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나만의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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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12.3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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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메인 만드는 포털, 정보로 다가오는 광고

온디맨드 패러다임의 등장(관련기사: 온디맨드, 1대1 커뮤니케이션의 경제)은 단순히 커머스에만 영향을 미친 건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콘텐츠, 광고, 정보 등에도 ‘실시간 맞춤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개취’(개인 취향)저격 콘텐츠부터 광고인 듯 광고 아닌 광고 같은 광고를 꿈꾸는 시대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두산 대 삼성의 프로야구 결승전이 진행되는 시간, 포털에 이를 검색하면 기본적인 경기 정보와 선수 정보를 비롯해 생중계를 볼 수 있는 버튼이 상단에 떡 하니 나온다.

이 시간 생중계 시청을 원하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검색 결과다. 중계 도중에는 각 팬들이 채팅을 즐긴다. 단순히 감상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팬들과 대화하면서 응원의 열기를 이어나간다.

사용자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형식으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온디맨드 개념이 콘텐츠 시장에도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움직임은 포털에서 감지된다. 카카오는 이번 한국시리즈 때 카카오검색과 카카오TV,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연동시켰다. 오픈채팅은 ID나 전화번호 없이 익명의 사람들과도 그룹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공유된 링크만으로 쉽게 참여 가능하다.

카카오가 이같은 시도를 한 건 온디맨드 가치 아래 수요자가 다음에 원할 것까지 예측해 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디맨드는 임지훈 카카오 신임대표가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강조했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 카카오tv 라이브 오픈채팅 이미지.

카카오 관계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가 있다 보니, 정보제공을 넘어서 이용자들이 다음스텝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액션의 완결성을 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가령 지난 9월엔 카카오 검색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검색하면 관련된 정보뿐 아니라 할인된 가격에 관람권을 구매할 수 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함께 제시됐다. 카카오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자연스레 연결시켜 수요자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서비스까지 모두 카카오 안에서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는 지난 6월 루빅스(RUBICS)를 도입하면서 메인 화면의 뉴스 콘텐츠 배치도 온디맨드 방식으로 변경했다. 루빅스는 이용자별 관심사와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시스템이 기계학습해 맞춤형 콘텐츠들을 자동 추천하는 방식이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른 메인 화면을 보게 된다. 카카오는 뉴스 콘텐츠 배치에 루빅스를 적용한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중간결과를 발표했는데 클릭수는 109%, 일간 이용자수는 42%, 기사 읽는 시간은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스트 검색은 연결과 실시간

네이버도 이용자별로 다른 모바일 메인 페이지를 접할 수 있다. 뉴스판, 스포츠판, 동영상판, 문화판 등 13개 영역으로 이뤄진 홈 메뉴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대로 각 판의 순서를 배열하고 취사선택할 수 있게 했다.

검색 부분에서는 실시간성을 높이는 과정 중에 있다. 지난 7월 뉴스 댓글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는가하면, 그보다 앞서 ‘폴라(Pholar)’ 서비스에 올라온 이미지 중 ‘좋아요’ 등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검색 결과에 노출하는 ‘스냅폴라(베타)’를 선보였다.

이용자들의 관심사 분석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지난 6월 내놓은 ‘지역 검색’은 이용자가 검색하는 지역과 관련된 관심사를 자동으로 추출해 마치 여행 가이드북처럼 갈만한 곳과 맛집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 네이버 지역 검색 코스 추천 화면.

네이버 측은 지역 검색 오픈 전후의 성과를 주간 단위로 분석한 결과, 모바일 검색창에 1차로 적용된 지역 관련 키워드 수가 기존보다 36% 가량 상승했으며, 클릭률이 3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용자의 검색 의도 분석을 통해 ‘인기 테마’, ‘가볼만한곳’, ‘맛집’ 등과 같은 추천 정보 제공으로 인해 정보탐색시간은 오히려 34% 가량 낮아져, 좁은 모바일 화면에서의 검색 편의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바일에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들이 다양해졌다”며 “검색하는 것도 역동적으로 늘어났기에 사용자의 콘텍스트(맥락)를 읽어서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가령 똑같이 맛집을 검색하더라도 낮에는 밥집을, 밤에는 가볍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곳을 찾으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사용자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는 일은 온디맨드 시대를 맞이한 포털에 던져진 과제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지난 11월 17일 개최한 ‘NAVER CONNECT(연결) 2015’에서는 ‘라이브(LIVE)’가 주요 키워드 였다. 네이버의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들의 요구를 상황적인 맥락까지 파악하고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목표란 설명이었다.

데이터로 일상추적

▲ 페이스북 광고 이미지. 친구로 등록된 이들이 '좋아요'를 누른 페이지가 소개된다.

광고시장에서도 온디맨드의 핵심인 ‘개인화’와 ‘실시간’에 대한 중요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집행하는 것보단 밀접하게 연관된 시장을 먼저 잡는 것이 효과적이라 조언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걸 필요한 그 즉시에 제공받을 때 광고 효과 또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구환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온디맨드로 구현된 광고는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나 정보로 받아들여진다”며 “점차 광고와 콘텐츠의 영역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백화점에서 겨울외투를 사려고 하던 차에 마침 할인쿠폰이 전달될 경우 이는 귀찮은 광고가 아니라 시기적절하게 찾아온 혜택으로 받아들여진다.

고객들이 어떤 광고 정보를 필요로 하는 순간을 알아내려면 결국에는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성별, 연령, 지역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소비자를 분류했다면, 이제는 고객의 일상을 추적해 특정한 맥락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을 이해해야 니즈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만 광고를 내보내는 방식은 비용 절감과 구매 전환률 지표 개선 등에도 도움이 된다.

벤처투자자로 활동 중인 도준웅 전 CJ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기업은 기존 대중 매체나 채널별로 내가 하고 싶은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 클릭, 서비스 요청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타깃팅 광고의 경우 페이스북에서 상당히 고도화시킨 상황이지만, 동시에 다양한 사업자들이 각 플랫폼을 확보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콘텐츠 추천 플랫폼인 타불라의 경우 최근에는 미국 주요 매체를 퍼블리셔로 영입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시카고트리뷴> 등이다. 웹사이트 하단에 ‘당신이 좋아할만한 콘텐츠’ 혹은 ‘웹추천’이란 타이틀을 단 콘텐츠가 바로 타불라가 추천하는 것들이다.

이구환 센터장은 “마케팅 판이 글로벌화되면서 해외 솔루션 업체들이 국내에도 많이 진출했고, 미디어는 상당히 다양해지고 있다”며 “마케터도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 오디언스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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