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홍보와 버는 홍보
쓰는 홍보와 버는 홍보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5.06.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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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100세 시대‘ 홍보인의 진로선택은?

[더피알=김광태] 요즘 P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업으로서 ‘PR전문가’를 택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PR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은 크게 세 부류다. 첫째 기업 홍보팀, 둘째 홍보대행사로 알려진 PR회사, 셋째가 언론사에서 기자를 거쳐 PR로 입문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라 하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처럼 국가가 공인하는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국가가 공인하는 PR자격증 제도가 없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두고 PR전문가라 할까? 실무를 익히고 열심히 공부해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 기업에서 20년 넘게 홍보업무를 해서 임원이 된 사람? 아니면 PR회사를 차려 운영하고 있는 사람?

전문가라 하면 한 분야의 오랜 경험으로 그 분야의 학식과 지식이 두터운 사람이라고 하지만, 필자 나름대로 전문가를 정의하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결국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한 번 멍석을 깔고 판을 벌려 보자. 돈 들고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과연 있는지. 없다면 그 건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는 ‘필요’가 찾는 사람들이다. 기업에서 수십년간 홍보 생활을 하다 회사를 떠난 많은 홍보 임원들의 경우, 은퇴 이후 ‘홍보전문가’로서 대접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왜 그럴까? 자신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아서다.

기업 홍보인의 특성을 보면 나서기를 무척 꺼린다. 자신의 이름 석 자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싫어한다. 홍보철학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달라고 강의 요청을 해도 기피한다. 그냥 조용히 있는 게 최고라 생각한다. 괜히 나서서 좋을 게 없고, 설령 잘 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이 짙다. 음지에서 양지를 구축하는 걸까?

만약 홍보가 돈을 벌어야 하는 업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능력 있는 전문가로서 평판 쌓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터. 책도 내고 언론에 기고도 하고 세미나에 참석해 자신의 홍보이론도 발표하면서 열심히 자신의 가치 만들기에 분주할 터.

허나 안타깝게도 기업 홍보인은 돈 쓰는 사람이지 돈 버는 사람이 아니다. 늘상 “홍보팀은 단돈 1원도 벌어오지 못하면서 돈만 쓴다”는 핀잔을 듣곤 한다. 자신을 드러내는데 소심해질 수밖에 없다. 돈 쓰면서도 많은 눈치를 본다. 성격적으로도 소신과 결단력이 약해진다. 결국 기업에서의 홍보인은 전문성보단 하루하루 월급쟁이로 살아가기 쉽다.

문제는 은퇴 이후다. 돈을 쓰는 감각은 있어도 돈을 버는 감각이 없다 보니 사업을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언론에서 홍보로 넘어 온 기자 출신들은 그래도 기업 홍보인 보단 낫다. 기자로서 소신과 결단, 추진력이 몸에 있으니까. 물론 살아가는 데엔 도긴개긴이지만 기업 홍보에 비해선 삶의 경쟁력이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 홍보 인생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나? 최근 홍보는 디지털과 모바일을 통해 빠르게 진화돼 가고 있다. 분야도 세분화되고 있고, 수요도 다양화되며, 비즈니스 기회도 과거와 달리 많이 포착된다.

이런 추세는 더 가속화 되리라 본다. PR도 이젠 광고처럼 산업화돼 가고 있음이다. 그래서 이젠 PR전문가가 되려면 PR로 돈 버는 PR회사에 노크해보길 권하고 싶다. 실무적으로 탄탄하게 PR 비즈니스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최근 광고회사에서 임원급으로 PR 비즈니스를 했던 후배가 회사를 나왔다.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쇄도했다. 불과 3개월 만에 국내 굴지의 PR회사 대표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에서 쭉 자란 홍보인과는 천지차이다.

이유는 단 하나, 스스로를 팔리는 상품으로 만들었고 비즈니스 감각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김광태

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서강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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