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마케팅 성패, ‘FRM’에 달렸다
콘텐츠 마케팅 성패, ‘FRM’에 달렸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6.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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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프럼 대표 초청 ‘제31회 굿모닝PR토크’ 현장

[더피알=문용필 기자]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는 지난 2011년 향수 ‘바디(body)’를 론칭하면서 자사 SNS 팬들을 대상으로 샘플을 제공하는 마케팅에 나섰다. 버버리의 미디어 채널에 동의하는 이들은 제품에 동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판단에서였다.

향수는 개인적 취향이 크게 작용하는 기호품이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이 파고들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버버리의 마케팅은 성공했다. 미국 향수 마켓 순위에서 무려 10계단이나 뛰어오른 것. 이는 미국 시장에 새로 출시된 향수 마케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회사 프럼의 김명진 대표는 버버리의 마케팅 전략을 소개하면서 성공비결로 이른바 ‘팬 릴레이션십 매니지먼트(Fan Relationship Management)’, 즉 FRM을 제시했다.

▲ 김명진 프럼 대표. 사진=성혜련 기자

전통적인 마케팅 문법이 단순한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를 강조해왔다면, 소셜 시대 콘텐츠 마케팅의 성패는 충성도 높은 팬들을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느냐로 좌우된다.

17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1회 굿모닝PR토크’를 통해 ‘브랜드 뉴스룸과 콘텐츠 마케팅’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대표는 “(4대 매체를 중심으로 한) 2000년 이전 시대와 포털과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2008년까지를 ‘시청률 시대’와 ‘방문자 시대’라고 한다면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지금은 팬의 시대”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브랜드 정체성과 연계된 콘텐츠(Relevant Content)와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형성(Long-term Relationship)을 강조하며 “가장 원론적이지만 (콘텐츠 마케팅에서) 가장 안 되는 부분”이라면서 “가치있는 콘텐츠를 준다고는 하지만 고객과의 연계성이 없는 콘텐츠를 던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콘텐츠 마케팅은 일시적 효과를 보는 광고나 캠페인과는 다르다. 장기적인 관계형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부산경찰청이나 민속촌의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니 (기업 내) 윗선에서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 하는 경우가 있는데 (목표나 방향성 없이) 단편적인 대응이나 임기응변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급히 먹은 음식은 체하게 되는 법. 콘텐츠 마케팅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 대표는 “확실한 전략이 없으면 마케팅은 물론 유사시 위기관리도 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브랜드 자체 채널을 운영해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크게 △플랜(Plan) △크리에이트(Create) △유통(Distribute) △성과측정(Measure)의 4단계로 구분했다.

우선 플랜 단계에서는 목표설정과 타깃 오디언스 정의, 경쟁사 분석에 나서야 한다. 크리에이트 단계에서는 ‘브랜드 퍼스널리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와 연관성 있는 메시지를 설정하고 동일한 메시지를 차별화하는 방법도 염두해야 한다. 김 대표는 측정 단계에서 ‘셰어 오브 굿 보이스(Share of Good Voice), 즉 고객들의 긍정적인 목소리의 확산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제31회 굿모닝pr토크’ 현장. 사진=성혜련 기자

그러면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 고객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그리고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전략과 마케팅 방법 등을 제시하고 나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을 콘텐츠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화두가 되고 있는 ‘브랜드 저널리즘'과 관련, 김 대표는 “조직과 콘텐츠, 그리고 유통 채널이 결합해야 가능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성공을 위해서는 타깃 오디언스와 주제 설정, 스토리와 목표를 세팅해야 하는데 국내 환경에선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브랜드와의 연계성을 맞추는 부분에서 어긋나는 케이스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방송국과 매거진의 중간형태를 취하는 것이 좋다. 방송 편성표를 짜듯 (콘텐츠) 스케줄을 짜야 한다”며 “온드미디어든 언드미디어든 본인들의 콘텐츠 성향에 맞는 채널을 취사선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긍정적인 브랜드 저널리즘 사례로 덴마크의 유스케은행(Jyske Bank)를 꼽았다.

‘자체 은행을 보유한,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TV방송국’이라는 수식어에서 볼 수 있듯, 유스케은행은 자체적인 뉴스룸과 TV스테이션,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국에서도 금융 관련 정보를 유스케은행 TV에 출연하는 패널과 함께 다룰 만큼 영향력이 작지않다.

‘더 네트워크(The Network)’라는 자체 뉴스룸을 보유한 시스코(Cisco) 사례도 눈여겨볼만 하다. 보도자료와 블로그 포스트 등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매체 소속 기자들의 기사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국내에서도 점차 (브랜드 채널에) 기자들이 기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에는 기자풀(pool)로부터 기사를 구입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거나 이제 막 시작하려는 후발기업들에게는 브랜드 저널리즘이나 콘텐츠 마케팅이 큰 장벽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가운데 고려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형편에 맞게 시작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콘텐츠를 몇백개씩 만들지 않더라도 우선 소셜 허브전략을 통해 채널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전통적) 미디어 마케팅 비용의 20%만 끌어와도 콘텐츠를 훨씬 많이 생산할 수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그러한 방향으로 포지션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의 자세한 내용은 <더피알> 7월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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