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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작과 PR윤리[김광태의 홍보 一心] 도덕불감증이 부른 가습기 참사, 시사점은?
승인 2016.06.08  11:08:06
김광태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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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광태] 뒤늦게 이슈화된 가습기 살균제 파문이 갈수록 가관이다. 늦장 대응도 이런 늦장 대응이 없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가 10년 전에 첫 발생했는데, 위해성이 밝혀진 것은 그로부터 5년 뒤인 2011년이라니... 정식으로 수사 전담팀이 꾸려진 것 또한 위해성이 밝혀진 시점에서 5년이 지난 2016년 올해부터다.

진작 이 문제를 추적보도나 탐사보도로 파헤쳤어야 할 언론도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피해자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언론으로서 볼썽사납지 않을 수 없다.

   
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옥시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② 옥시 측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실험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호서대 Y교수가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③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국회 전체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④ 옥시 존 리 전 대표가 검찰 출석 중 피해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⑤ 옥시 측을 변호해 사회적으로 규탄받은 로펌 김앤장 본사 로비. 
⑥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윤정애 씨가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뉴시스

239명의 참사를 방치한 부도덕한 기업을 대변하는 PR회사는 어떤가. 돈을 받고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교수는 또 어떻고.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그 책임을 법적으로 피해갈 수 있게 법률자문 해주고 있는 로펌의 행태는 분노를 자아낸다.

모든 게 내 피해가 아니라는 의식 위에 철저한 무관심과 물질만능에 병든 도덕불감증, 윤리의식 실종에 있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PR윤리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정말 PR에 윤리가 있기나 한가? PR담당자로서 과대포장이나 거짓말 안 해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매일매일 만들어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나쁜 것은 빼고 좋은 것만 강조하지 않던가?

이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에서 비롯되는 행위들이다. 방송에 의사가 출연해 어떤 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하면 다음날로 그 식품은 동이 나는 게 현실이다. 언론에서 뭔가를 보도하면 사실인지 아닌지 따지지도 않고 믿어버리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언론을 장악하면 대중들의 움직임을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여론 조작의 아버지요, 프로파간다의 대부로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L. Bernays)다.

그는 자신이 여론 조작자라 불리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되레 여론조작자가 곧 PR 전문가라면서 “공중의식이 분명한 형태를 띠고 표출되기 전에, 즉 모호한 상태일 때 여론 결정을 주도 하는 것이 PR인의 역량이고 능력”이라 했다.

그러나 당시 버네이스는 PR이 대중 마음에 해악을 끼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간과했던 것 같다. 그는 1933년 나치의 선전 지휘자 요제프 괴벨스가 자신의 책 <여론결정>을 유태인을 대상으로 한 파괴적 캠페인에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1960년에 와서는 1929년에 미국 담배회사 제의를 받고 여성 흡연 인구를 2배로 증가시킨 ‘자유의 횃불’ 캠페인에 대해서도 “흡연으로 인한 여성 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그 당시 알았다면 담배회사 제의를 거절했을 것”이라고 후회하면서 담배 위험성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렇다. PR은 양날의 칼이다.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 그래서 PR업무는 윤리적 행위에 바탕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 윤리는 규범적 윤리와 공리적 윤리로 나눈다. PR은 규범적 윤리에 그 근거를 둔다.

비록 “비윤리적인 행동일지라도 공리적 윤리 차원에서 공익에 유용하다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그루닉 교수는 이야기 한다. PR의 여론조작도 공익이라면 허용이 된다는 뜻이다.

PR업무를 대행하는 PR회사의 경우 고객사로부터 비윤리적 주문에 얼마나 충성도를 표시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대행을 맡은 P사가 그 예다. 윤리적인 부문에서 고심이 커 여러 차례 고객사에 건의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윤리적 측면에서라기보다 업무적으로 바람직한 솔루션 차원에서 제안했다는 게 P사측 입장임을 밝혀드립니다) 

PR회사는 고객사 자체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고객사의 정당한 명분과 대의를 대표하는 것이다. 그것에 어긋난다면 과감히 손을 털고 나왔어야 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PR의 윤리가 더 강화된다. 일부 홍보 실무자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골프는 언감생심, 3만원 이하 식사로 어떻게 기자들과 스킨십을 해나갈지 걱정이란다.

그러면 결국 지금까지 돈을 갖고 마음을 샀다는 이야기 아닌가? 막걸리 한 사발과 소주 한 잔이면 어떤가. 풍성한 돈보다 ‘온전한 생각’이 있어야 잘 될 수 있는 것이 PR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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