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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너만의 목소리를 들려줘[신현일의 컨버전스토리] 복잡한 디지털 세상, ‘인격화’가 자산
승인 2016.07.22  15:58:56
신현일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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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신현일] 얼마 전 영국의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인디펜던트>가 마지막 종이신문을 발행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종이신문만이 가진 독특한 잉크냄새와 활자의 느낌, 그리고 왠지 들고만 다녀도 지식인이 된 기분을 이제 만끽할 기회가 적어진다니 참 슬픈 일이다. 그러나 종이신문의 쇠락은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 지난 3월 영국의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인디펜던트>는 마지막 종이신문을 발행했다.

아날로그(analogue)와 디지털(digital)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로그(logue, 이야기·담화)’가 있느냐 여부다. 기자들이 중심이 돼 ‘소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논조’로 유명했던 인디펜던트지를 출근길 아침 신문 가판대에서 사본다는 건 단순히 신문 하나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인디펜턴트지가 가진 촉감, 후각, 시각, 그리고 신문 앞면에 세로로 멋들어지게 쓰여 있는 ‘Independent’라는 신문이름과 그들만의 목소리를 담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소비자의 정서적 구매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고려하고 있는지를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아니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만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기계음 같은 거기서 거기인 디지털 채널의 목소리로 소비자와 대화한다고 생각해보자. 어쩌면 굉장히 끔찍한 일이다.

고유한 개성 찾기

목소리를 찾는다고 하니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재미있는 말투 등을 떠올릴 수도 있다. 틀린 것은 아니나 결과의 일부분이다.

목소리에는 여러 가지가 내포돼 있는데 말하는 주체의 생각과 태도, 감정, 이미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방향성 등이 그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전화 통화할 때 얼굴을 보지 않고도 상대방의 목소리 톤과 감정선을 느끼며 이야기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마케팅 관점으로 옮겨보면 우리 회사 그리고 우리 제품을 인격화하고 어떤 목소리를 가진 사람일지 그리고 주로 어떤 이야기로 소비자와 소통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전략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브랜드+인격화=디지털 보이스’라는 공식으로 이해하면 더 명확할 것이다. 만약 ‘우리 브랜드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목소리를 낼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어떤 ‘단어’를 주로 사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말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매듭지을지도 그 다음 고민이다. 이런 단계를 한번이라도 거치지 않으면 기업의 디지털 채널에 어떻게 글을 써야 할 지 굉장히 난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민속촌과 고양시청은 페이스북 성공사례로 자주 등장하는데 콘텐츠와 편집 그리고 그들만의 목소리가 핵심적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 (왼쪽부터)한국민속촌의 속촌아씨, 고양시의 고양고양이.

한국민속촌의 경우 초기에는 여러가지 색깔의 목소리를 내다가 최근엔 완벽하게 조선의 아씨톤으로 소비자와 대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별도의 마케팅 활동 없이도 민속촉의 브랜드 파워는 아날로그 시대 이전보다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고양시청은 말미에 ‘~고양’으로 매듭지으면서 언어적으로 고양시청을 각인시키고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와도 연관 지어 그 연상력을 높이고 있다. 어찌 보면 한국민속촌과 고양시청의 사례가 쉬워 보이지만 두 기관에 걸맞은 목소리를 찾고 전달하고 지속하는 과정을 1년 이상 거치지 않는다면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콘텐츠로 이야기하다

에너지드링크 브랜드인 레드불(Redbull)은 ‘레드불TV’를 통해 익스트림 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텍스트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영상으로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말이 필요하겠는가 직접 느껴봐야 제 맛이지!’라고 말하듯 모터스포츠를 중심으로 스포츠미디어 기업처럼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후원하고 중계하면서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10월, 12만 피트 상공의 성층권에서 스카이 다이빙한 펠릭스 바움가르트너(Felix Baumgartner)의 놀라운 시도를 후원한 사례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당시 진행한 생중계는 50개 국가의 40개 방송국에 서비스됐다. 유튜브를 통해서는 800만명이 동시 시청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주에서 떠나 뉴멕시코에 안전하게 착륙한 후에 가장 먼저 사진을 서비스한 레드불 사이트는 30분만에 3만명이 해당 사진을 SNS에 공유했으며, 트위터에서는 310만명이 리트윗으로 소식을 전했다. 이벤트의 성공도 성공이지만 레드불의 신념 있는 목소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단순한 TV광고를 통해 에너지드링크를 이야기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열망하는 익스트림한 그 무엇과 레드불을 지속적으로 연결해 레드불의 이데올로기(사상)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그 어떤 칭찬의 말로도 부족하다.

레드불 사례가 근사하긴 하지만 실질적 적용은 녹록치 않은 과제다. 비용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사라진다는 말이 있듯이 초면에 아무리 좋은 인상을 줘도 꾸준함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우리 회사가, 우리 브랜드가 마케팅 비용도 거의 없고 인프라도 없다면 오히려 더욱 과감히 목소리를 낼 것을 추천한다.

친환경 비누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 하자.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우리 비누가 가진 다양한 모습과 효능을 비누가 사람이 된 것처럼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 처음엔 어색하고 서투르겠지만 그 비누의 정체성과 성격, 말투를 찾아가는 노력을 한다면 분명 맞춤옷 같이 내 몸에 딱 맞는 목소리를 내는 날이 올 것이고 그 목소리에 소비자들도 반응할 것이다.

최근 MCN 마케팅, SNS 스타 마케팅 등 영향력 있는 1인 미디어나 미디어 채널을 통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고 있다.

제3자의 목소리를 빌려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인데 객관적으로는 분명 대중에게 전달되는 메시지 도달율이나 인지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소비자들 사이에 회자될 가능성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도 단기 캠페인으로는 최고의 가성비를 가져다 줄 수 있기에 기회가 된다면 시도해볼 것을 권하는 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이다. 트렌디한 목소리를 이용해 유창한 화술로 소비자와 대화하는 것이 단기적으론 달콤하지만, 본인의 목소리를 계속 남이 낸다면 언젠가는 그 목소리를 소비자들이 아예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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