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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돗물이 이 수돗물 아닌가요?[유현재의 Now 헬스컴] 각색의 물 브랜딩, 효과는 얼마나
승인 2016.09.29  14:05:34
유현재 서강대 교수  |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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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홍보나 광고를 모르는 ‘진짜’ 일반적인 물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식용이 가능하다는 수돗물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일단 가정에서 수도꼭지를 열면 즉시 쏟아져 생활 속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돗물’이 있고,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꽤나 자주 접해온 ‘아리수’란 이름의 물도 있다. 그리고 아리수만큼은 아니지만 어디선가 접한 것으로 기억되는 ‘K-water’라는 브랜드도 발견됐다.

   
▲ 꼭지를 틀면 나오는 수돗물에도 여러 이름이 있다.

이 3종의 물을 살펴본 후 처음 든 생각은 대단히 유사하거나 동일한 객체(object)인 물을 지칭하는 것인데 각자의 입장과 의도에 근거해 다르게 붙인 이름들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수돗물이야 사실 별다른 설명 없이 쉽게 이해가 가는 개념이다. 겹겹의 정수시설을 거쳐 상수도를 통해 최종 소비자인 각 가정에 공급되는 식수이자 생활용수, 영어로는 탭워터(tap water)이다. 이 물은 사용자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그대로 마실 수 있고 여타 용처에 사용할 수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 약간 다르게 부르는 것도 당연하다고 짐작된다.

‘아리수’ ‘K-Water’…이름도 다양해

아리수는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상수도 즉, 서울 시민들에게 식수로 공급되는 정제된 수돗물을 일컫는다. 전략적으로 탄생한 브랜드이다. 어원을 따져보면 아리는 ‘크다’라는 고어에서 비롯됐으며 ‘수’는 물을 의미하는 한자(水)인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예전에는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을 아리수라고도 불렀다는데 지금은 한강으로 지칭하며 사용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지난 2004년부터 시에 공급되는 수돗물에 아리수라는 브랜드를 붙여 특별 관리하고 있다. 소비자가 별다른 과정 없이 수도에서 나오는 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건강한 물’의 퀄리티를 지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 서울시는 수돗물 브랜드 '아리수'를 전방위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공식 페이지(arisu.seoul.go.kr)에 게재된 아리수 관련 웹툰 일부.

특정한 도시에 공급되는 수돗물을 브랜딩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그리 흔치 않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매년 상당히 많은 재원을 투입해 수질관리는 물론 시민 대상의 홍보활동을 펼친다. 아리수의 품질은 세계 어느 도시의 수돗물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팩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음용률이 저조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사실상 아리수의 수질은 현재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 허용수준으로 정한 것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민이 아리수에 대해 느끼는 우수성과 인식의 변화가 홍보성패의 관건이라 믿으며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K-water의 경우 일반 수돗물이나 아리수와는 좀 다른 기관 브랜드의 성격을 띤다. 물과 관련한 국가 차원의 주무부처인 한국수자원공사의 기업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수돗물, K-water가 만듭니다!’라는 표현은 맞지만 ‘우리는 언제나 믿을 수 있는 K-water를 마셔요!’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색하거나 틀린 말이 된다. 반대로 ‘서울 시민을 위한 믿을 수 있는 수돗물, 아리수가 만듭니다!’는 옳지 못한 문구이며 ‘우리 모두 마셔요! 건강하고 깨끗한 우리의 물 아리수!’라고 해야 틀리지 않는 화법이 된다.

여기까지 공부한(?) 다음에 느낀 솔직한 심정은 어쨌거나 혼란하다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알게 모르게 세 종류의 객체를 모두 접하고 소비하지만, 브랜드에 대해 잘 모르는 입장에선 어리둥절한 개념들의 잔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아리수가 과연 무엇인지, 아리수와 수돗물은 어떻게 다른지, K-water는 또 무엇인지 등을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질문한다면 얼마나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 있을까?

물론 수돗물 브랜드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해도 그리 큰일 날 건 아니다. 서울시와 수자원공사 역시 그렇게 아쉬운 마음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리수와 K-water의 경우 별도의 비용과 에너지를 투입해 시민과 국민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전략적 활동에 의해 성과를 만들어 내야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국가차원, 혹은 지자체 수준에서 세금에 의한 재원을 투자해 홍보활동을 실행하면서 최종적인 효과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있다면 그것은 중대한 문제임에 분명하다.

   
▲ 한국수자원공사의 기업 브랜드인 'K-water'는 믿고 마실 수 있는 안전성을 강조한다. 출처: 공식 홈페이지

특히 아리수의 경우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아리수 딜레마’ ‘홍보 딜레마’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홍보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리수의 기본적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해당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와 실제 상품의 사용(음용) 비율에 있어서는 확연한 간극을 보이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된다.

가장 기본적인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모델인 AIDMA(Attention-Interest-Desire-Memory-Action)를 활용, 현 상황을 판단하면 2단계인 흥미(Interest)에서 오랫동안 정체돼 타깃 오디언스들의 경험 욕구(Desire)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라는 느낌이다.

사실 이 단계를 뛰어넘게 만드는 주요한 계기는 오디언스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약속이나 이익(Benefit)이 직접 제시되거나, 상상할 수 있도록 조건화(Conditioning) 되는 것이다. 오디언스가 진짜로 원하는 바, 정말로 듣고 싶은 이익 등은 제시하지 못한 채 ‘아리수는 건강한 물’이라며 수질 평가 등을 제시해 봐야 결코 경험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돈 쓰는 홍보, 체계적 소통 요원

실제 상당수의 사람들은 서울시가 주장하는 건강한 수돗물이 우리 집 배관을 통해 배달될 때의 바로 그 아리수를 걱정한다. 이 점을 개선하려면 홍보가 건드리기 쉽지 않은 팩트적 영역을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배관’ ‘수돗물’ ‘수도’ 등의 용어들이 아리수의 대대적인 홍보와 상관없이 찜찜한 기분을 만드는 중요요소임에도 ‘가장 안전한 수돗물, 아리수’라는 입간판이 여전히 눈에 띄는 상황은 체계적인 건강소통, 즉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K-water의 경우에는 인지도 자체가 아직 일정 수준에 진입하지 못한, 실질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초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국가기관이 어느 정도까지 인지도를 높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판단 및 가치가 개입될 사안이지만, 학생들을 정기적으로 모집하여 서포터즈를 운영할 정도로 홍보에 의사가 있다면 가시적 효과성을 항상 상정해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홍보를 진행하는 주체는 항상 현재의 리얼한 상황과 활동의 구체적 목적성, 예상 효과, 달성 목표의 세부적 수준까지 명확한 청사진이 정해진 상태에서만 소위 체계적인 홍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하기 그지없는 ‘인지도 상승’ ‘호감도 재고’ 등 세상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일반적 목표가 아닌, 조직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판단한 희망 인지도 수준, 포지셔닝 이미지, 포지셔닝으로 얻고자 하는 구체적인 사항 등이 결정돼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도대체 왜 소중한 돈을 들여 홍보를 하는지, 까칠하게 물어봐도 깔끔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명확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효과’라는 열매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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