해서 바로잡아야 하겠다는 것을 추려낸다. 1차로 팀 내에서 조율하고 2차로 보도국 회의를 거친다”며 “아이템이 선정되면 바로 취재에 들어가는데, 사전에 기획해 며칠간 취재를 거치는 경우도 있지만 당일 결정하고 당일 취재해 방송하는 일이 더 많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대선후보 사실검증팀과 JTBC 팩트체크팀 모두 동일하게 6명 가량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일련의 복잡한 준비과정은 국내 언론사들이 팩트체킹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인력과 노력을 투입해 다량의 기사를 만드는 것이 생산성 측면에서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품질보다는 속보나 트래픽 경쟁이 우선시 되는 것이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이와 관련, 김시연 기자는 “똑같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도 탐사보도의 경우에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니 관심을 끌기 쉽지만 팩트체킹은 먼저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사후 검증이어서 독자 주목도나 언론사 관심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오랜 시간 고착화된 (기업)광고주, 출입처와의 관계도 국내 팩트체킹의 확산을 가로막는 요소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디지털전략부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매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언론사가) 상업성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취재보도 그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비즈니스나 협찬, 광고 등 이후의 관계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저널리즘의 품질보다는 이해관계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고 정밀한 팩트로 접근하면 서로 불편해진다는 자기검열에 빠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기자 입문 단계에서 팩트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최 차장은 “한 사람의 기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고전적인 취재관행에 의존하는 프로세스는 한 번도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며 “팩트를 대하는 기회나 개념화, 그리고 이를 보도에 어떻게 수렴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과정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 팩트체킹은 기존 언론보도를 자성하는 출발점이다.

팩트체킹은 고객관리의 기본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언론계에서 팩트체킹이 확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독자가) 정말 궁금한 것을 찾아주는 것은 꼭 팩트체킹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언론이 고객관리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사항”이라며 “하나의 저널리즘 방식으로 언론사들이 그런 유형(보도)을 많이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순 차장은 “팩트체킹은 기존 언론보도를 자성하는 출발점”이라며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관계만 점검하는 것이지 비평이나 논조를 바꾸라는 문제제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기존 (언론)경쟁질서의 한계 속에서 JTBC가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팩트체킹과 같은 저널리즘 원칙과 윤리를 다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언론계의) 위기를 극복하는 단초가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팩트체킹의 중요성이 인식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심층보도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팩트체크를 기반으로 한 저널리즘을 앞으로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다. 김 연구위원은 “공직 선거 기간 동안만 반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정치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와 관련된 팩트체킹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사실을 적시 하는 경우에도 성립되는 명예훼손 관련 법제도의 정비도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진순 차장은 “폐쇄적인 언론문화가 존재하는 국내 언론계에서 팩트체킹이 정착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예단”이라며 “개별 언론사나 기자의 몫도 중요하지만 (언론)시장과 광고주, 공공영역, 독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언론변화에 대한 관심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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