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의 박 대통령
사면초가의 박 대통령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10.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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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최순실 의혹’ 대국민 사과에도 ‘진정성 의심’…조선 “부끄럽다” 일갈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평, ‘사설솎아보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대통령,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더피알=이윤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비선실세로 지목됐던 최순실 씨의 연설 및 홍보업무 관여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고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대통령이 사과한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최 씨가 국정 전반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청와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씨에 대해서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 홍보분야에서 개인적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 있다”고 말했다.

다만, “취임 후에도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 있으나 청와대 및 보좌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며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터진 언론들의 단독보도는 박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JTBC 뉴스룸은 최 씨의 PC에서 발견된 박 대통령 관련 문건이 연설문과 홍보물 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 인사 등 주요 국정분야와 연관돼 있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또한 TV조선은 동선파악, 의상 준비 등 최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과 자료를 공개했다.

▲ 25일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를 보고 있다. 뉴시스

▷조선일보:부끄럽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부끄럽다’는 간단명료한 제목으로 압축됐다.

조선은 “박 대통령은 최씨 국정 농단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흔들지 마라’고 하더니 이날 자신의 국기 문란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는 자리에서까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심지어 최순실 의혹을 덮기 위해 개헌이라는 국가적 사안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덕성을 상실했고 권위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무너졌다. 정부 부처에 대통령의 영이 설 수 없다. 이것은 단순한 레임덕이 아니다. 대통령 국정 운영 권능의 붕괴 사태”라고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조선은 “박 대통령은 이 시간 이후로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고 그 분명한 행동으로 여당을 탈당해야 한다”면서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벗어나 남은 1년간 북핵 위기 대처에만 전념하는 것이 옳다”고 못 박았다. 

▷경향신문: ‘최순실 국정농단’ 대통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청와대 비선 실세로 통하는 최 씨에게 사전보고된 사실은 단순한 호가호위를 넘어 헌정질서를 뒤흔든 국기문란 행위”라며 “국정 최고 책임자의 연설문이 사전에 청와대 밖으로 유출된 사태는 반드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는 외교, 안보, 경제정책 등 국가 중대사를 좌우하고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최씨가 대통령의 메시지에 직접 수정을 가하고 재수정 결과까지 보고받은 점은 최씨의 국정개입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해왔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최순실 파일’ 대통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국민일보는 “대통령의 A4용지 한 장짜리용 해명은 지금까지 최씨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는데 턱없이 미흡하다”며 “박 대통령은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고 최씨를 간단하게 소개했지만 그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전횡을 일삼았다는 의혹은 차고 넘칠 정도로 터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는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일보:  박 대통령의 최순실 국기문란 해명, 납득 안 된다

중앙일보는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 및 보좌 체제가 완비된 이후엔 그만두었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발표 하루 전 받아본 것으로 나타난 ‘드레스덴 선언’이 2014년 3월 28일의 일이다. 청와대 및 보좌 체제가 완비되는 데 1년도 더 걸렸다는 얘기”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숨은 권력이 먹혀드는 그런 허술한 후진국이 아니다. 최 씨를 비호한 청와대와 정부의 관계자가 누구인지, 이들이 결탁해 과연 어떤 국정농단을 한 것인지 빠짐없이 드러내 보여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이원종 비서실장과 대통령 주변 관리 책임이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 보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박 대통령은 과연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가

한겨레는 “대통령 측근이나 친인척들의 부정비리는 역대 정권에서도 적지 않았지만 이번 사안은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엽기적인 사건”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21세기 민주사회는커녕 봉건시대만도 못한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참담해했다.

이어 “공직자의 기본자세도 갖추지 못한 대통령이 국가운영의 총사령탑을 맡고 있는 게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라며 “이번 사태로 박 대통령은 사실상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도대체 무슨 염치로 국민을 상대로 국가 안보니 경제 활성화니 하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신문:연설문 유출 의혹, 국민 앞에 사과한 박 대통령

서울신문은 “국민으로서는 어떤 공식적인 직책을 갖고 있지 않은 최 씨가 최고 국정 행위에 깊숙이 개입한 것도 기가 막히지만 고개를 숙이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착잡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번 일은 결코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철저한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 같은 국정 농단, 국기 문란 행태가 우리 헌정사에서 벌어지지 않게 하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큰 교훈으로 삼아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 1년 4개월을 오로지 국가를 위해 모든 힘을 쏟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요 신문 26일 사설>

▲ 경향신문 = 탄핵론이 나올 만큼 충격적인 박근혜ㆍ최순실의 국정문란 / '최순실 국정농단' 대통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 국민일보 = ‘최순실 파일’ 대통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 신동빈 회장, 롯데 환골탈태 약속 행동으로 보여라 / 최태민에 목사 호칭은 부당, 교계 적극 시정 나서야

▲ 동아일보 = 박근혜 정부 아닌 '최순실 政府'였나… 국민은 참담하다 / 中 시진핑 '1인 체제'가 동북아에 몰고 올 외교안보 격랑

▲ 서울신문 = 연설문 유출 의혹, 국민 앞에 사과한 박 대통령 / 이런 '소걸음 수사'로 최씨 의혹 밝히겠나 / 롯데, 지배구조 개선 통한 '탈일본' 서둘러야

▲ 세계일보 = 납득 못할 국기문란, 대통령 사과로 끝날 일인가 / 최순실 의혹 낱낱이 밝히려면 특검 외 대안 없다

▲ 조선일보 = 부끄럽다 / 최순실 수사, 특검이 역사에 교훈 남기라

▲ 중앙일보 = 박 대통령의 최순실 국기문란 해명, 납득 안 된다 / 특검 외에 국정농단 의혹 밝힐 길 있겠는가

▲ 한겨레 = 박 대통령은 과연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가 / 최순실 게이트, 역대급 특별검사팀 꾸려 파헤쳐야 / 롯데, 뼈를 깎는 쇄신으로 환골탈태하길

▲ 한국일보 = 국가 기강을 스스로 무너뜨린 朴 대통령 / 증거 인멸 방치한 검찰에 '靑 문건 유출' 수사 맡길 수 있나 / 급제동 걸린 개헌 논의, 국회 주도로 동력 이어 가야

▲ 매일경제 = 박 대통령 최순실의혹 사과 국민들은 참담하다 / 그래도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개헌은 필요하다 / 7년만에 비상경영 돌입한 현대차서 한국 제조업위기를 본다

▲ 한국경제 = 대통령의 국정운영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 농업법인도, 실업급여도 국가 보조금 빼먹는 창구였나 / 롯데의 대규모 투자ㆍ고용 계획을 보는 불편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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