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잘한다는 하이마트에 아쉬운 2%
페북 잘한다는 하이마트에 아쉬운 2%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12.0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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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매출 연관성 물음표, 타깃 점검도 필요

[더피알=안선혜 기자] 짜장이냐 짬뽕이냐, 라면에 밥을 말아먹느냐 안 말아먹느냐…. 이 단순한 질문에 2만여명이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반응한다.

댓글을 통해 “이미 라면 먹은 순간부터 망했다” “지금 말아먹고 있다” 등의 부연 설명을 덧붙이거나, 태그로 친구를 소환하기도 한다.

하이마트가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 콘텐츠 형태다. 이모지를 활용한 특유의 ‘선택지 콘텐츠’로 인기를 모은 이 회사는 사소하지만 일상에서 흔히 고민하는 소재들을 중심으로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 하이마트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선택형 콘텐츠들.

가령 대학교에서 과제를 할 때 발표를 선호하는지 아니면 PPT제작을 선호하는지를 묻고, 발표라면 엄지를 치켜세운 좋아요를, PPT제작 쪽이면 하트를 누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답변을 위해 큰 고민을 필요로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데다, 같은 답변을 하는 사람끼리 일종의 공감 연대를 형성하면서 각광받고 있다.

좋아요나 공유, 댓글 수면에서 압도적 수치를 기록하면서 최근 여러 언론에서도 주목, 모범 사례 격으로 몇 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더피알>이 주간 인기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수집하는 빅풋 PIS(Post Interaction Score) 순위에서도 빠지지 않고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칭찬일색만은 아니다.

분명 여타 브랜드 페이지를 압도하는 정량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마트에 다소 보수적인 평가가 내려지는 건 이들의 콘텐츠에서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기업이 콘텐츠를 만드는 건 목적이 있다”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줌으로써 화자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왕이면 재미나 정보 전달을 통해 그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역시 “주목을 끌고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에서는 훌륭하다”면서도 “브랜드와의 연관성, 매출과의 연관성은 퀘스천마크(물음표)”라고 지적했다. 재미나 정보 전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회사의 제품을 사야하는 이유를 인지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이마트의 콘텐츠에 반응하는 고객들이 적합한 타깃인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송 대표는 “마케팅 원론에서 이야기하는 게 항상 타깃팅인데, 정말 하이마트 타깃팅에 맞는 콘텐츠냐도 고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 역시 “가전제품은 고관여 제품인데, 단지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기업에 대한 호감을 주었다고 그들을 고객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고관여 제품인 만큼 호감이 아닌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를 갖게 하는 건 결국 전문성”이라고 조언했다.

하이마트의 이같은 콘텐츠 전략이 페이스북 알고리듬 상 도달률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일견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김 소장은 “평소 페이지 게시물에 대해 팬들 중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이후 게시물의 도달률이 결정되는데, 이런 측면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풀이했다.

송 대표도 “청중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로 인적자원 즉, 팬수를 많이 모집하고 그걸 통해 브랜드가 알리고자 하는 콘텐츠 도달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참여와 주목도를 높이는 콘텐츠를 내보내 일단 도달률을 높여 놓고 브랜드가 진짜 알리고 싶은 콘텐츠를 중간 중간 섞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이용자들이 특정 형식의 콘텐츠가 좋아서 페이지 구독을 시작했다면, 기대와 다른 콘텐츠가 제시됐을 때는 그만큼 반응하지 않게 된다는 것.

김 소장은 “하이마트에서 제공하는 선택형 콘텐츠가 마음에 들어 구독했다면 마케팅 목적으로 올리는 콘텐츠에는 좋아요를 누르지 않을 터이고, 그만큼 페이지 구독자 중 제품에 관심을 가질 사람의 비율이 낮아지는 것”이라 말했다.

또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주제가 바뀌면 도달률도 달라진다”며 “평소 올리는 주제에 대한 기대로 구독을 하기에, 주제가 바뀐다면 반응하는 사람들의 비율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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