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집어서 공략하라
‘콕’ 집어서 공략하라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6.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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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분화로 적중도 높이는 ‘핀셋 마케팅’…비용 대비 효과↑
뭉툭한 손가락으로 아주 작은 물건을 집기 힘들 때 핀셋만큼 유용한 도구가 없다. 이는 소비자 마음을 집는 기업 마케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단지 연령대와 성별 같은 큰 기준으로만 나누기에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기호가 너무나도 다양하다. 세분화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 핀셋’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핀셋마케팅은 쉽게 이야기하면 ‘극세분화 마케팅’, 혹은 ‘현미경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인문경영대학 교수는 “기존의 마케팅전략에는 STP라는 개념이 있다. 여기서 S는 ‘세그멘테이션(segmantation, 세분화)’인데 세분화된 시장을 타깃팅하고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를 포지셔닝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같은 세그멘테이션도 지금은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연령대나 성별로 나눈 것이 기존 세그멘테이션이라면 이보다 더 세분화된 것이 핀셋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핀셋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백화점에서 VVIP를 상대로 라운지를 운영하거나 이들에게 발송되는 DM을 통해 그들만의 할인이나 이익을 만드는 것이다. 1년 동안 방문한 고객이 500만명이라면 그 중 1000명만을 뽑아서 하는 마케팅인 셈이다.

이와 관련, 홍 교수는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와 생산비를 낮춰 고객에게 접근하는 가격 기반의 마케팅이 구식이라면 핀셋마케팅은 소수의 소비자나 마니아층을 위한 시장 개척의 의미 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핀셋마케팅의 경우 아직은 고정되고 모두가 인정하는 명확한 의미는 없다”며 “진화중인 (마케팅) 콘셉트”라고 덧붙였다.

핀셋마케팅은 이제는 일반화된 ‘빅데이터’ 활용과도 맞닿아 있다. 홍 교수는 “오늘날에는 특정 개인의 성향이나 행동반경, 구매 트렌드, 취향 등이 다 데이터화 된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기업이 출시하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과연 어떠한 고객층에 맞을 것인지 대입할 수있다”고 언급했다.

범상규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핀셋마케팅은 소비자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가장 확실한 가치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며 “요즘 많이 접목되고 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마이닝 기법을 이용해 적중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홍 교수는 “어떤 소비자 그룹이 특정 제품과 서비스를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에 연결되는 빅데이터 확률이 나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중요하다”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 때문에 빅데이터 사용이 제한돼 있는데 순수하게 산업(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비침해적인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법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접받는다는 생각…‘희소성’이 매력”

그렇다면 기업들이 핀셋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케팅 전문가인 김준모 엠코어컴퍼니 대표는 “정보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만 선택해 볼 가능성이 높다”며 “불특정 다수를 통한 광고는 노출은 많이 되지만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 하지만 핀셋마케팅처럼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마케팅은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전환율이 높아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 최근 기업들이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홍창의 교수는 “직접적인 이득은 없지만 해당 제품을 지니고 다니거나 소비하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의 선망이 된다면 이미지를 제고하거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간접적인 효과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핀셋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는 코카콜라의 ‘지코 오리지널’(왼쪽)과 cj제일제당의 숙면보조 건강식품 ‘슬리피즈’./사진:코카콜라, cj제일제당

범상규 교수는 VVIP를 대상으로 한 핀셋마케팅에 대해 “대상으로 선정된 소비자는 일반 대중과 다른 계층으로 대접받는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쉽게 반응을 보이게 된다”며 “VVIP 대접을 받게 될 때 해당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와 호감도가 높아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싶은 욕망이 더욱 커지게 된다. 해당 제품을 자신만이 가질 수 있다는 ‘희소성’이 가미되기 때문에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핀셋마케팅 효과가 단지 희소성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범 교수는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 지 애매할 경우, 전문가인 기업의 마케터가 선택의 폭을 좁혀주게 돼 의사결정에 손쉽게 이르도록 만들어 준다”며 “이때 소비자들은 마케터가 제공하는 정보가 새로운 트렌드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돼 정보 수용도 높아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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