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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살 건강습관, 백세까지 간다[헬스커뮤니케이션닥터] 학생·학교 건강 위한 제언
승인 2016.03.10  12:50:53
김동석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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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동석] 지난 2월 말 딸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훌쩍 커버린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나름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하느라 겪었을 어려움을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했다. 아이의 6년 초등학교 시절을 거치며 직업이 직업인지라 학생들의 건강, 학교의 건강에 대해 고민하고 세심하게 살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체격은 커지는데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는 통계결과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학생들의 최근 교육 환경은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학교(學校)는 기본적으로 배움의 공간이다. 당연히 그 배움에는 학문적 지식뿐 아니라 교양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식과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한 배움이 포함된다.

   
▲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이 담임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학교 현장은 학업 성취도에 밀려 ‘건강 배움터’로써의 역할에는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 학부모들 역시 학업 증진을 위한 기능으로써 아이들의 건강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건강 위협을 마주한다. 건강의 기초가 되는 예방접종의 경우 일부 부모들이 부작용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감을 가져 접종 자체를 거부해 되레 아이를 건강 위험에 노출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예방접종 완전접종률은 나이가 올라갈수록 떨어진다. 괜찮겠지 하는 부모들의 무관심이 부른 결과다. 2012년 예방접종률 조사에 따르면 완전접종률은 만 1세 때 93%였다가, 만 3세가 되면 80.4%, 만 6세에는 60%까지 낮아진다.

학생 건강 위협하는 학교 현장

학교에서 병원에 의뢰해 진행하는 건강검진 역시 신체 계측 수준을 넘지 못하는 형식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학생들의 성장기 건강은 부모들이나 학생 본인 자신의 몫이 된다.

중고등학교에 들어가 학습량이 많아지면서 학생들의 건강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계속되는 좌식(의자)생활, 공부에 빼앗겨 버린 체육시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험 스트레스 등은 우리 학생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갉아 먹고 있다.

상황이 이럼에도 학생의 건강 논의는 주로 급식이나 학교 주변 유해식품 규제 등 먹거리 건강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서도 드러났던 것처럼 학교는 대표적인 집단시설로 감염병에 취약한 곳 중 하나다. 방역당국과 교육부가 손발이 맞지 않아 휴교 결정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감염병으로부터 학생들과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방역 시스템 및 건강 증진 체계를 갖추는 일은 이제 질병관리본부의 책임만이 아닌 교육부나 학교의 중요한 역할이 돼야 한다.

물론 모범이 되는 학교들도 있다. 서울 정동에 위치한 덕수초등학교는 매년 전교생이 ‘한강 헤엄쳐 건너기’ 행사에 참여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평상시 학교 수영장에서 꾸준히 운동한다. 대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준비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 핀란드 정부에서 학생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시행하는 ‘피니시 스쿨즈 온 더 무브(Finnish Schools on the Move)’ 프로그램.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초등학교는 쉬는 시간이 30분이라고 한다. 다른 학교 대부분이 10분인 것과 대조적이다. 10분은 학생들이 활용하기 애매한 시간이다. 80분 수업에 30분 쉬는 시간을 갖게 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놀이를 만들고 맘껏 뛰어놀며 건강을 다질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개별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 학교의 정책은 한 학교만을 바꿀 수 있지만 국가 및 지자체의 건강 정책은 전체 학생들의 미래 건강을 바꿀 수 있는 큰 파괴력을 갖는다.

해외의 창의적 캠페인 

그런 면에서 핀란드의 사례는 창의적이고 신선하다. 핀란드는 교육대국답게 다양한 학생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펀딩으로 진행되는 ‘피니시 스쿨즈 온 더 무브(Finnish Schools on the Move)’ 프로그램은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학생들에게 보다 많이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다.

심지어 쉬는 시간에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내몰고 아예 문을 잠가 야외 활동을 하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하루 2시간 이상 체육활동을 시킬 요량으로 방과 후에는 스포츠클럽 활동에 참여하도록 배려한다. 2010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지자체의 50%가 참여하고 있으며, 1000여개 학교가 참여하는 범국가적 활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핀란드 청소년 협회(Young Finland Association)에서는 ‘엑서사이즈 어드벤처(Exercise Adventure)’ 캠페인을 통해 유·초등생들이 생활 속에서 체력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세계기록에까지 도전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3주 동안 학생들은 학교에서 쉬는 시간 15분을 활용해 각자 축구, 줄넘기, 그네타기, 림보 등 다양한 종목을 연습하고 기록을 측정해 세계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학생들을 자신들의 건강 증진 활동에 자연스럽게 개입시키겠다는 취지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미국의 영부인 미셀 오바마는 ‘렛츠 무브(Let’s Move)’ 캠페인으로 아동 비만 퇴치 전도사로 나섰다. 이 캠페인은 아이들의 건강 관련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를 위한 오바마 부부의 노력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아래 영상 참고)

미셀 오바마는 영부인으로서의 체면과 위엄을 벗고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막춤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초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백악관에서 팔굽혀펴기를 하고, 익살스런 만담 연기에 도전하는 등 학생들에게 운동과 식생활 개선을 독려하고 있다.

캐나다의 대시(DASH BC)라는 기관은 한 주간 학생들이 걸어서 학교를 가도록 격려하는 ‘워크 앤 휠 투 스쿨 위크(Walk and Wheel to School Week)’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부모, 지역사회, 선생님 등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지원한다.

또 영국의 세계적인 요리사 제이미 올리브는 학교의 부실한 급식을 개선하기 위해 혼자 나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학교 건강 정책 및 국민의 인식 변화를 함께 이끌어 냄으로써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우리 역시 정부, 지자체, 학교 등 다양한 채널에서 학생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최소한 창의적인 캠페인으로 널리 알려지고 체감할 만한 것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1990년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학생들의 신체 조건과는 달리 일선 학교의 책걸상은 너무 작고 낡아 학생들의 허리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던 때가 있다. 당시 동양제과(현 오리온)가 ‘초코파이 정(情) 캠페인’ 20주년 기념으로 진행한 ‘책걸상 바꿔주기’ 캠페인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훌륭한 학생 건강 캠페인으로 뇌리 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학생들의 건강 문제가 수없이 많은 만큼, 창의적 해법 역시 수없이 많을 것이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백세시대, 어릴 적 학교에서 배운 건강 습관은 여든이 아닌 100세까지 학생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지식 전달만이 교육이 아니다. 백년대계의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교육부는 물론이고, 지자체, 기업, 학교, 가정, 개인할 것 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아이디어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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