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타이밍, 이직은 비밀리에
인생은 타이밍, 이직은 비밀리에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7.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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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인 이직 체크리스트…“전문성 키울 수 있는 커리어 중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한번쯤 품었음직한 ‘이직’. PR인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때마침 시간적 여유를 줌과 동시에 회사·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으니, 커리어업(career-up)을 꿈꾸는 PR인들이라면 주목해보시길.

[더피알=안선혜 기자] ‘평생직장’이란 말이 무색해진 요즘, PR인들에게도 이직은 커다란 과제다. 한 직장에서 오래도록 몸담고 연륜을 쌓아가는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이직을 경험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성을 높여줄 커리어를 쌓는 건 중요한 일이다. 이직 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최근 홍보계 동향 및 인재영입 현황은 어떨까.

기자 출신 선호도 여전

서치펌(Search Firm)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단 PR파트에서 언론사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은 지속되는 트렌드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과거엔 그 대상이 주로 임원진들이었지만, 요즘은 실무진에서도 기자 출신들을 찾는다는 것.

김창수 HR맨파워그룹 실장은 “주로 중견기업 이상의 회사들에서 기자 출신들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는 임원급은 별로 없었고, 대리·과·차장급들에 대한 의뢰가 많았다”고 밝혔다.

꼭 언론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대기업에서 기자 응대를 담당했던 인력에 대한 수요는 높은 편이다. 대언론관계에 관심을 갖는 건 결국 대관업무와 이슈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여러 위기상황들에 노출된 가운데 핵심 이해관계자인 언론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최원석 커리어앤스카우트 대표도 “홍보직군의 경우 언론홍보 인력이 가장 선호되는 추세이고, 연봉으로 따졌을 때도 이들이 좀 더 우위에 있다”며 “임원 섭외 시에는 메이저 출신 기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은 예나 지금이나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MPR을 파라

외국계 회사들에선 다른 패턴이 감지된다. 기자보다는 PR회사(에이전시)에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은 사람을 선호한다는 전언이다.

외국계는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업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국내 기업보다 보고라인이 짧다보니 관리자가 아닌 실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력에 대한 니즈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에이전시에서 다국적 기업 일을 맡아서 했다면, 이들의 프로세스에도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언론관계를 담당하는 홍보인들에 대한 니즈가 높다지만, 실제 회사 매출과 연계된 PR활동을 통해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홍보인으로 10년 가까이 근무한 바 있는 커리어컨설팅 전문회사 나비앤파트너스의 유재경 대표는 “요즘은 조직 내에서 매출에 기여하는 부서의 영향력이 강해지다 보니 홍보파트 역시 매출로 직접 연결이 되는 MPR에 많은 관심을 두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직 역시 가령 MPR을 시도하고 싶은데, 내부 조직 사정상 여의치 않을 때 홍보팀 활동 범위가 더 넓은 회사로 이동을 시도하라는 것. 조직 내에서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포지션을 잡는다면 더 오래 서바이벌 할 것이란 조언이다.


산업군 이동은 free~

홍보인의 이직은 산업군 이동에 있어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소프트 인더스트리(Soft Industry·콘텐츠, 유통 등)에서 헤비 인더스트리(Heavy Industry·건설, 자동차 등)로 이동하는 등 몸담고 있는 산업군의 색깔이 확 달라지기도 한다.

한 홍보인은 “유통 분야로 넘어오면서 많은 상품과 트렌드, 발전방향 등을 단기간에 공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지만, 홍보직군의 강점을 살려 더 열심히 뉴스를 보고 사람을 만나고 다니면서 자연스레 익히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홍보인도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 다를 수는 있지만, 업종 변환에 따른 어려움은 크지 않다”며 “업종이 바뀌지 않더라도 새로운 회사에 가면 어차피 처음부터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직 시 산업군을 바꾸는 건 연봉을 높이는 하나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유재경 대표는 “산업별로 평균 연봉이 다르다. 상대적으로 외국계 제약회사라든지 IT, 금융 쪽이 연봉이 높다”며 “본인이 홍보할 때 다른 건 다 만족스러운데 연봉이 불만이라면 인더스트리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고 귀띔했다.

