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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소도 전략이다[김광태의 홍보一心] 청와대 홍보수석-KBS 보도국장 녹취록을 접하며
승인 2016.08.10  13:38:17
김광태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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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광태] 홍보인 치고 강한 성격이 없다. 대체로 유하다. 이유는 뭘까? 직업병에서 연유한다. 언론홍보를 하면 매일 언론과 접하고 살 수밖에 없다.

언론의 존재는 때로 홍보맨의 생사여탈권을 쥔다. 그래서 언론과 홍보를 갑을관계라 얘기하기도 한다. 행여 나쁜 기사라도 나온다면 홍보인 안위에 빨간불이 켜진다. 자존심이고 뭐고 없다. 통사정해가며 매달릴 수밖에. 어찌 보면 하루하루가 읍소다. 그런 생활 속에 성격이 유하게 바뀌어져 간다.

“빼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자,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주시오. 진짜 너무 힘듭니다. 제발 좀 봐주십시오. 조금 봐주시오. 정말로 요거 하나만 살려 주시오. 아이고 한번만 도와주시오. 나 요거 하나만 살려주시오. 국장님, 요거 한번만 도와주고 만약 되게 되면 나한테 전화 한번 해줘~ 응?”

호남 출신으로 사상 처음 보수정당 대표로 선출된 이정현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과의 대화 중 그의 읍소 부문을 추려 모은 대목이다. 지난 6월 30일 언론단체들에 의해 공개된 이 녹취록은 여러 정치적 논란을 낳았다.

   
▲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과의 대화 중 읍소를 거듭했다. 사진 뉴시스 

그럼에도 오랜만에 절규에 가까운 애끓는 목소리를 접하니 과거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사실 홍보인이라면 어제오늘 아닌 늘 겪는 상황이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내용에 대한 정치적 해석은 논외로 하고, 읍소만 놓고 보면 홍보책임자로서 위기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멘트이자 임무다.

홍보업무 중에 언론관계 비중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언론홍보는 핵심이다. 그 활동을 4개 키워드로 정리하면 ‘삭제’ ‘축소’ ‘교체’ ‘확대’다. 그런데 이 4개 요소를 진행하려면 기본이 읍소다.

예를 들어 신문에 회사 사활이 걸린 악성 기사가 등장했다 치자. 홍보책임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우선 급한 게 기사 삭제다. 몇 차례에 걸쳐 시도하지만 잘 안 풀린다. 초조해진다. 구걸 모드로 전환한다. 안 되면 기사 크기라도 축소 해달라고 사정을 한다. 그것마저 안 되면 마지막으로 단어 하나라도 순한 표현으로 교체해 달라고 목을 맨다.

좋은 기사 경우도 마찬가지다. 홍보 효과를 고려, 기사 크기를 확대해 달라고 해도 애원조로 부탁해야 한다.

그나마 신문은 좀 낫다. 신문의 경우 광고를 동원한 자본 영향력이 어느 정도 미치지만 방송은 어림없다. 게다가 공중파 방송은 시청자가 전 국민이다. 파괴력이 엄청나다. 그래서 홍보인들에게 제일 힘든 게 방송홍보다.

또 신문은 몇 번의 판 교체 인쇄로 수정된 내용을 확인 할 수 있지만, 방송은 제작 프로세스상 내부 관계자가 알려주지 않는 한 세부사항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문제 기사가 터졌다하면 결국 읍소 이외 방법이 없다. 일단 기사를 들어내는 것을 시도하고 안 되면 시청자들이 제일 많이 보는 시간대를 피하는 노력을 한다. 그마저도 불가능하다면 보도 순서를 제일 마지막, 노출 시간이 짧은 단신 처리로 부탁한다.

이 작업 하나하나가 상대의 마음을 훔쳐야 가능하다. 평상시 닦아 놓은 인맥관리가 마음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읍소가 통한다.

이번 녹취록 사태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방송홍보는 읍소 밖에 답이 없다. 권력 상층부에 있는 홍보수석의 구걸이 이 정도면 권력조차 없는 일반 홍보인은 어느 정도일까? 쉽게 상상되리라 본다.

그래서 그런지 힘없는 홍보인의 읍소에 많이 등장하는 멘트가 ‘자식’이다. “애들이 어려요, 더 벌어야 해요. 제발 부탁인데 애들 생각해서 이번 한번만 봐 주세요…” 만약 자식들이 아버지의 이 목소리를 듣는다면 어떨까?

회사의 위기 앞에 홍보책임자의 목숨은 백척간두에 선다. 간과 쓸개를 다 빼주어도 회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을 못 하겠는가, 그것이 바로 홍보인의 숙명인 것을… 비굴하게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읍소는 홍보 전략 중 하나요, 위기 탈출의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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