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5년, 방송지형 이렇게 달라졌다
종편 5년, 방송지형 이렇게 달라졌다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12.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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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주도권 지상파→종편…프로그램 편식은 여전

[더피알=박형재 기자] 종합편성 4개 채널이 1일 개국 5주년을 맞았다. 종편은 초기 미숙한 운영으로 구설에 올랐으나, 이제는 킬러콘텐츠를 앞세워 1~2%대 시청률을 확보하며 방송지형을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특히 종편은 종이신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뉴스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었다. 여기에 지상파 채널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예능·교양 프로그램 등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그러나 시사·보도프로그램 일변도 편성으로 균형 있게 성장하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jtbc 뉴스룸 앵커 손석희, mbn 나는 자연인이다, 채널a 나는 몸신이다, tv조선 강적들. 각 방송 화면 캡처

종편의 성장과 함께 방송지형은 확연히 달라졌다. 5년 전만 해도 지상파 3사가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으나 이제는 5대 매체 프레임(지상파 3사+CJ E&M+JTBC), 혹은 3강(지상파) 2중(CJ E&M+JTBC) 3약(나머지 종편) 체제로 변했다는 평가다. 

달라진 방송지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시청률이다. <더피알>이 TNMS를 통해 최근 5년간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종편 4개사 평균시청률은 2011년 0.313%에서 2016년 11월 1.339%까지 솟았다. tvN 역시 0.339%에서 1.033%로 시청률이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지상파 평균시청률은 4.414%에서 4.071%로 떨어졌다.

시청률 증가는 고스란히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2011년 종편 매출은 846억에 불과했으나 2015년 532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CJ계열 채널 역시 지난해 7467억원의 매출을 올려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지상파 3사의 지난해 방송광고 매출은 1조4042억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에서도 채널간 경계는 사라졌다. 프로그램 출연진을 보면 이제는 지상파에서 보던 인물들을 케이블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일부 프로그램들은 지상파보다 더 재밌고, 지상파에 출연하지 않는 배우들이 등장한다. 방송 포맷 역시 과거 지상파 따라잡기에 급급한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종편의 색깔을 담은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전략연구소장은 “일단 종편 시청률이 5년 전에 비해 크게 올랐고 예능과 드라마도 지상파와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뉴스는 이미 지상파보다 영향력이 있는 보도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채널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5060’으로 살길 찾은 종편 3사

종편이 살아남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택과 집중’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종편들은 신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잘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정치·사회 전문가들이 등장해 각종 이슈를 분석하는 토론 형식의 방송들을 앞세워 5060세대를 고정 시청자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은 토크 프로그램에 집중한 것도 주효했다. ‘내몸 사용설명서’(TV조선), ‘나는 몸신이다’(채널A), ‘속풀이쇼 동치미’(MBN) 등 토크쇼는 일부 자극적·선정적 내용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으나 최소한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 mbn의 대표 토크쇼 중 하나인 '동치미'. 방송화면 캡처

종편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시사·보도’와 ‘떼토크’ 프로그램의 경우 패널과 작가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기에 직원 임금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회당 300만원 선에서 제작 가능하다.

지상파에 비해 느슨한 규제도 종편의 성장에 도움이 됐다. 종편은 △10번대 황금채널배정 △방송통신발전기금 면제 및 낮은 징수율 책정 △개별 미디어렙 광고영업 △중간광고 등의 특혜를 받아왔다.

특히 개별 미디어렙을 통한 광고영업과 중간광고 허용은 조기 연착륙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개별 미디어렙은 조선일보 등 신문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영업이 가능하고, 중간광고는 광고시청률이 높아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반면 지상파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를 거쳐 광고를 유통한다.

종합편성 취지 살린 JTBC

JTBC는 나머지 종편 3사와 다르게 진화했다. TV조선, 채널A, MBN이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 예능에서 사실상 손을 뗀 것과 달리 꾸준한 투자를 통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JTBC는 ‘종합편성채널’이란 취지에 맞게 다양한 장르를 모두 소화하고 있다. 특히 종편 역사상 처음으로 드라마, 예능, 스포츠, 시사교양 부문에서 모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지상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손석희 브랜드를 내세운 ‘뉴스룸’은 연일 특종을 터뜨리며 ‘지상파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JTBC의 채널 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2039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체성을 가져가고 있다. 철저히 20~30대 중심으로 포커싱하고 그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만들어낸다.

▲ '셰프 바람'을 몰고 온 jtbc 인기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시청자의 라이프스타일 등 트렌드를 면밀하게 분석해 화제성 있는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시청률과 화제성 등 반응에 따라 신속하게 프로그램을 내놓고 반응이 시원찮으면 과감히 다른 메뉴를 내놓는다.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인재 영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도 지상파를 빠르게 추격하는 원동력이다. JTBC는 함영훈, 김지원, 전창근 등 지상파 출신 PD들을 영입하며 드라마와 예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종편 5년, 방송판도 변화’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더피알> 매거진 12월호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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