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의 사진이 보여준 우병우 수사
한 컷의 사진이 보여준 우병우 수사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11.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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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황제 소환’ 논란…“검찰 어떻게 믿겠나”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평, ‘사설솎아보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상징적인 장면이다. 검찰에 출두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팔짱을 낀 채 웃고 있고, 그 앞에서 검찰은 공손한 자세로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 7일자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이 사진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짐작케 한다.

▲ 조선일보 온라인판 화면 캡처.

검찰이 ‘황제 소환’ 논란에 휩싸였다. 우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예우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여전히 우 전 수석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비판과 함께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이목이 검찰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각종 의혹이 낱낱이 밝혀지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대통령 곁에서 최씨의 국정농단을 사실상 방치한 우 전 수석을 상급자로 깍듯이 대하고 있으니 난감한 노릇이다.

언론들은 “검찰에 대한 마지막 기대까지 접게 만든다. 왜 국민이 세금을 내 이런 조직을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조선일보: 웃고 떠든 禹 조사실, 檢에 대한 마지막 기대 접게 한다

조선일보는 “7일자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사진만큼 지금의 검찰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도 없을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점퍼 차림으로 스트레칭을 했다. 맞은편 책상의 검사와 수사관이 벌떡 일어섰다. 30분 뒤엔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이 나타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웃어댔다. 우 전 수석 역시 팔짱을 낀 채 웃고 있었고 검사와 수사관은 손을 앞으로 모았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조선은 “보통 사람은 검찰청에 들어서면 오금을 펴기도 어렵다. 롯데그룹 수사에서는 두 사람이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까지 했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을 일반 피의자처럼 조사했다면 팔짱 끼고 웃는 여유를 보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런 수사를 믿을 국민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우병우 감싼 검사들은 특검 조사 받아야 한다

중앙일보는 “특별수사팀장인 윤갑근 고검장은 우씨와 사법시험 동기다. 수사 착수 때부터 마지막까지 어정쩡하고 모호한 저자세로 일관했다. 자신의 인사를 챙겨준 우씨에 대한 보은(報恩)이라는 수군거림이 검찰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이러고도 검찰의 수사를 믿으라는 말인가”라고 우려했다.

▷경향신문: 우병우 앞에 두 손 모은 검찰

경향신문은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우 전 수석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으로 볼 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별수사팀은 출범 두 달 반이 넘었지만 우 전 수석 자택·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우병우에게 설설 기는 검찰에 뭘 기대할 건가

한겨레는 “우씨는 ‘최순실 게이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씨가 안하무인으로 활개 치며 국정을 농단한 것은 대통령 주변 인물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진 민정수석의 묵인이나 방조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백보를 양보해도 직무유기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씨에 대한 수사는 이제부터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가 맡아 본격적으로 파헤쳐야 한다. 검찰이 우씨 앞에서 계속 쩔쩔매며 면죄부만 남발해서는 검찰 조직이 영영 살아날 길이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주요 신문 8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삼성은 글로벌 기업인가 / 우병우 앞에 두 손 모은 검찰 / 이 판국에 대통령 도울 시간 달라는 이정현 대표

▲ 국민일보 = 현명관 마사회장에 대한 조사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비상한 경제상황에 대비해야 / 뻔뻔한 최순실, ‘죽을죄’ 자백하라

▲ 동아일보 = 靑 '문고리 3인방' 박 대통령 아닌 최순실에게 충성 바쳤나 / 野, '주말 총궐기' 키우려 영수회담 거부하는가 / 군사정권보다 졸렬한 박근혜 정부의 정경유착

▲ 서울신문 = 김무성의 "헌법 훼손" 발언 무겁게 받아들여야 / 최순실 주변 재산동결 적극 검토하라 / 팔짱 낀 우병우 앞에 손 모은 검찰

▲ 세계일보 = 대통령도 야당도 결단 내려야 파국 피한다 / 우병우에 절절매는 검찰, 최순실 의혹 파헤치겠나 / 중ㆍ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하는 게 순리

▲ 조선일보 = 野 조건 없이 朴 대통령 만나 담판 지으면 안 되나 / 웃고 떠든 禹 조사실, 檢에 대한 마지막 기대 접게 한다 / 경제가 살얼음판,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 당장 열라

▲ 중앙일보 = 박 대통령, 권력 미련 버리고 결단해야 / 퍼펙트 스톰 몰려오는데 경제 컨트롤타워 어딨나 / 우병우 감싼 검사들은 특검 조사 받아야 한다

▲ 한겨레 = 30만 촛불 함성에도 정신 못 차린 청와대 / 문체부 장차관이 '예술인 블랙리스트' 주역이었다니 / 우병우에게 설설 기는 검찰에 뭘 기대할 건가

▲ 한국일보 = 실효성 있는 영수회담을 원한다면 여건부터 마련하라 / 정국 혼란만 부추기는 이정현 대표의 사퇴 불가론 / 대중문화도 용납하지 못하면서 문화융성인가

▲ 매일경제 = 박 대통령은 분명한 권한이양 청사진 밝혀라 / 검찰은 우병우에 절절매는 수사라인부터 걷어내라 / 예산은 유일호, 위기 관리는 임종룡이 책임지고 챙겨라

▲ 한국경제 = IFRS 모범국 되려고 보험사에 '부채폭탄' 안겼나 / 벌써 정권 잡았다는 건가, 야당의 증세 이런 식은 곤란 / 성큼 다가온 AI시대… 이미 남의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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