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에 반기든 ‘대학오늘’, “‘아싸청춘’ 담겠다”
‘대학내일’에 반기든 ‘대학오늘’, “‘아싸청춘’ 담겠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5.0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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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 듣는 대학생 이미지는 가짜...현실공감 스토리에 방점

[더피알=이윤주 기자] 20대 라이프 스타일 잡지 <대학내일>에 반기를 들고 대학생들이 잡지를 창간한다. 자칭 ‘오늘만 사는 아싸(아웃사이더) 매거진’ <대학오늘>이다.

대학오늘은 오늘만 산다는 타이틀에 걸맞게 1회성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창간호가 곧 폐간호인 셈이다.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취재원을 모집해 잡지를 제작 중이다. 대학오늘 페이스북 바로가기

미화된 대학생이 아닌 대학생의 ‘진짜 모습’을 가감없이 담아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취업과 연애만 걱정하는 어여쁜 중산층 대학생을 소재로 한 기존 잡지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대학내일을 살짝 비튼 제호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불확실한 장밋빛 미래보다는 오늘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이와 관련, 모 대학의 중앙도서관 구석에서 과제에 둘러싸인 채 오늘을 살아가는 <대학오늘> 편집장에게 궁금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베일에 싸인 그는 걸러내지 않은 날 것의 답변을 들려줬다.

▲ '누구를 향해 치켜든 손가락인지는 각자 상상에 맡기겠음'이라는 말과 함께 페이스북에 게재한 사진. 출처= 대학오늘 페이스북

유독 눈에 거슬리는 것이 대학내일을 비롯한 무가치한 무가지였습니다. 말간 얼굴에 약간 야시꾸리한 포즈를 한 여학우를 표지로 한 잡지가 매주 나옵니다. 표지에 성적인 뉘앙스가 덧붙여지는 게 놀랍지도 않아요. 개인이기 이전에 팔리는 대상이니까요.

말 잘 듣는 청춘의 이미지는 가짜죠. 만들어진 청춘이에요. 이는 싸구려 소주처럼 소비됩니다. 그 ‘이미지’에 당사자인 20대는 없습니다.

게다가 내용도 별로고요. 광고가 지면의 반쯤을 차지하는 데다 휴대폰만 켜도 쉽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에요. 이따금 대학생활 관련 문제들이 소개되기도 하지만 그들은 타자로서, 정상에서 벗어난 상태로 소개됩니다. 사회적 문제는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겨지고요.

그렇다면 <대학오늘>은 어떤 잡지인가요. 

많은 대학생들은 학교를 버거워합니다. ‘자살한다’(죽겠다는 입버릇을 극단적으로 표현) ‘자퇴각’(자퇴할 낌새가 보인다) 등이 20대의 유행어가 된 것만 봐도 그래요. 여기엔 빈곤, 건강, 인간관계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어요.

학과 통폐합, 수강신청, 각종 비리 등 대학의 시스템 내에도 만만치 않은 문제가 있죠. 이를 못 견딘 개인들은 저항하거나 조용히 버티거나 튕겨져 나옵니다. 대학오늘은 얕게나마 이 현상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조명할 생각입니다.

또한 청춘이지 못했던 모든 대학생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싸’ 매거진입니다. 솔직하게 분노하고 비웃고 스스로를 긍정하며 재밌게 작업을 해 나가고 싶어요.

아직 기밀이지만 몇몇 타이틀만 특별히 공개하자면, 첫 장을 여는 ‘교정의 50가지 그림자’, 특별기사 ‘천하제일 병크대회’,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유학으로 헬조센 탈출기’, 공익광고 ‘1학년 1학기에 CC하지마’ 등이 준비돼 있습니다. 나머지는 잡지 나오면 보시길.

<대학내일>에서 따로 연락이 오진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안 왔습니다. 앞으로도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대학내일과는 아무런 연이 없습니다. 혹시 연이 생긴다면 여학우들에게 짧은 스커트에 달라붙는 티 그만 입히고 허벅지 좀 찍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노림수 구리니까.

취업문을 ‘노오력’으로 열라는 말도 하지 말라고 하고 싶네요. 기업은 못 뽑는 게 아니라 안 뽑습니다. 그리고 노력도 할 수 있는 사람이나 합니다. 그런데 혹시 연락 오면 어떡하죠. 패러디는 저작권법에 걸리지 않겠죠..?

▲ <대학오늘>은 이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됐다. 대학오늘 측 제공

비용은 어떻게 충당할 예정이에요? 혹시 광고도 실리는 건지.

열정으로 모든 것을 충당하기엔 통장이 ‘텅’장이라 크라우드펀딩 하려고요. 광고도 올릴 거고요. 그래서 그런데.. 광고 한 페이지 하실래요? 좋은 자리 빼드릴게.(진지)

(광고 집행 재량은 기자에게 없으니 흠흠..) 창간호이자 폐간호인데 어떻게 학우들의 기억에 남고 싶나요.

씁쓸한 웃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맞아, 이게 현실이지’라고 할 수 있는. 더불어 독자들이 자신의 조각을 책 속에서 발견하고 공감하면 좋겠습니다.

대학교에서 언제쯤 <대학오늘>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독립출판이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벌써 이리저리 바쁜데 앞으로 얼마나 더 바빠질지 긴장되네요. 배포까지 모든 작업이 끝나면 2학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쇄비 대줄 금수저 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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