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시장의 열기류 MCN
콘텐츠 시장의 열기류 MCN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5.11.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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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 주도권 싸움 본격화…너도나도 눈독

짧은 영상으로 전문가에게 TOP(Time·Occasion·Place) 맞춤 화장법을 배운다. 혼자 먹기 싫었던 치킨을 모니터 속 사람들과 함께 먹는다. 어려워서 시도조차 안 했던 게임, 누군가의 현란한 신공을 지켜본다.

이 모든 것들을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채팅하며 소통한다. 지극히 사소하면서도 전문가 뺨치는 각양각색 콘텐츠를 모아 전달하는 ‘MCN’ 세계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MCN이란 다중채널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로, 1인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을 통해 퍼트리며 광고수익을 나누는 사업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온라인상 콘텐츠 영향력자(크리에이터)들의 집합소다.

그들을 관리해주는 연예기획사,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편집해주는 방송사, 그리고 마케팅을 총괄하는 광고대행사 역할이 총망라돼 있다.

콘텐츠 마케팅이 각광받으면서 최근 들어 MCN판은 급속도로 커지는 모습이다. 대기업과 방송사는 물론 스타트업 기업들도 MCN 기류에 올라탔다. 돈이 되는 시장으로 떠오르니 광고계도 놓칠 리 없다.

MCN은 동영상 콘텐츠의 보고(寶庫)인 유튜브에서 뻗어 나온 사업이다.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이 늘어나고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알음알음 만나 서로의 방송에 출연하게 된 것이 시초다. 그러다가 팬 네트워크가 강해지면서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발전하게 됐다.

새로운 흐름을 읽은 유튜브는 그 자체가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MCN시스템 계정을 만들어 산하의 크리에이터들을 관리했다. 그렇게 시작된 미국의 MCN 열풍이 유럽으로 확산됐다.

여느 셀럽 부럽지 않은 유튜브 스타

일찌감치 MCN사업에 손을 뻗힌 곳은 세계적인 영화사 월트 디즈니였다. 2014년 초 유튜브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메이커스튜디오(Maker Studio)를 5억달러(약 5600억)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인수한 것.

같은 해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 또한 어썸니스TV(유튜브 인기방송 채널)를 3300만달러에 사들였다. 대형 미디어들이 MCN 사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온라인 비디오 시장은 한층 뜨거워졌다.

▲ 미국 유튜브 1위 스타 '스모쉬'를 모티브로 한 영화 포스터./ 사진: 네이버

개인이 가볍게 만든 콘텐츠는 기존 매스미디어와 융합하는 추세다. 미국 유튜브 1위 스타 ‘스모쉬(Smosh)’의 영상은 영화로 제작돼 미디어의 가장 상위 단계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팬들의 규모도 크게 늘어나 글로벌 팬덤 현상이 나타났고, 오프라인 모임의 스케일도 커져갔다.

순식간에 유튜브 스타는 청소년들의 워너비로 등극했다. 실제 지난 7월, 미국 연예잡지 <버라이어티>가 미국 청소년 13~18세를 대상으로 ‘인기 있는 인물’을 설문한 결과 상위 10명 중 8명이 유튜브 스타인 것으로 나타났다.

MCN은 기존 방송시스템과는 다르다. 콘텐츠부터 기획까지 100% 크리에이터의 몫이다. 그만큼 분야도 다양하고 콘텐츠의 질이 중요하다.

반면 크리에이터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저작권·음원·수익관리 등의 전문 영역은 MCN기업이 대신한다.

상부상조하며 확장세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MCN 사업모델은 악어와 악어새의 모습 같다.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도 MCN의 장점이다. 잠재 스타들을 발굴해 미래형 스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대표는 “MCN은 팬 네트워크만 형성된다면 비즈니스가 더 확장될 것이고 새로운 수익모델, 팬 미팅, 호스트 방송 등을 이용해 매출이 커질 것으로 본다”며 “PC 페이지뷰에 따라 수익을 평가하는 것에 제한하지 말고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성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뚜렷한 성장세, 수익모델이 관건

치솟는 주가에 비해 수익성은 MCN의 한계로 지적된다. 유튜브의 경우 배너나 트루뷰(TrueView) 광고, PPL 등을 이용해 수익을 낸다. 하지만 MCN은 이렇다 할 수익구조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뚜렷한 성과측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인데,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통해 제품에 어떻게 영향이 미치는 지 알 수 없는 탓이다.

CJ E&M의 MCN 브랜드 ‘다이아TV’의 경우 1000원의 수익 중 45%는 유튜브가 갖고, 남은 55%를 MCN과 크리에이터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다만 5만원 이하의 수익은 100% 크리에이터 몫으로 준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은 수익보단 투자의 단계라고 판단해서다.

오진세 CJ E&M 팀장은 “현재 MCN은 적자 비즈니스다. 그럼에도 투자하는 이유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함께 모바일 시대가 오기 때문”이라며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인 만큼 산업화에 중점을 두는 것”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의 변화가 오고 크리에이터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새로운 콘텐츠가 많아지겠지만 아직 틀이 잡히지 않은 단계니 (키워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MCN 자체가 어떤 것에 특화된 것인지 정의를 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정수 대표는 “연예기획사를 차린다고 다 JYP가 되는 것은 아니듯, MCN도 너도나도 달려들지만 누군가는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해외와 국내의 환경도 다르고, 규모도 다르다.

크리에이터의 숫자도 차이가 나기에 MCN 사업의 성장과정에서 잡음이 생겨 날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건 시장을 만드는 구체적인 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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