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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해치는 ‘일반화의 오류’[유현재의 Now 헬스컴] 고집부리다 위험신호 놓칠 수 있어
승인 2016.03.24  10:03:20
유현재 서강대 교수  |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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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일반화(Generalization)의 오류란, 상황과 근거를 종합적으로 받아들여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믿고 싶은 방향대로 믿어버리는 어리석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특정한 경로에 의해 취득한 지식을 마치 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자기를 포함해서 누구에게나 당연히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오류라는 말이다.

필자와 같이 경험적(Empirical)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얻고, 확보된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고찰한 다음 시사점을 만드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반화의 오류는 대단히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다. 수행된 연구의 수준을 판단할 때 얻은 결론을 무리하게 일반화하려고 노력할 경우 온갖 비판을 받고 해당 논문을 거둬들여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무책임한 일반화, 혹은 일반화의 오류는 연구자들에게만 밀접한 사안은 아닌 듯싶다. 개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행하는 다양한 건강위험 행동(Health Risk Behaviors), 그리고 건강 관련 스스로에게 소통하는 인트라 퍼스널(Intra personal) 차원의 헬스커뮤니케이션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개념이다.

특히 건강을 둘러싼 핵심적 개념이 소위 치료보다는 예방 및 관리 등에 집중되는 요즘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소홀한 건강관리에 대한 변명(?)으로써 일반화의 오류가 자주 목격된다.

“내가 아는 사람은 담배 두 갑씩 피우고도 무병장수만 하더라”는 식의 반응을 말한다. 이와 동시에 평소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OOO은 절대로 하지 마라’ ‘OOO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OOOO은 해야 한다” 등의 당위적 표현을 자주 듣고 있다.

물론 구구절절 맞는 얘기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다. 말처럼 쉬운 사항들이라면 아마도 우리 주변에 담배 피는 사람들은 거의 볼 수 없을 것이고, 비만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기 힘들 것이 틀림없다.

과하게 짠 음식을 과도하게 즐기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 것이고, 굳이 하나의 찌개 냄비 속에 동시에 숟가락을 넣으며 우정을 확인하는 사람들, 또 십수년이 지나도록 건강검진 한 번 안 받는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윈스턴 처칠 일화만 믿다간…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필자를 포함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위 사항들을 철저히 지키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나아가 일반화의 오류로 무장된 억지를 활용해 변명과 고집을 내뱉곤 한다.

역사상 제일 유명한 건강과 관련된 일반화의 오류 중 하나는 “윈스턴 처칠도 엄청나게 골초였는데 90살도 넘게 살았다”가 아닐까 싶다. 처칠이 외국 사람이라는 점을 들어 상대방이 반론을 제기하면, 자신의 친척이나 지인들 가운데 담배를 엄청 피고도 오래도록 건강하거나 장수하는 경우를 다시 언급하는 흡연자도 있다.

그저 일화(Anecdote) 수준의 옛 이야기, 진위도 검증되지 않는 개인적 사례를 들며 억지를 부리고 결국에는 건강위험 행동(Health Risk Behavior)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삶에 도박을 걸게 되는 것이다. 비만과 심장병 등 각종 질병에의 연계성을 들며 걱정해주는 동창에게, 짠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과 위암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내의 사랑스런 잔소리를 향해서도 어처구니없는 항변을 일삼는다는 말이다.

   
▲ 개인의 소홀한 건강관리에 대한 변명으로써 '~해도 괜찮기만 하더라' 식의 일반화 오류가 자주 목격된다.

우리가 쉽게 행하는 건강에 대한 일반화의 오류는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을 잃게 만드는 어리석은 고집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반화의 오류를 말 그대로 장난 수준으로만 즐기고 실제론 건강하게 생활한다면 전혀 문제의 소지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혹은 많은 이들이 아주 심각하게 “우리 삼촌도 담배 엄청 피고 그렇게 짜게 먹고도 오래 사셨으니, 나도 그럴 거야” 등의 마음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생활 속에 반영시키고 있다.

이같은 심리와 행동방식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헬스컴 연구 주제다. 어쩌면 건강이야말로 정확한 확률을 바탕으로 해서 과학적으로 형성된 조언 및 원칙들, 그리고 철저히 근거와 타당성에 비춰 건네는 요청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일선 의사로부터 진료실 내에서 환자와 의사가 소통하기 어려운 근본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철저한 과학을 토대로 학습했고, 마침내 임상에 투입돼 진료하고 있는 의사들은 개인의 질병에 대해 주로 확률이나 가능성, 데이터 등을 배경으로 말하고 있는 반면, 다수의 환자들은 언제나 명목 변수(Nominal Variables) 수준의 답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가 걸립니까, 아닙니까?” 혹은 “나을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불가능합니까?”라고 질문하는 환자들에게 의사들은 확률이나 수치,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설명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토로였다.

합리화와 염려증 그 사이

건강에 대한 조언을 소화하고 그것을 나의 생활 속에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확률적인 사고, 가능성에 의한 사고가 대단히 중요하다. 내가 믿고 싶고 사항만 굳이 보려는 일반화의 오류는 건강을 위해 이로운 방식이 아니다.

통계에서 소위 ‘아웃라이어(Outlier)’라고 통칭되는 사례는 말 그대로 ‘예외’일 가능성이 높다. 아웃라이어가 기록하는 값은 일반적인 여타 케이스가 제공하는 수준의 가치를 보유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즉, 무시해도 좋은 비정상적인 정보일 수 있다.

너무나 소중한 자신의 건강 관련 행동을 결정하고 영위함에 있어 자신도 모르게 어리석은 최면을 걸고 있지는 않은지, 믿고 싶은 사항만 믿는 오류와 자기 암시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판단해야 한다.

물론 반대적 상황도 존재한다. 일반화의 오류가 상기 설명한 논리와 정반대로 작용할 때 소위 ‘건강염려증’의 노예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작은 자각증상 하나라도 최악의 건강 상태와 연결시켜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일반화의 오류는 의사들의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기도 합니다”라는 멘트를 “분명히 나는 암에 걸릴 것이다”라는 마음의 감옥으로 만든다.

건강행동의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결국 중용에 있다. 너무 과해도 안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태평해도 안 된다. 항상 건강을 챙기고 걱정하면서도 과하게 예민해지지 않도록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판단이 어렵거나 중용을 못 지킬 때에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최근 백세인생 이라는 노래도 대히트를 하는 등 ‘수명= 100세’라는 명제가 일반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일반적인’ 수명이 나의 수명이 되려면, 나의 소중한 건강을 돌보고 또 돌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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