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입국, 검찰은 왜 손놓고 있었나
최순실 입국, 검찰은 왜 손놓고 있었나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10.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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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하루 정도 여유를 달라” 승낙...‘증거인멸’ ‘말맞추기’ 의혹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평, ‘사설솎아보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최순실 귀국

[더피알=이윤주 기자] 청와대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최순실 씨가 30일 귀국했다. 하지만 검찰이 최 씨를 즉각 소환하지 않아 ‘증거 인멸’과 ‘말 맞추기’를 위한 시간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 씨는 귀국 당일 자신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며 “건강이 좋지 않고 시차 등으로 지쳐 있는 만큼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오늘(31일) 최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통보했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검찰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의 중대성을 볼 때 즉각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간이 지나면 증거 수집이 어려울 뿐 아니라 증거인멸의 우려도 있다”면서 “최 씨가 측근이나 청와대 쪽 연루자들과 말을 맞출 시간을 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 최순실씨가 귀국한 30일, 최 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기자화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 조선일보: ‘최순실로 꼬리 자르기’ 시나리오 있다면 폐기하라

조선일보는 “TV조선이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을 최초 보도한 지 석 달, 검찰에 고발된 지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의혹 당사자들은 모두 숨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당사자들이 일사불란하게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나서니 무언가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인다는 인상을 준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 중앙일보: 최순실 기획 입국 논란…철저한 수사로 의혹 없애야

중앙일보는 “최 씨의 최측근인 고영태 더블루K 이사가 지난 27일 귀국해 검찰에 자진 출석한 데 이어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의 공개 해명, 재단 관계자들의 검찰 출석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누군가 최 씨 등의 귀국과 검찰 출석을 조율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만약 서로의 진술을 꿰맞춰 사건을 축소하거나 진실을 은폐하는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면 시민들의 불신과 분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최순실 귀국 바라만 본 검찰, 비리은폐 기회 준 건가

동아일보는 “검찰이 최 씨를 공항에서 즉각 소환하지 않고 ‘조사받을 사람이 해외에서 귀국하면 통상 하루 쉬게 해 준다’며 ‘국내 소재 등을 다 파악해 놓고 있어 걱정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이 국정 농단으로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장본인을 일반 혐의자에게 적용하는 관례로 다룰 상황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최 씨의 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최 씨는 너무나 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라면서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고 말했다”며 “변호사가 이렇게 걱정할 정도라면 최 씨의 자해나 최 씨에 대한 위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검찰은 즉각 신병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최순실 돌연 귀국 등 행동통일, 조직적 은폐의 사령탑 있나

경향신문은 “두 사람이 돌연 귀국의사를 밝힌 지난 28일 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에 대해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지시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바로 다음날 청와대에 압수수색을 벌였다”며 “문제는 이런 일사불란함이 ‘성역없는 수사’보다는 ‘파문 축소’에 맞춰진 듯 석연찮은 행보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하루라도 빨리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해 ‘말맞추기’나 ‘증거은폐’의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이지만 그동안 미적거리던 검찰의 수사 태도를 보면 여전히 권력 눈치 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 한겨레: 최순실 수사, ‘보이지 않는 손’의 짜맞추기 아닌가

한겨레는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처음부터 스스로 한계를 정해뒀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수사 대상을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의 불법 자금 조성 및 횡령 의혹,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 두 갈래로 한정하고 출발했다”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대통령이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내팽개친 채 ‘비선 실세’의 국법행위 관여를 허용해 헌정 질서를 교란한 데 있다. 이 문제까지 규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이 본격 수사를 미적대면서 시간과 여유를 준 사이에 벌어진 증거인멸과 사전 말맞추기는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라며 “검찰이 뒤늦게 케이스포츠재단을 압수수색했지만 이미 컴퓨터가 다 바뀐 상태였다. 재단의 자회사처럼 운영됐던 최 씨 소유의 더블루케이에서도 대부분의 증거가 파기됐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대포폰’을 동원하면서까지 집요하게 자신의 개입 사실을 아는 정현식 전 케이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접촉하려 했다”고 밝혔다.

<주요 신문 31일 사설>

▲ 경향신문 = 박 대통령에게- 국정에서 손을 떼라 / 최순실 돌연 귀국 등 행동통일, 조직적 은폐의 사령탑 있나 / 범죄혐의 청와대, 무슨 명분으로도 압수수색 거부할 수 없다

▲ 국민일보 = 국민은 알아야 한다 / 인적쇄신 시동 걸었지만… 갈 길 멀다 / 최순실·차은택의 문체부 인사농단이 이 정도라니

▲ 동아일보 = '거국내각' 제안 새누리당, 대통령 절연하고 살길 찾나 / 최순실 귀국 바라만 본 검찰, 비리은폐 기회 준 건가 / 5번째 민정수석도 검사 출신…박 대통령은 검찰 놓아줘야

▲ 서울신문 = 최순실 귀국, ‘정치 검찰’ 오명 벗을 마지막 기회다 / 비리 핵심 수석 교체, 후속 쇄신책도 서둘러야 / 靑, 증거자료 임의제출로 수사신뢰 얻겠나

▲ 세계일보 = 우병우ㆍ안종범ㆍ'문고리 3인방' 수사에 성패 달렸다 / 새 총리 중심의 리더십으로 비상 시국 수습해야 / 국정 공백 없도록 안보ㆍ경제 관료들이 제 역할 할 때

▲ 조선일보 = 심상찮은 시위, 거국내각 조속히 전면에 나서야/ 靑 새 수석들 內侍 아닌 국민 공복 돼달라 / '최순실로 꼬리 자르기' 시나리오 있다면 폐기하라

▲ 중앙일보 = 우병우ㆍ안종범과 문고리 3인방 당장 수사하라 / 최순실 기획 입국 논란…철저한 수사로 의혹 없애야 / 분노는 컸지만 이성적이었던 시민들의 촛불집회

▲ 한겨레 = 최순실 수사, '보이지 않는 손'의 짜맞추기 아닌가 / 전국 휩쓰는 성난 '촛불', 꼼수로 끌 수 없다 / 이번엔 특혜 대출…끝없는 '최순실 의혹'

▲ 한국일보 = 박 대통령, 즉각 거국중립 내각 구성에 나서라 / 성난 민심 안중에도 없는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 검찰, 성역 없는 수사에 적극적 의지 보여야

▲ 매일경제 = 국정 마비 상황 최선의 해법은 책임총리다 / 강골검사 최재경 새 민정수석의 막중한 임무 / 뒷전으로 밀린 400조 예산심의 국회 할 일은 해라

▲ 한국경제 = 채권금리 상승, 큰 경기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징조인가 / 최순실 의혹, 오로지 事實이 말하도록 해야 한다 / 이 판국에 또 기업에서 돈 걷어 '기금' 만들자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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