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 ‘사기’ ‘꼼수’…신공항 무산 언론도 분노
‘쇼크’ ‘사기’ ‘꼼수’…신공항 무산 언론도 분노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6.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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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매일신문’ 1면 백지발행…중앙지는 찬반시각 엇갈려

[더피알=문용필 기자] ‘동남권 신공항’ 논란의 결론은 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었다. 그리고 신공항 유치를 오매불망 염원하던 지역민들은 분노했다. 10년을 끌어온 논란이 ‘허무한 결과’로 나타나자 언론들도 일제히 쓴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이해당사자인 영남지역 언론들의 허탈과 분노가 폭발한 가운데, 중앙 일간지들도 매서운 헤드라인을 통해 정부를 비판했다.

▲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 중앙지 및 지역지들이 22일자 1면 톱기사를 통해 일제히 쓴소리를 냈다. 사진은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경제, 영남일보, 부산일보 헤드라인. 

국토교통부와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신공항 입지로써 최적안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라고 평가했다.(관련기사: 국론분열 속 원점회귀, 신공항 후폭풍)

영남권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국책사업인 데다가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의외의 결론이 도출되자 22일자 중앙 일간지 및 경제지는 1면 톱기사로 관련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신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헤드라인에 나타난 논조는 엇갈렸다.

우선 <조선일보>는 ‘최대 6조원 아낀 제3의 항로’라는 헤드라인을 내걸었다. 정부의 결정이 타당하다는 뉘앙스가 깔린 제목이다. <중앙일보>도 ‘경제성 따졌다. 결론은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목을 통해 경제성에 초점을 맞췄다.

<매일경제>는 ‘ADPi의 선택은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다소 평이한 헤드라인을 달았다. 정부가 아닌 ADPi가 발표한 결과라는 데 무게중심을 둔 듯하다. <동아일보>(新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와 <서울신문>(김해공항 확장, 신공항 ‘제3의 항로’ 택했다) 등은 비교적 건조한 헤드라인을 배치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표심 얻으려…민심 두 쪽 낸 5년’이란 표현으로 정부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비슷한 진보성향의 <한겨레>도 ‘민심만 찢어놓은 신공항 신기루 10년’이라는 제목으로 비판적 논조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일보>는 ‘신공항 정치 국민만 놀아났다’를 내걸었다.

▲ 신공항 유치 무산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백지발행한 '매일신문' 22일자 1면. 인터넷판 캡처

신공항 건설에 적잖은 기대를 품고 있었던 영남지역 언론들의 펜끝은 더욱 신랄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자 밀양 유치를 바래왔던 대구‧경북지역 신문사들은 하나같이 날선 논조의 헤드라인을 1면에 실었다.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매일신문>은 ‘신공항 백지화, 정부는 지방을 버렸다’는 제목만 남겨놓고 22일자 1면 전체를 백지로 발간하는 강수를 뒀다. ‘백지화’라는 표현을 상징함과 동시에 정부의 결정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있는 셈이다.

이 신문은 2면 기사를 통해 “신공항 건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정부에 대한 시도민의 강력한 항의‧규탄 뜻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라며 백지 발행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한 매일신문의 깊은 책임의식과 사과‧반성도 같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영남일보>와 <대구일보>는 각각 ‘신공항 쇼크…용기없는 정부에 또 속았다’ ‘“정치적 선택…대국민 사기극” 허탈 넘은 분노’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경북일보>와 <경북매일신문>도 ‘남부권 신공항 또 무산…1천200만 염원 저버렸다’ ‘밀양·가덕도 내치고…김해 꼼수’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이번 결정에 항의했다.

가덕도 유치를 희망했던 부산지역 언론들도 논조가 곱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부산일보>는 ‘신공항 또 백지화…기만당한 20년 염원’이라고 비판수위를 높였다.

이에 비해 경남‧울산지역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드라이’ 한 헤드라인으로 정부의 발표결과를 전했다. 울산지역 언론인 <경상일보>는 ‘신공항, 가덕도·밀양 아닌 김해 확장’이라는 제목을 뽑았으며, 창원 소재 <경남신문>과 <경남도민일보>는 ‘영남권 신공항 또 백지화’ ‘10년 끈 신공항 다시 백지화’를 헤드라인에 배치했다.

중앙일간지와 영남지역 외 신공항 소식을 1면 헤드라인에 배치한 지역지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해당 지역 이해관계와 맞물린 지역지 헤드라인 몇 개가 눈길을 끌었다.

<인천일보>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인천공항 한숨 돌렸다’를, <강원도민일보>는 ‘신공항 백지화…동서고속철 불똥 우려’를 각각 헤드라인에 배치했다. <제주신보>는 ‘제주 제2공항 건설 시기 맞물려 김해공항 확장 사업’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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