소셜 인력 숨고르기

몇 년 전까지 ‘핫’했던 소셜 인재에 대한 니즈는 올해 들어 한풀 꺾인 모양새다. 김창수 실장은 “고용 시장 자체가 전체적으로 다운된 분위기”라며 “지난해까지는 SNS 관리자에 대한 수요가 많았는데 올해는 줄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 등은 이직을 위한 무기가 된다. 별도의 SNS 채널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내보일 수 있고, 다른 홍보인들과 네트워킹을 맺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SNS가 이직에 방해요소가 되기도 한다. SNS로 맺은 네트워킹 때문에 발목이 붙잡히는 경우다.

가령 SNS 네트워크에 내가 이직하려던 회사의 팀장뿐 아니라 현 회사 팀장도 포함될 수 있다. 때문에 요즘 PR인들은 포트폴리오 채널로 활용하는 SNS와 네트워킹을 위한 채널을 별도로 마련해놓기도 한다. 

비밀 유지 원칙

지난해 모 온라인게임 회사의 팀장급 이상 홍보담당자 채용 건은 게임업계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유수 게임업체의 내로라하는 홍보인들이 대거 지원하면서다. 채용 공고를 낸 회사에서는 비밀에 부쳤지만, 지원자들이 면접 장소에서 만나면서 소문은 발 빠르게 퍼져나갔다.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삼는 만큼 홍보업계는 타 직종에 비해 소문 역시 빠르다.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이직과 관련해 찌라시의 주인공이 되는가하면, 본인만 빼고 본인의 이직 계획을 주변 사람이 다 알고 있기도 하다. 모르게 준비한다고 했지만 홍보 네트워크나 기자들 사이에 소문이 돌아서 이미 팀장까지 알고 있기가 일쑤.

하지만 대다수 홍보인들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되도록 이직 사실을 기밀에 부칠 것을 권한다. 앞서 게임회사 사례만 보더라도 결국 알려진 선수들이 아닌 다소 의외의 인물이 채용되면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소문만 나고 남겨진 자의 민망함은 굳이 말해 무엇하랴.

전문성이 답이다

이직을 준비하는 홍보인들이 기억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역설적이게도 연봉이나 네임 밸류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공자님 말씀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찍으라는 지적이다.

유재경 대표는 “어린 분들이 연봉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경력개발 기회에 소홀한 경우가 많은데, 연봉은 본인이 경력을 잘 쌓으면 올라가게 돼있다”며 “대표적으로 이야기할 PR프로젝트를 보유하거나, 마케팅 마인드를 갖고 큰 그림을 보면서 홍보하면 몸값도 높이고 전문성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보다 다양한 산업군을 경험하고자 이직을 감행했다는 한 홍보인 역시 “연봉이나 회사의 크고 작음은 홍보에서는 큰 결정요소는 아니라고 본다”며 “인생을 좀 더 길게 보면 나만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커리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를 선택할 땐 무엇보다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규모가 크고 유명하나, 산업 전체가 가라앉고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지금 당장 좋은 조건이더라도 산업이 가라앉으면 회사가 같이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규모가 작더라도 업종이 커지고 있는 비즈니스라면 고려해볼만하다.

또 다른 홍보인은 “회사 안에서 내가 하려는 업무가 얼마만큼의 역할을 하는지도 중요하다”며 “내가 담당한 홍보 업무를 중요하게 생각해주는 회사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선택의 폭 넓히는 외국어

영어 실력은 처음 입사할 때보다 이직 시 더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영어를 하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한 홍보인은 “이직을 하면서 영어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차원에서 영어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재경 대표도 “외국계 회사에 입사하려면 영어능력은 필수”라며 “일단 채용 관문에서부터 영어 인터뷰가 진행되고, 본사에서 사람이 오거나 하면 언론 인터뷰를 진행할 때 통역 대신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꼭 외국계 회사가 아닐지라도, 영어 실력을 겸비하면 글로벌 마케팅과 홍보를 강화하려는 중견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영어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홍보인이 의외로 많지 않아 본인의 희소성을 높일 수도 있다.

평판관리는 필수!

이직 시에 고려해야 할 상황은 또 있다. 바로 평판이다. 홍보직군의 특성 상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관계자들과의 업무가 주를 이루고, 그 활동들은 고스란히 포트폴리오로 남아 자신의 업무 역량으로 돌아온다.

한 홍보인은 “관계는 평판으로 이어져 항상 자신을 따라다닌다”며 “면접 때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그 동안 해왔던 일들의 성과와 주변의 좋은 평판임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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