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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PR전문가입니까?[헬스커뮤니케이션닥터] 차별화 위한 고유영역 구축해야
승인 2016.07.07  15:22:00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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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동석]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변인 인선이 있을 때면 여기저기서 PR인들의 넋두리를 듣게 된다. 홍보(PR)인이 맡아야 할 자리에 언론인을 앉혔다는 것, 아직도 PR을 ‘전략’이 아닌 단순한 ‘미디어 관계’로 잘못 바라봄에 대한 개탄이다. (관련기사: 도대체 누가 ‘홍보전문가’인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 모든 책임은 결국 PR인에게 있다는 생각 역시 든다. 커뮤니케이션(혹은 PR)의 원리가 큰 틀에서 비슷하기는 하지만, 정치PR을 전문으로 연구하거나 정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PR인이 과연 몇이나 되는지 의문이다. PR전문가는 아니지만 정치와 가장 근거리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언론인이 홍보수석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각 정당들 역시 디자인, 카피, 광고 등에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홍보전문가’라며 수장으로 영입하는 슬픈 현실을 목도한다. 대중의 눈에 띄는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광고인이나 디자이너들과는 달리 통상 PR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략을 다룬다. (관련기사: 정치권, ‘광고·브랜딩’ 전문가 잇단 영입…왜?) 더 파괴력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드러나기 힘들다는 특성 때문에 더욱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고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 PR도 세부적으로 전문화돼야 한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는 PR인은 모든 것을 무난한 수준에서 처리하는 비전문가와 다르지 않다.

헬스케어에 꽂힌 결정적 순간

필자가 헬스케어 PR을 전문영역으로 삼게 된 데는 몇 가지 계기가 있다. 첫 직장이 서울아산병원 홍보실이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두 번째 직장인 KPR에서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출시 업무를 담당하면서다.

당시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였던 비아그라 타도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 세계 PR담당자들이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기 위해 수시로 자료를 공유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그때 영국 MS&L에서 본인들이 고민한 PR전략을 공유해 줬는데, 그 내용보다는 맨 마지막 팀 소개 부분이 눈에 꽂혔다.

10여명의 담당 직원들의 프로필이 예사롭지 않았다. 헬스케어 PR 분야에서만 20~30여년간 몸담은 전문가들이 즐비했다. 심지어 남성질환 PR경험만 15년 되는 이력의 소유자도 있었다. 그렇게 한 분야에 수십 년씩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용기가 부러웠다. 당시 국내는 헬스케어 PR의 태동기로 특정 PR분야의 전문가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기에 더 놀라웠던 것 같다.

   

헬스케어 PR분야로의 전문성 확대를 또 다시 확인한 순간이 있다. 고객사 대외협력부 부사장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였다. 자연스럽게 PR업의 전문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고, 부사장께선 글로벌 화학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할 적에 동남아 지역 농약산업 탐방 관련 출장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해당 지역의 관계공중 맵(map)과 산업 현황, 그리고 정부 정책 등을 그곳 지사가 아닌 농약 산업 관련 대관과 커뮤니케이션을 컨설팅하는 에이전시에서 나와서 하더란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고령의 담당자가 브리핑하는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오래도록 왕성하게 일한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주최 측이 동남아 지역 농약 산업은 이 분을 통하지 않고는 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진정한 전문가라고 소개했을 때 더 놀라웠다고 한다.

콕 집어서 택하고 키우라

요즘 우리사회에 40·50대 조기퇴직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는 꼭 회사에 속해있지 않더라도 스스로 전문성을 발휘해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다. (관련기사: PR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그 전문성은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의미한다. 마케팅의 기본원리인 차별화라는 아주 기본적인 진실을 우리 경력을 쌓는 데 얼마나 충실하게 활용하고 있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돋보기의 초점이 작게 맞춰질수록 종이를 더 잘 태우고, 송곳이 날카로울수록 구멍을 잘 뚫을 수 있듯이 자신만의 특화된 PR영역을 찾아보자. 큰 떡을 먹기 위해 제너럴리스트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회사라는 울타리를 떠났을 경우엔 업을 오래 유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스스로에게도 묻는다. 나는 진정한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가? 엔자임헬스는 진정한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인가? 아직도 물음표일 때가 많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정답보다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최선의 선택만이 있기에 제시한 모든 해법에 대해 100% 확신할 수 없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많은 자리에 불려 다니며 자문과 컨설팅을 해도 여전히 ‘소통(커뮤니케이션)’은 주요한 안건 이후에 잠깐 언급되는 맛보기 수준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큰 가능성을 본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꼭 헬스 커뮤니케이션과 헬스케어 PR에 몸을 담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기업의 직원이 아닌 PR을 업으로 하는 직업인으로서 오래도록 인정받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다고 한다면,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맞는 전문 PR분야를 선택하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최근 위기관리 전문가, 코칭 전문가, 대관 전문가,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등 PR분야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해 가며 귀감이 되고 있는 분들과 회사들을 본다. 이런 개척자들의 노력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정부부처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PR인들의 위상과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학교 역시 신문방송학, 광고홍보학 등 제너럴한 커뮤니케이션과 더불어 헬스 커뮤니케이션, 과학 커뮤니케이션, 정치 커뮤니케이션, 공공 커뮤니케이션 등 전문 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교육 기회를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이들 과목이 하나의 독립된 석·박사 과정으로 존재하기도 하는 미국, 영국 등이 부러울 때가 있다. 학교를 통해 일선 실무자들이 특정 PR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공부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는 모습이 일반화되기를 바란다.

“나는 어떤 PR전문가인가?” PR의 원리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업무에 익숙하고 막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할 때라면, 개인의 미래는 물론이고 PR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한번쯤 고민해봐야 하는 질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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