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_움직일_브랜딩_트렌드+1
#2016년을_움직일_브랜딩_트렌드+1
  • 정지원 (jiwon@jnbrand.co.kr)
  • 승인 2015.12.30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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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 1+1] 소비자가 브랜드 가치 결정하는 시대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2016년_움직일_브랜딩_트렌드1에 이어...

[더피알=정지원] ‘절대 가치’가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았다. 브랜드가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며 실제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훨씬 쉬워지고 더욱 절대적인 시대가 된 것이다.

브랜드가 실제 모습보다 더 크고 위대해 보이도록 포장된 이미지는 이제 소비자들의 손에 의해 쉽게 벗겨져 나가고야 만다. 개인 미디어의 영향으로 아젠다 세팅(agenda setting)이 대중의 몫으로 돌아간 지금, 우리는 어떤 전략을 준비해야 할까?

Trend 3 오로지 탄탄한 팩트

지난 2014년, 브랜딩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필자는 팍팍한 현실과는 대비되는 판타지(fantasy)가 주된 흐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현실에서의 고단함이 다른 방향의 위안을 찾게 만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로부터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2016년 브랜딩 트렌드를 전망하는 시점에선 상실의 시대를 넘어선 ‘사실(fact)’의 시대라는 걸 확인한다. 검증할 수 없는 판타지보다는 만져질 것처럼 분명하고 확실한 팩트만이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유일한 근거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불안과 불신이 지배하며 각자도생하고 있는 이 시대를 돌아보면 더욱 그러하다. MBC 예능프로 ‘복면가왕’에 119대원 복면을 쓴 현진영의 등장에 왜 우리는 모두 놀라고 공감하고 열광하는가?

소위 힙합의 전설이라는 꼬리표와 계급장을 뗀 그의 목소리로 체감되는 ‘팩트’, 이것 하나만으로 그간의 세월과 고민과 자존심을 넘어선 용기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팩트를 내세운다는 것은 이처럼 대단한 용기를 전제로 한다.

▲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상품들이 전시된 모습.

노골적인 사실로 무장 이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새삼 ‘노브랜드(No brand) PB’의 위력에 압도당하게 된다. 이들은 거품을 걷어내고, 브랜드를 빼고, 실속을 모아 소비자를 스마트한 컨슈머로 만들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단순한 네임, 메시지, 디자인으로 군더더기 없는 사실만을 똘똘 뭉쳐 불쑥 다가온다.

이미 채널파워를 등에 지고 유리한 진입을 하는 입장의 PB지만 유독 강렬한 효과를 누리는 요인은 바로 ‘옐로우 컬러(Yellow Color, 노란색)’의 힘일 것이다. 소비자들은 진열 매대 곳곳에서 발견되는 단순한 옐로우의 강렬함을 피해가기 어렵다. PB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단순함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듯 불쑥불쑥 등장하며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팩트를 엮는 유머 팩트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이를 전달하는 방식은 여전히 중요하다. 팩트를 나열해 브랜딩하는 것만큼 촌스러운 것도 없다. 팩트가 팩트여서 더욱 빛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기아차 K5디젤은 ‘Surprising Diesel’이라는 메시지 하에 ‘응답하라 1988’의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두 남자의 연애상황 일부로 들어가 K5의 ‘연비’와 ‘정숙성’이 만들어낸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게다가 디젤이라는 다소 소구하기 어려운 카테고리를 구어적으로 살려 ‘이런 디~젤, 놀랍도록 오래가고 놀랍도록 조용한 이런 디~젤’로 마무리해 각인시키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속성 팩트 2가지, 그리고 디젤이라는 카테고리 팩트만으로 구성해 가장 단순하고 몰입이 잘되는 방향을 선택한다. 멋지게 보이려 꾸미지도 않고 그냥 ‘놀랍도록 연비 좋고 놀랍도록 조용한 디젤자동차’라는 팩트만을 밀고 나간 배짱이 인상적이다.


Trend 4 노 인터랙션, 노 스토리

장기적 전략이라는 것이 무색해지는 시대다. 수많은 변수가 주는 변동성, 임시성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는 잘 정리된 장기계획, 장기적 브랜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대응력’으로, 짧은 주기의 소비자 피드백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속도전을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잘 수립된 빅 아이디어(Big idea)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를 적절한 타이밍에 색다르게 전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요는 ‘제때, 그리고 다르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과 몰입의 상호작용 2015년 방송, 영상, 광고업을 관통해 가장 핫했던 기업 중 하나가 ‘72초TV’였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관련기사: [일문일답] 일상과 의외성의 조합, 72초TV) 정해진 틀을 피해 젊은 소비자들의 열광과 공감을 최대한 끌어내길 원했던 삼성전자가 그들과 콜라보했던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72초TV가 그 동안 선보였던 일상 속 공감, 허를 찌르는 유머, 무엇보다도 72초라는 지루할 틈 없는 짜릿한 영상을 기대한 것이다.

이들의 영상은 기존 광고공식처럼 멋진 남녀가 고급스럽게 등장해 은연 중 제품을 노출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협찬을 받아 광고할 수밖에 없는 ‘찌질한’ 30대 남자와 그를 압박하는 협찬사의 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묘하게 소비자를 몰입시킨다. 새로운 형식에 젊은 타깃들이 재미있게 반응하고 그 반응을 반영해 또 새롭고 짧은 영상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이처럼 최적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고 그 피드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방향과 결과물을 속도감 있게 만들어가는 것은 특히 젊은 타깃의 제품에 있어서는 필수적이다.

히스토리를 스토리로 증폭 피카소, 헤밍웨이 등 유명 예술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랜드 몰스킨(Moleskin). 아날로그의 최고점에 있을 것만 같은 이 브랜드가 꾸준히 명성을 더해 가는 요인이 놀랍게도 그들의 ‘인터랙션(interaction)’에 있다.

▲ 2016년 몰스킨 스타벅스 다이어리.

몰스킨은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는 초기단계부터 대표적인 노트 어플인 에버노트, 디지털펜 업체 라이브 스크라이브(Livescribe) 등 디지털 기업과의 공생을 추구했다.

특히 2015, 2016년 연속으로 스타벅스와의 특별한 다이어리를 기획해 끊임없이 대중의 니즈와 교감하며 몰스킨만의 정체성을 더욱 매력적으로 증폭시킨다. 디지털로 가는 세상의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여긴 몰스킨의 창의적인 인터랙션은 수많은 공유와 협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계를 넘어 간극을 메우며 이미지보다 팩트가 중요해지는 시대, 인터랙션이 없이는 스토리가 완성되지 않는 시대는 여러모로 브랜드들에게 무거운 부담을 준다. 세계사를 통해 보면 인간의 역사가 낭만주의와 사실주의의 반복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낭만에 마음을 돌릴 여유를 잃은 우리는 현재의 팩트를 더욱 더 애정을 갖고 바라본다.

시대가 어떠하든, 불안이 어떻게 우리를 잠식하든 대중들은 원하고 있다. 가식적인 화장을 최소화하고 거의 민낯의 자부심으로 대중을 똑바로 쳐다보며 ‘니가 뭔데 나를 판단해?’라고 쏘아붙일 배짱 넘치는 브랜드들의 진격을 말이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J&brand) 대표이사

정교한 맥락과 매력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브랜딩 솔루션을 찾아내느라 골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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