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융합·컨셉
통합·융합·컨셉
  • 이원섭 (admin@the-pr.co.kr)
  • 승인 2010.11.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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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섭의 通通마컴

최근 ‘컨셉 크리에이터’(평범한 회사를 단단한 기업으로 만드는 힘)의 저자인 김근배 교수(숭실대 경영대학)의 강의를 듣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마케팅 이야기를 인간 내면의 기초적 본성에 입각해 한 강연은 아주 유익했다. IMC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뜻이다. 사전적 의미로 통합(integration, 統合)은 “부분적인 결합에 의해 새로운 성질을 갖는 전체가 출현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최근 가장 많이 회자되는 소셜 네트워크도 어찌 보면 이 시대 통합의 산물로 나타난 당연한 현상 중의 하나다. 생명공학에서는 각각의 개별적인 군집의 유기적 총체로서의 성질을 강조하기 위해 통합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디지털 정보사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각 분야 독립적인 구성요소들 간 관계가 겹쳐 예측할 수 없는 전체라는 의미로 이해하곤 한다. 즉 인간의 뇌처럼 온 몸의 감각 기관을 통해 모인 정보가 어떤 하나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 통상적인 예측을 할 수 없이 나타나는 반응이 바로 통합이다.
통합을 이해하기도 전에 작년에는 융합이라는 개념까지 회자되며 더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융합(convergence, 融合)은 생명학자들이 말하는 융합(fusion), 핵의 합체는 일어나지 않는 유사한 세포간 결합이라는 개념과는 다른 개념이다. 최근 말하고 있는 융합은 핵(본질)의 합체를 통해 전혀 다른 신개념이 다시 탄생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이 인문학(liberal art)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져 나온 산물이 바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concept)의 융합체다.

컨셉은 六識을 사로 잡는 것
김근배 교수가 컨셉을 ‘con(우리, 모두)+cept(붙잡다)’로 풀어가는 방식은 그동안 품었던 의문을 상당부분 풀어내는 자물통의 열쇠 같은 느낌이었다. 개념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붙잡는 무엇이라는 풀이는 통합, 융합, 인문학, 기술 등 모든 것을 다 품어내는 근본과 같은 것이었다. 흔히 말하는 “유식하다” “무식하다”는 개념은 무엇일까. 유식(有識)? 식이 있다? 그렇다면 식은 무엇인가. 식이 없다는 무식(無識)은 또 무엇이 없다는 것인가? 김 교수는 식을 불교의 육식(六識)에서 풀어냈다. 불교의 육식은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을 말하는 것으로 육근(六根)에 의해 대상을 지각하는 여섯 가지 작용, 빛과 소리와 향과 맛과 몸에 얽는 것과 법의 좋고 나쁨을 아는 것이다. 육근은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로 눈, 코, 귀, 입, 몸, 뜻을 통틀은 것이다. 컨셉은 바로 이런 육식을 사로 잡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개념이 없는 감각은 공허하다”고 말한다. 공허한 것은 개념이 아니라는 얘기다. 무식과 유식은 이 개념의 감각이 있고, 없음이며 따라서 개념(컨셉)은 육식을 느끼게 하는 감각인 셈이다.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이나 모두 대상(소비자, 내부 임직원, 이해관계자 등)에게 컨셉을 제대로 알려 이해해 유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무식하면 마케팅도 커뮤니케이션도 다 없는 것이다. 그런데 셀 수 조차 없이 많은 대상자들의 육식이 다 제 각각이어서 이를 일일이 알아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육식을 설파한 부처님의 경지에 올라가야 할 것이다.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공허한 감각을 만들지 말라고 강조한다. 공허하면 대상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육식을 정확하게 찾아내 직접 보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의 생각과 생산자의 생각이 같지 않고 말하는 사람(話者)과 듣는 사람(聽者)의 생각이 다르다면? 이 다름을 묶어주는 것이 바로 마케팅 활동이다.

이원섭

월간 컴퓨터 비전, 마이크로 소프트웨어, 정보경제 기자,편집장(한국 잡지협회 편집인상 수상)

한국 사보기자협회 우수 사보상/우수 웹진 수상, 2000

한국 IMC 연구회 총무이사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수립 컨설팅 전문회사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강의 : 행정자치부 공무원 연수원, 교육고학기술부, 이화여대, 한신대, 외대 대학원, 숙명여대, 동의대, 동서대, 한국병원홍보협회, 한국 여성과학인협회, IT Leaders,CEO Club, 흑자경영연구소, 한국출판인협회 등

저서 : 인터널 마케팅(2007, 공동 번역), 온전한 기업(2008, 공동번역)

연재 : 경영과 컴퓨터, 디지털컨텐츠(2005), 게임신문, 컴퓨터월드 등

블로그 : “ 이원섭의 通하는 마케팅, 通하는 커뮤니케이션”

http://space4u.egloos.com, http://blog.naver.com/wons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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